Re:자동차 블랙박스, 제3의 목격자

[ydongju]

 댓글로 달다가 너무 길어져서, 무례하게 글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

1. 차량 전원은 키가 꽂혔을 때 전원이 들어가는 ACC 전원과 항상 전원이 들어가있는 상시전원 2가지 계통으로 되어있습니다. 이 중 블랙박스는 상시전원을 당겨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장시간 켜두게되면 방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방식은 그래도 상시전원입니다. 보통 설치할 때, 블랙박스에 베터리 전압저하 시 상시전원 차단기능이 있는 경우, 그대로 선만 연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하지마시고요. 블랙박스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상시전원 케이블이 있습니다. 이 2가지를 같이 설치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블랙박스는 구매하실 때 자체 상시전원 차단기능이 있는 제품을 고르셔야합니다.    

         

2. 상시전원에 1번과 같이 차단기능을 중복설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정 전압 이하에서 전원이 차단되더라도, 겨울철이나 아주 뜨거운 여름철에는 베터리 기능저하로 자연방전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동에 필요한 전압을 공급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 경우에는 상시전원 차단기능을 2중으로 설치하고, 차량의 베터리를 원래 용량보다 최대한 큰 것으로 장착했습니다. 어차피 블랙박스로 차량 전원이 꺼질 정도로 기능저하가 진행된 베터리는 수명이 거의 다한 것이라고 보아야하고, 보통 3년 주기로 교체를 해주어야하니 블랙박스와 동시에 교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적당한 시점에 교체하시면됩니다.     

3. 블랙박스를 구매하실 때, 주의하셔야할 것은 최소 HD급 되도록이면 Full HD급에 준하는 규격으로 구매하셔야 나중에 사고차량 번호판 식별이나 인원 식별이 가능합니다. HD급도 사실 사고 정황을 판단하는 수준이고, 주차 차량에 대한 테러(?;;)나 야간 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식별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 블랙박스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기술력보다 광고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제품이 좋다고 평을 받는 파인뷰나 블랙뷰같은 제품들도 제품의 완성도가 완벽하지 않습니다. 사실 당연하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 블랙박스에 들어가는 주요 센서와 구성품들이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10~30만원 수준의 가격에서 적정이윤을 남기면서 영업을 하기에는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사실 기능이 유사한 최근의 터프니스 똑딱이 카메라 시장이 20~50만원 선이니까요. 차량 내부 환경이란 것도 한국의 여름과 겨울 그리고 지역을 생각하면 실내온도가 -15도 ~ +50도 정도가 되어버리는데, 이 정도면 사실상 군용제품 생산 규격입니다. 언론 보도에서 종종 이런 단점들이 지적되지만, 이 규격을 맞춰서

제품을 100만원에 팔면 팔릴까?라는 의구심도 있습니다.

4.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업체가 파인뷰와 블랙뷰 정도입니다. 파인뷰는 GPS를 외장 별매품으로 판매하는 것이 단점입니다. 내장베터리가 고장나는 경우도 저희 집에서 쓰는 파인뷰 제품 3대 중에서 2대에서 발견되었습니다. GPS도 종종 고장나더군요. 물론 내장 베터리 수명 문제는 다른 블랙박스들도 거의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블랙뷰의 경우에는 여름에 발열과다로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발열 문제는 주차감시 영상이 제대로 녹화가 안된다던가, 여름철 베터리 화재를 유발한다던가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즉, 100% 만족할 제품은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 제 생각에는 이 수준이 현 시장가격에서 블랙박스 기술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파인뷰의 CR-500HD를 쓰고 있습니다. 추천은 파인뷰에서 나온 FullHD 라인업 중에서 싼 것 골라잡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5. 블랙박스에 들어가는 메모리카드도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SLC라고해서 메모리를 한 층만 쓰는 방식을 많이 썼습니다. 속도가 빠른 대신 용량을 늘리는데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삼성이 애플에 플래쉬메모리를 납품할 무렵에 MLC라고 겹겹이 층을 쌓는 기술이 적용된 메모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TLC라고해서 이 층을 세겹으로 쌓아올리는 방식을 저가 메모리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문제가 조금 많습니다. 메모리 속도도 느리고, 수명이 현저히 짧아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 http://tsrailroad.tistory.com/62 )입니다. 보통 FHD급 영상을 저장하다보면 용량이 32G/64G 같은 대용량이 필요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블랙박스 업체들은 자기네 정품만 A/S를 해주는 식으로 대응하면서도 단순 메모리 만 차이나는 제품들을 10~20만원 더 비싸게 받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제품은 16기가로 구매하고 메모리를 32기가를 구매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싼 제품만 찾다보면 자연스럽게 TLC 방식의 카드를 구매하게됩니다. 보통 인터넷에서 정석으로 하는 답은 MLC 방식의 Micro SD카드를 구매해라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MLC도 사실 수명이 넉넉한 편은 아닙니다. 게다가 여름철 50~60도를 넘나드는 차량 실내에서 한 계절을 보내고 나면, 제작방식과 별개로 메모리가 버티지를 못하고 아예 고장나버리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선택지는 2가지입니다. 하나는 TLC를 싸게 사서 3개월에 한 번 잘 저장되는지 점검하고, 문제가 있으면 새제품 구매. MLC를 조금 더 비싸게 사서 6개월에 한 번 점검하고, 문제가 있으면 새제품 구매. 저는 삼성 TLC를 사서 문제가 생기면 6개월에 한 번 A/S 센터에서 교환받는 방식으로 유지하는 것을 검토하다가 삼성 메모리 판매규정에 블랙박스에서 사용 시, 보증수명을 현저히 깍여서 실제로 보상받기가 어려운 것을 확인한 후에 샌디스크 32기가 MLC를 구매해서 활용중에 있습니다. 32기가 용량이 매우 큰 것 같지만, 실상은 이벤트 영상마저도 이틀 정도도 제대로 저장이 안됩니다. 주행영상은 4~5시간이 고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64기가는 기계가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고요.

 잡문이 길어졌습니다. 행복한 주말되십시오.

[내친구]

우와 대박!! ^^ 이렇게 긴 리플은 처음 받아 봤어요. 송현카페 회원님들 대단하시네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솔재지킴이]

잘 읽었습니다. 전문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