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입니다.
농사를 짓는 젊은 농사꾼입니다.
귀농을 하려는 분이나 귀농을 하신 분들을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을 적어 봅니다.
도시에서 사시다가 농사를 지으려 농촌에 오시려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런 마음을 먹고 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일도 어려운데 농사를 지으며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이루는 일 쉬운 일이 더욱 아니지요.
농사를 평생 지으면서도 빚더미에 올라앉는 농민들이 이웃에 흔한데 농사에 서툴고 농촌사정에 밝지 않는 분들이라면 여러 면에서 신중해야 할 부분이 많으리라 봅니다.
제 생각이 귀농을 하려는 분들에게 보탬이 될 지는 모르겠으나 곰곰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적어 봅니다.
농사를 지어서 사는 문제를 해결하녀 농촌에서 살려면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물론 개개인의 준비나 각오 여건이 각각이겠으나 귀농을 바라보는 보편적 시각으로 적어 봅니다.
우선 귀농을 하시는데 있어 도시 생활의 모든 것을 청산하는 것 처럼 옮겨 오기 보다는 점진적인 준비과정이 있었으면 합니다. 도시에서 몸담았던 직장이나 직업을 가지고 농촌지역으로 옮겨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무원이나 교사 혹은 농촌지역으로 발령이 가능한 직장이라면 원하는 농촌지역으로 옮겨와서 직간접적인 생활을 해 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도로 여건이 좋아 시청소재지나 군청소재지에서 그 행정구역안의 농촌은 30~40분 이면 충분히 오갈수 있는 거리입니다. 원하는 농촌에 집을 구하여 거기에서 직장을 오가면 농사를 짬짬이 지어 볼 수 있습니다. 이웃과 사귀면 여러가지 농사기술을 배울 수 도 있구요. 저는 농사가 최고로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만 이러한 시각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생각은 아니라고 봅니다. 만약 잘 되지 않거나 귀농하는 생각이 모자랐을때 그 휴유증을 줄일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간혹 저런분이 왜 농사를 지으려 하실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고 얼마지나지 않아 떠났다는 이야기와 빚을 많이 졌다는 소리를 듣고는 무척 딱하게 여긴 적이 있습니다. 도시에서 자기가 가진 것중에 귀농에 유용하게 쓰일 것은 꼭 챙겨오는 것이 좋습니다.
농사를 지어서 먹고살기가 결코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제 이웃에 한 분은 서울에서 사시다가 귀농을 작정하고 지하철 공사장에서 3년을 막일하며 돈도 모았답니다. 그리고 귀농할때 그곳의 폐자재를 실고와 직접 집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농사일이 바쁘지 않을때 집수리하는 업자를 따라 다니며 일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이웃에서 집수리를 직접 부탁하여 오기도 한답니다. 최대한 자급하며 청빈하게 살아가며 이웃을 생각하는 그분의 자세가 좋기도 하고 완전히 농사꾼으로 자리잡은 일꾼이어서 더욱 좋습니다.
학원강사를 하셨다면 귀농하고 싶은 곳의 중소도시에 가서 그런 일자를 찾아서 농사일 병행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술을 가지신 분이라면 소도시에서 그 기술을 이용하면서 농사를 지어 보세요.
점진적으로 농사를 통해, 전업으로 농사를 지을 확신이 있으면 그때부터 농사에 매달려도 크게 늦지 않습니다. 이런 과정없이 무턱대고 귀농하게되면 정착할때 까지 겪을 어려움은 무척 클것입니다.
그리고 귀농한 다음 본인의 결정이 경솔하였다는 것을 느끼게 되거나
농사를 지어서 살아갈 확신이 없어지게 되거나
시행착오를 거듭하여 헤어나지 못할 만큼 되었을 때 본인의 피폐해질 삶이나 가족의 어려움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첫댓글 님 넘 멋진 아이디어에 찬사을 보냅니다. 점진적 준비과정과, 시행착오 의견은 저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군요. 님의 글 넘 감사해요. 건강하시구 행복하세요.
귀농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귀한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