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두째주는 우리 동광산악회 정기 산행일.
경북 봉화 봉황산에 가기로 했으나 그곳은 폭우 주의보가 내려있는곳,
예정을 바꾸어 경남 일대 세절을 밟기로 했다.
경남 의령의 벽화산 용국사.고찰이라기 보다 한창 발전(?)하는절이다. 군데 군데 절하는데가 많다. 들어간는 입구에 300석가모니가 있는데 그 앞에 모두 돈 놓으라고 그릇이 준비되어있고 입구에 아예 3,000원어치를 10원짜리로 바꿔주는 환전소가 마련돼있다.
내려오다보니 돈 바꿀려고 아주머니들이 두줄로 서있고 어떤 스님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신다. 교회도 안가고 갔으니 시주 안하면 그만이지 남의 종교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필요 없다고 느끼면서도 이런 못난 중생!!!....
법당이 매우크다. 281평이란다.여기서도 "기와 불사 하세요~~"한다. 여기 저기 증축하는곳이 많다.
사천 와룡산 백천사 와불.
그 크시기가 세계 제일이라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단다.
목탁치는 소. TV에서 봤는데 여기 모셔져(?) 있다. 우릴 보더니 예의 그 목탁소릴 내 준다.
구경만 하고 있으니 설명하시는 처사님이 조상님께 빈상놓고 제사지내면 복을 받지 못하는법! 불전을 냉큼 놓으라신다.
혼나고 그냥 돌아서 나온다.
내가 알기로는 기독교와 달리 옛날부터 가난한 우리 서민의 종교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돈!돈! 한다.
스님들 잡수실 만큼은 될것같은데...
세번째절, 통영 미륵산 용화사이다. 원래는 다른도의 각 세 절을 밟아야 된다는데 편의상 경상남도만 다녔다.
세 절중 가장 마음이 편한절이다.
기와불사를 외치지도 않고 시주쌀 사라고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절이 좀 한적한가? 형편이 안되는지 단청이 퍽 낡았다.증축하여 번쩍 번쩍 한절을 보다가 여기오니 또 마음이 애잖타. 지은지 오래된 절 같다.
어쨌던 나는 기독교인이니 절은 안 해도 마음을 모아 기도한다. 국태민안.
통영 판데앞 西湖이다. 바다이긴 하지만 통영의 서쪽에 있다고 감성적인 통영사람들은 서쪽호수라고 부른단다.
마침 문학기행온 사람들이 있어 같이 서서 설명들었다.
박경리선생이 소설가가 되기전 지은 시 -판데-라는 육필 원고이다. 박경리 선생은 통영에서 태어나 진주여고를 다니시며 첨엔 시인이 되려했지만 김춘수선생의 권유로 소설가가 되었다고 한다. 문학 기행온 해설자의 설명이다. 산소는 산양읍에 있다고 한다. 아마 첫제사가 지났지 싶다.
일행들이 해저터널 갈 동안 얼마전에 갔다온 나, 신순득, 김대임 이렇게 셋이서 이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판데-
피리 부는것같은 샛바람소리
들으며 바지락 파다가
저무는 서천 바라보던 판데목 갯벌
아이들 다 돌아가고
빈도시락 달각거리는
책보 허리에 매고 뛰던 방천길
세상은 진작부터 외롭고 쓸쓸하였네.
통영 순환도로를 가는중, 산양읍이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리 가다보면 박경리선생님 묘소가 있다는데... "하시며 이재권 회장님이 말씀 하시길레 얼른 편승하여"기사니~임~ 우리 그기 좀 가보면 안될까요? 부탁 합니다" 했더니 기사님이 말없이 우리를 박경리선생 추모 공원으로 데려다 준다. 개인적으로는 진짜 와보기 어려운곳이다. 선생은 2008년도 5월5일에 타계하셨으니 이제 막 첫 기일이 지나고 추모공원은 2010년도에 완성된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선생님의 묘소까지는 270M.주차장입구 안내판 뒷면에 이렇게 씌어있었다.
갑자기 비가 와서 머리만 뒤집어쓰고...선생의 - 옛날의 그집-이라는 시비에 살짜기 앉아 보았다. 엉덩이가 따뜻하다.
박경리 선생의 산소. 고이 잠드시길 빌며 묵념했다.
아~~ 오늘 비오시기를 참 잘 했다. 장마덕분에 너무 좋은 곳을 오게돼서 좋다. 우리 동광 산악회의 끝없는 발전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