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동구 등대로
울기등대는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건립된 등대다. 일제강점기인 1906년 3월에 처음 불을 밝혀 1987년 12월까지 80여 년간 사용했고, 2004년 울기등대 구 등탑이 근대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제 106호로 지정됐다. 구 등탑이 현역에서 물러난 뒤 바통을 이어받은 신 등탑도 곁에 서 있다.
대왕암 전경
울기등대는 대왕암공원에 있다. 신라 문무대왕의 비가 죽어서 용이 되어 잠겼다는 전설이 서린 대왕암을 중심으로 조성된 공원은 울기등대가 있어 울기공원이라 불리다가 2004년 명칭을 바꿨다. 울산12경의 하나인 대왕암 송림은 해금강에 버금가는 절경으로 꼽힌다. 수령 100년이 넘는 아름드리 해송 1만 50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기암괴석과 짙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등대는 이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 끝자락에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울기등대로 가는 해안 산책로
공원 입구에서 등대까지 이르는 길은 여럿이다. 1km 남짓한 직선 포장도로가 최단 코스다. 하지만 빼어난 해안 절경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해안 산책로를 택하는 것이 좋다. 해안 산책로는 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도는 길이니, 입구를 지나 포장도로로 직진하지 말고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어느 쪽이든 30분 정도 걸린다.
울기등대 구 등탑 출입구는 포치(Porch) 형태
구 등탑은 건립 당시 높이가 6.1m였으나 주변 소나무가 자라면서 등대를 가리자, 3m 증축해 지금의 모습이 됐다. 하지만 그 후로도 점점 울창해지는 송림 때문에 항해하는 선박이 등대를 식별할 수 없자, 바로 옆에 높이 24m의 신 등탑을 세웠다. 구 등탑 앞에 작은 벤치가 있으니 잠시 쉬며 등대를 감상하자.
대왕암에서 바라본 대왕교와 울기등대 신 등탑
포항시의 영일만에서 제일 동쪽으로 돌출한 땅끝, 호미곶은 일출과 등대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일출은 인근의 울산 간절곶과 함께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하여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호미곶은 16세기 조선 명종때 풍수리지리학자인 남사고가 "산수비경" 에서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 고 기술하면서 천하의 명당이라 하였다. 또, 고산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만들면서 국토 최동단을 측정하기 위해 영일만 호미곶을 일곱 번이나 답사 측정한 뒤 우리나라에서 가장 동쪽임을 확인, 호랑이 꼬리 부분이라고 기록하였다. 매년 1월 1일이면 가장 먼저 뜨는 해를 보기 위해 전날 밤부터 사람들이 몰려온다. 인근에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불을 밝힌 장기곶 등대와 등대박물관, 구룡포항 등의 볼거리가 있어 아쉽지 않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또한, 영일만의 해안도로는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