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하면 우선 생각나는 것이 풍요로움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그 풍요로움을 즐기지 못하는 이웃들이 너무나 많이 있음을 봅니다. 이번 추석은 그 풍요를 즐기지 못하는 분들과 추석을 같이 했지요. 조금은 뿌듯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서 음식을 장만하는 나는 조금도 힘이 들지 않고 즐거운 마음뿐이었습니다.
저희 자오나눔에서 무료급식을 시작하면서 제일 난관에 부딪힌 문제가 명절에도 무료급식을 해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는 365일 모두 무료급식을 한다고 말씀을 드리면서도 봉사자가 없어 걱정이었습니다. 봉사를 할분들이 모두가 한가정의 며느리들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명절 때면 봉사의 손길이 힘이들것 같았습니다. 이번 추석도 예외없이 봉사자분들이 추석을 보내러 시골에 계신 부모님들에게 가야하기 때문에 봉사를 할수 없어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는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마침 우리 가게에서 가출 청소녀들을 데리고 생고기 파티와 조그만 선물을 주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었던 참이어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우리 가게로 모시기로 했지요. 추석 하루 전날에 시동생 내외가 추석을 보내러 집으로 왔습니다. 온가족이 할머니 할아버지께 드릴 송편을 만들었지요. 오손도손 담소를 나누며 송편을 만들때 온집안에 흐르는 작은 행복이 있었습니다.
추석날 아침 일찍 가게로 나가서 화덕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부천유통에서 후원해 주신 생고기를 썰어서 놓고 야채와 쏘스를 준비해 놓고 식구들을 깨우러 집에오니 아직도 깜깜한 밤입니다. 소리쳐서 식구들을 깨워서 가게로 온 동서와 나는 음식을 차릴 준비를 해놓고, 나는 11시 45분에 동문교회 앞으로 차를 댔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러 간 것이지요. 12시 5분까지 기다렸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는 한분도 오시지를 않았습니다. 명절에 어디로 가셨을까? 어디에서 식사는 하실까? 가게로 힘이 없이 오니 할아버지와 막차아저씨 등과 청소녀들이 와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습니다.. 가게는 조금 붐비는 움직임으로 웃음이 가득. 뭐니뭐니 해도 사람은 입으로 무엇이 들어가면은 즐거운 법인가 봅니다. 다들 잘 드시면서 기뻐합니다. 조금 있으니까 할머니 한분이 또 오셨습니다. 동문교회 앞에다 써붙인 것을 보고 오신거랍니다. 어떤 할머니는 오늘 밥 안줘하면서 가셨다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기다렸다 올 것을... 마음만 다급해서 왔더니만..... 후회스러운 마음입니다. 조금있다가 할머니들이 또 오십니다. 식사를 다 하시고 가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준비한 작은 선물을 나눠 드리고, 가출소녀들에게도 준비한 양말을 안겨줍니다. 이렇게 추석날 하루가 지나갑니다.
몸은 힘이들고 고단했지만 할머니 할아버지와 청소녀 들의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미가 있는 추석을 보낸것에 너무나 나의 마음이 부자가 된 것을 느꼈습니다. 후원을 해주신 부천유통과 흑염소사장님과 추석임에도 봉사를 하겠다고 와주신 늘감사님과 선희님께도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훈훈한 마음의 정성이 있었기에 요번 추석은 훈훈한 마음의 풍요로움이 있었음을 감사드립니다. 부천에서 큰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