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야봉과 피아골을 다녀와서...

[장홍기]

지리산 피아골을 다녀와서

오늘은 다른 날과 달리 아침 7시에 두암동 홈플러스에서 만나 목적지인 지리산 성섬재로해서 반야봉을 거쳐 피아골로 내려오는 대략 7시간을 걷는 조금은 긴 산행을 준비했었습니다.

지난 3주간 매주 토요일 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모두들 산행스케줄을 취소하고 개인별로 시간을 활용하곤 했었는데 비는 안 내리고 날씨만 기통차게 맑아 모두들 산에 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원성이 컸었답니다.

그래서 이번부터는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도 무조건 산행을 간다는 쪽으로 모두들 찬성해서 실행했었는데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려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몇일 전에 우리가 이번에 산행을 강행하면 비가 올 거라는 농담을 했었는데 진짜 비가 내려 맘이 편치 못했답니다.

비가와도 전원이 참석한다고 했었는데 박 진서 모친께서 갑자기 입원하시고, 고 영국친구는 납품 건이 밀려 참석하지 못했지만 매주 순천에서 출발하여 미리서 약속장소에 와있는 시영이를 만나 지난 한 주간의 안부는 간단한 수인사로 대신하고 성삼재로 향하는 버스를 탓는데 비는 오고 안개도 많이 끼어 앞을 분간하기가 어려운 굽이 길을 따라 요동치는 버스는 왜 그렇게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그 와중에도 시영이의 구수한 입담은 빛을 발했고 옻닭을 먹으면 정력이 좋다는 말에 옻닭을 맛나게 먹었는데 옻이 올라 할머니께서 똥을 온몸에 발라 주시고 비누도 없이 개울물에서 닦았던 기억과 후유증으로 한 달을 고생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사나이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사태가 발생해서 지금까지 힘들게 살고 있다는 말에 모두들 박장대소하며 배꼽을    잡았답니다.

버스는 어느덧 성삼재에 도착했는데도 보슬비가 계속해서 내려 우리는 휴게소에서 우천에 대한 만전의 준비를 하고 보슬보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기분은 그 뭣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 만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 경사지지 않는 산길을 따라 노고단 대피소에 들려 잠시 쉬면서 담소도 나누고 서로의 복장을 챙겨주고 시간을 보낸 뒤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면서 산행 중 비가 그치기를 간절히 바랬건만 우리의 바람을 비웃기라도 한 듯 오후에도 계속되었고 피아골 산장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는 순간까지도 우리를 가만히 두질 안았답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나무 밑 한장소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먹는데 머리에 맺힌 빗방울이 도시락과 반찬에 떨어지는 것을 조미료 삼아 서둘려 식사를 대충 때우고 연곡사를 간단히 구경한 다음 인근의 식당 “장승과 솟대”에 들려 맥주로 입가심을 하는데 그 집은 약초를 이용해서 술도 담고 그것을 손님들에게 팔기도 한다는데 눈에 띄는 것은 야관문이라는 술로 우리의 순수한 약초로 만든 비아그라와 같은 효과가 있다는 주인장의 설명입니다.

그 와중에 친구 중 한 사람은 그 식당 아주머니와 긴요한 야기가 오가면서 담에 전화할 때는 “멸치 2마리”로 암호를 정한 뒤 아쉬운 이별을 고한 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버스를 타고 하산했답니다.

노고단에서 반야봉까지는 표고 차가 별로 없는 구릉을 오르내리는 여느 산과 같은 평범한 코스였고 피아골로 내려오는 코스는 지리산의 웅장함과 계속되는 수려한 계곡은  지리산 특유의 계곡의 진수를 보여주는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명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려오면서 가을에 다시 한번 오자는 제안이 있었고 만장일치로 결정이 되어 울긋불긋한 가을 지리산을 기약하고 저녘식사는 양태모친구가 삼겹살과 갈비로 시원하게 쐈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길......

[염동배]

삼겹살과 갈비만? 오손도손 산행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 그려, 언제 한번 합류해야 될 것인디...

[김광인]

더운날에 자연과 함께 쉬원함을 마음껏 느껴보는 시간들이었구먼... "멸치두마리"암호로 담에 내가 꼬드껴야 겠네 ㅋㅋㅋ 원주 치악산 산행을 서울 친구들이 계획하고 있는데 많이들 오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