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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의 중심에는 항상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고 소통하기는 쉽지 않았죠. 학생도 선생님도 일상이 너무 바빴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학생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선생님은 ‘훌륭한 학습 멘토’도, 인생이나 진로에서 ‘좋은 상담자’도 될 수 있습니다. 아직은 학생들이 손을 내밀어주길 바라는 선생님들이 더 많으니까요. <미즈내일>이 학습이나 인성, 진로 영역 등 파트별로 나눠 그동안 간과한 선생님의 가치를 다시 조명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다가가면 효과가 두 배 되는 선생님 100% 활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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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진학 상담, 배치표 아닌 가능성 찾는 통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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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진학 상담은 적성에 맞는 직업, 대학과 학과, 입시의 틈새 전략을 찾는 도구. 다변화되는 입시 제도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진로·진학 상담을 길잡이로 삼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진로·진학 상담을 배치표로 인식하거나 합격과 불합격 여부를 족집게처럼 집어달라는 부탁은 교사들에게 난감한 일. 빠를수록, 준비할수록, 소통할수록 진로·진학 상담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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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정주연 리포터 missingu93@naver.com 도움말 이종한 교사(서울 양정고등학교)·조만기 교사(경기 양평고등학교)·김성길 교사(인천 연수고등학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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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al 01 진로·진학 상담, 빠를수록 좋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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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가 복잡해짐에 따라 진로·진학 상담 창구도 다양화되는 추세. 3년 전부터 각 학교에 진로·진학 상담 교사가 배치되고, 대학 진학을 위한 ‘진학 지원실’이 설치되는 등 진로·진학 상담 통로가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가 본격적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시기는 고3 학기 초. 교사들은 그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전한다. 양정고 이종한 교사는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들은 진로는 어떤 직업에 종사할까 하는 문제로, 진학은 고3때 내 성적에 맞춰 갈 수 있는 대학이 어디냐 정도로 인식한다. 하지만 고3 때 상담하는 학생 중에 ‘1~2학년 때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걸’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며 “진로 · 진학 상담은 고3 때보다 1~2학년 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큰 틀은 학교생활 충실자인데 내신 성적은 챙기지 않고 교외 활동이나 수상 실적만 챙긴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 진로·진학 상담 교사들은 모의고사 성적의 궤적만 봐도 학생에게 맞는 전형을 변별할 수 있는데, 현실을 모른 채 애꿎은 전형을 준비하며 시간을 낭비해온 수험생을 만날 때도 안타깝긴 마찬가지다. 예컨대 모의고사 수학 성적에서 사고력이 필요한 4점짜리 문항을 자주 틀리는 학생이 논술 전형을 준비한다면 합격을 보장하기 힘든 법. 이 학생이 미리 상담을 받았다면 논술을 준비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일은 없었다는 얘기다. 이 교사는 “진로·진학 상담 시 학업 역량을 점검하지 않는 건 뜬구름 잡는 얘기다. 고3 때 확실히 원하는 진로가 정해져 있어도 성적이 받쳐주지 않으면 교사들도 ‘배치’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성적이 누적되기 시작하는 2학년 때부터 성적을 체크해야 한다”고 전했다. 즉 자신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를 향해 잘 가고 있는지 자주 확인해야 한다는 얘기. 학교 정기 고사와 모의고사가 끝난 뒤 한 번씩만 상담해도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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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al 02 담임교사를 주축으로 네트워크 맺어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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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에는 ‘진학 상담=담임교사’라는 공식이 전부였지만, 요즘 학교 현장에서 진로·진학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교사는 다양하다. 담임교사, 진로·진학 상담 교사, 각 기관에서 대입 상담 교사단으로 활동하며 오랜 세월 노하우를 쌓아온 이른바 ‘진로·진학 고수 교사’가 있다. 그중 엄마들은 담임교사를 제치고 진로·진학 전문가로 소문난 교사를 먼저 찾으려는 경향이 많다. 특히 아이의 고3 담임교사가 진로·진학 경험이 많지 않거나 고3 담임을 처음 맡았을 경우 불안감에 그 경향은 더 짙어진다. 하지만 담임교사와 진로·진학 전문 교사들은 학교에서 협력하는 관계. 그 시스템을 존중해야 더 효율적인 상담이 가능함을 명심하자. 연수고 김성길 교사는 “진로·진학 상담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학생이 원하는 직업과 학과는 물론 그 학생이 처한 환경적인 부분 등 여러 면을 고려해야 한다. 담임교사는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상담을 하고, 보다 정밀한 진학 관련 상담이나 데이터가 필요할 경우 진로·진학 상담 교사와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담임교사와 종합적인 상담을 한 뒤 진로·진학 상담실을 찾아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담임교사를 통해 상담 전문가 교사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식의 접근이 바람직한 이유는 또 있다. ‘우리 반 학생인데 보다 전문적인 진학 상담이 필요하니 상담을 해달라’는 담임교사의 부탁이 있을 경우 진로·진학 교사들 역시 동료 교사의 부탁인 만큼 더 정성을 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 간혹 교사들 간에 상담 내용이 다를 때 학생과 학부모는 고민되게 마련. 양평고 조만기 교사는 “이 경우 될 수 있는 대로 상담 루트를 다양화하고, 반복해 들 으면서 공통점을 파악하라”고 추천했다. EBS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시도 교육청 진로 진학 지원센터, 전문대학협의회에 마련된 온라인 상담과 전화 상담을 이용하는 것.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확한 상담을 받을 수 있음은 물론, 공개적인 선발 과정을 거친 공교육 전문가 집단의 상담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단 학교가 아닌 외부 기관에서 상담 받을 때는 모의고사 성적표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등을 지참해야 정확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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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진학 상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제 조건은 커뮤니케이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전제 조건은 ‘라포(Rapport)’형성이다. 라포는 상담자와 내담자의 신뢰 관계를 뜻한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도 라포 형성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교사와 만나는 횟수를 늘리는 게 좋다. 단 교사와 학부모가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하는 것이 포인트. 학교에서 열리는 입시 설명회나 행사에 참여하고 돌아가는 길에 잠시 들러 인사하는 등 우연을 가장한(?) 방법이 효과적이다. “이번 시험에서 성적이 떨어졌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에게 이런 정보가 필요한데 알 수 있을까요?” 등 그때그때 고민되는 것을 간단하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학생 역시 교사와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필수. 교사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학생에게 하나라도 정보를 더 찾아주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교사 추천서나 학생부 작성 시 학생과 교사 간에 빚어질 수 있는 묘한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도 커뮤니케이션 능력. 통상 추천서는 담임교사가 쓰게 마련. 하지만 동아리 담당 교사나 전 학년 담임교사 등 ‘나’를 잘 아는 교사에게 부탁하는 게 효율적일 때도 있다. 담임교사의 고유 권한인 학생부 역시 학생 입장에서 기록됐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 이 교사는 “담임교사의 눈치를 보며 일생일대 중요한 결정을 양보하거나 담임교사 의향을 물어보지 않고 원하는 교사에게 바로 부탁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A 선생님과 특별한 경험이 있는데다 저에 대해 많이 알고 계셔서 그 선생님께 부탁을 드리려고 하는데 어떨까요?’ ‘나중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 저의 이런 부분을 어필하고 싶은데 학생부에도 기록되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생각은 어떠세요?’라고 담임교사의 의견을 묻는 게 수순”이라고 조언했다. 교사의 권위는 인정되면서 학생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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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선배가 후배에게 전하는 ‘이것만은 하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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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학교생활을 잘 아는 친한 선생님이 없는 경우 지금까지 해온 활동을 정리해서 담임선생님과 상담할 것을 추천한다. 활동을 정리하는 이유는 나에 대한 정보를 알리기 위함이고, 굳이 담임선생님을 찾아가야 하는 이유는 다른 교사들이 보지 못하는 내 모습을 누구보다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이 평소에 지각을 하는지 안 하는지, 심부름을 똑 부러지게 하는지 안 하는지 등이 학생부와 추천서에 기록될 수 있다. 그 내용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선생님은 담임이다. _어준규(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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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고자 하는 학교, 준비해온 전형, 현재 나의 성적 등 나에 관한,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야 상담의 효과가 두 배가 된다. 내가 아는 정보가 있어야 교사가 제공하는 정보를 더 빨리 흡수할 수 있다는 얘기. 각 대학 홈페이지에 올라온 학과 자료 등 혼자 할 수 있는 정보를 충분히 검색한 뒤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을 위주로 상담하자. _양수진(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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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만큼 선생님들의 하루도 바쁘게 돌아간다. 일부러 시간을 내기보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우연히 진로·진학 선생님과 마주칠 때 잠시 상담을 하는 것도 효율적이다. 선생님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임은 물론, 나중에는 선생님이 먼저 ‘준비는 잘하고 있느냐’고 물을 정도. 적극적인 학생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 진학과 관련된 모든 준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_원혜미(서울여대 콘텐츠디자인학과 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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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교사가 학부모에게 전하는 ‘이것만은 하지 말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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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맡겨놓은 짐 찾아가듯 다그치며 상담하거나, 사교육 기관에서 모든 상담을 끝낸 뒤 공교육 교사는 어떻게 말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의심 가득한 자세, 수학 문제의 답을 찾듯 합격과 불합격의 가능 여부만 물을 경우 교사들 역시 상담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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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현재 위치를 아무리 설명해도 무시하고 전혀 가능성 없는 얘기만 하는 경우 “다음에 다시 오세요”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적어도 아이가 동서남북 어디에 있는지 ‘감’은 있어야 한다. 직업과 학과, 잘하는 점, 그 점을 살리기 위해 지금 하는 일 등 아이에 대한 밑그림이 있어야 상담의 밀도가 높아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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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시간 내서 만났는데 자녀가 교사에게 서운했던 점을 토로하거나 내 아이를 잘 봐달라는 감정적인 호소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진로·진학 상담의 목적은 필요한 정보를 얻어가는 것. 힐링이 목적이 아님을 명심하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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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정고를 졸업하고 정시로 중앙대 영문과에 진학한 하승혁(20)씨. 고3 학기 초부터 모의고사 성적이 나올 때마다 담임교사에게 받은 상담이 대입 성공의 열쇠가 되었다고 말한다. “현재 성적으로 어떤 대학에 지원이 가능한지, 보충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중간 점검을 했어요. 선생님께서 목표 의식을 심어주시니 공부할 때 동기부여도 되고요.” 내신 성적은 낮았지만 모의고사 주요 과목 성적이 상위권이어서 서울 소재 주요 대학에 모두 지원해볼 수 있을 정도였다는 승혁씨. 하지만 재수생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는 9월 모의평가에서 성적이 추락했다. 슬럼프에 빠져 수능을 망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 담임교사와 쌓아온 상담의 효과가 유감없이 발휘된 것도 그때다. “공부 양이 많지 않은 제게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과 효과적인 마무리 공부법을 알려주셨어요. 제 성향과 공부 스타일 등을 잘 파악하고 계셨기 때문에 어떤 얘기보다 흡수가 잘되더라고요.” 담임교사와 상담은 진로 진학 그 이상의 의미를 안겨주었다는 승혁씨. 진로·진학 상담의 출발선은 학생이 교사를 신뢰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
미즈내일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