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능선따라, 산바람따라, 산새소리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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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27 | 2006-06-11 | 추천 : 5 | 조회 : 16512 |
* 동영상 볼륨을 높혀서 들어보세요! 시원한 바람소리와 재잘재잘 거리는 새소리가 잘 들립니다!
코끼리 능선따라, 산바람따라, 산새소리따라
너무 이르다 싶은 더위 때문에 회색도시의 삶이 더욱 힘겹고 몸도 마음이 지쳐갈 무렵, 시원스레 하늘에선 비를 내려줍니다.
그 비가 멈추고, 뒷산에서 산바람이 창문너머로 불어옵니다.
'집에만 있지 말고 뒷산으로 놀러와' 하고, 상큼한 산바람은 유혹합니다. 그 유혹을 따라 카메라를 들고 뒷산을 오릅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등산로에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숲은 소란스런 사람들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 휴식을 방해하는건 아닌지 ^-^:: 그래도 아무도 없는 숲길을 걸으면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 숲속 나무들이 내뿜는 좋은 기운도 받아 갈 수 있구요.
길가에는 새빨간 뱀딸기가 열려 있습니다. 아주 어렸을 적에는 산딸기와 뱀딸기를 구별하지 못하고 먹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비가 오면 숲속의 친구들은 어디에서 비를 피할까요? 주위를 잘 둘러보면 친구들이 숨어있는 곳을 찾을 수 있답니다.
둥그런 나뭇잎 뒤에 곤충들이 피하고 있네요.
소나무 기둥에는 흰점이 보여서 가까이 가보았더니, 흰나방이 비에 젖은 날개를 말리고 있네요.
흰나방이 작은 날개짓으로 바람을 일으킵니다.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카오스 이론을 '나비효과'라고 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갑자기 바람이 세차게 불어옵니다. 더불어 나무들도 이리저리 가지를 움직이며 춤을 춥니다.
숲 한켠에 정성스레 쌓여있는 둘무더기가 사람들의 흔적을 이야기 해줍니다.
여기도 철조망이 쳐져 있습니다. 군부대 시설이 자리잡고 있는지라 '사격중 접근금지'라는 표지판도 자주 눈에 띕니다.
인근 주민들이 정상에 올라 잠시 휴식도 취하고 간단한 맨손운동도 하는 곳이 군부대와 접해 있다고 해서, 저렇게 윤형철조망까지 쳐놓으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정말 위험해 보입니다. 잘못해서 철조망쪽으로 넘어질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훈련장으로 사용하는 듯 보이는 곳의 산 사면은 어김없이 짤려나가 있다.
잘못 긁히면 살점뿐만 아니라 뼈까지 파고드는 철조망이 정상부근에 설치되어 있다.
우리나라 산의 왠만한 정상에는 헬리콥터 착륙장 표시가 되어 있다. 그래서 산정상은 대머리 처럼 되어버린지 오래다.
정상 부근에서 둘러다 보는 인천 서구(연희동, 심곡동)의 모습.
예전에는 논,밭이던 곳에 아파트가 줄지어 들어섰다. 날이 좋으면 저 멀리 서해까지 내다 보인다.
'군사시설보호'라는 돌기둥이 보인다. 이 나라에서 군사시설이 아닌 곳이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이제 산세가 꼭 코끼리가 앉아 있는 듯 하여, '코끼리산'이라 불렀던 가정동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무단사진촬영'이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 그냥 산과 숲, 나무를 사진에 담으려고 해도 군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건지?
암튼 군부대시설내로는 들어가지 않을테니 염려마시라! 군인들이 이용하는 듯한 철문도 보인다.
작은 봉우리에도 어김없이 헬기장 표시 'H'가 되어 있다.
멀리 사격표적 위치처럼 보이는 'T'자가 산사면에 보인다. 저 능선 너머로는 민간인들이 살고 있는 우리 동네다.
잘못해서 포탄이라도 능선을 넘어온다면 상상만 해도 정말 끔찍하다.
코끼리산에도 송전탑이 꽂혀 있다.
일본놈들이 유명한 우리산 정상이나 기운이 흐르는 곳에 쇠말뚝을 박아 넣었듯이, 이제는 그 흐름을 송잔탑이 대신하고 있는 듯 보인다.
또 다른 작은 봉우리에도 헬기장 표시가 되어 있다.
저 멀리 가정동과 신현동이 보인다.
코끼리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흰꽃이 피어있다.
그 주위에서 작은 새가 짝을 찾는 듯 노래를 부른다. 멀리서 꿩과 뻐꾹이의 울음소리도 들립니다.
[동영상 : 귀를 기울여 보세요! 작은 새가 노래를 부릅니다]
[동영상 : 또 다른 산새가 노래를 부른다]
코끼리산 정상에 올라서면 이정표와 함께 가정동과 신현동 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27만평에 달하는 가정동 뉴타운 개발계획이 나오자마자, 이주자 택지.주택 공급 등 보상을 노리고 위장전입자가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정상에는 콘크리트 벽돌로 세워진 낡은 군부대 초소가 있다. 그 안에는 쓰레기가 즐비하다. 정말 흉물스럽다.
비에 젖에 그 빛을 발하고 있는 분홍꽃과 빗물을 머금고 있는 잎사귀
되돌아 오는 길에 눈에 띄는 것을 발견했다. 소나무 가지를 가로지르는 쇠봉! 멀까? 철봉인가?
아래 주민 쉼터에 철봉과 운동기구들이 참 많이 있던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운동을 해야하는건지 모르겠다.
나무가 많이 아플텐데 말이다. ㅡㅡ::
계양산 줄기를 이어오는 산은 사람들이 많이 오감에도 불구하고 원시림처럼 식생이 잘 보존되어 있다. 아마 철조망과 군사보호시설로 묶여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산 아래는 '경작금지'라는 현수막이 내붙어있다. 3천만원의 벌금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현수막 아래에서는 경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올라와서 농사를 짓지는 않았는데 주변 아파트와 빌라 사람들이 마구마구 산과 숲을 개간해서 밭을 만들고 있는 듯 싶다.
무분별한 경작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누렇게 타들어가는 밭이다. 철문으로 사람들의 접근을 막은 한 밭에는, 농약을 얼마나 뿌렸는지 풀들이 싹 죽어가고 있다.
[동영상 : 젖은 날개를 안고 나비가 날아오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비에 젖어 힘없이 날개짓을 하는 나비가 안쓰럽게 보인다.
그렇게 거친 세상속에서 힘겹게 작은 날개짓을 하는 나비가 내 자신이 아닌가 싶어진다. 장자가 그랬던가? 나비의 꿈인지? 자신의 꿈인지? 모르겠다라고 한게.
그리고, 내 고장, 내 삶터를 지켜가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절실해져만 간다.
블로그 '생명살림 그리고 초록희망' http://blog.daum.net/savesm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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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당 |
새벽으로가는시간에 어릴적에 들었던 소리를 눈을 감고 감상하였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 06-12 |
삐삐 롱 스타킹 |
아침 일찍 산행 잘하고 갑니다.^^ 좋은 하루! | 06-12 |
김경선 |
마치 군부대가 자연파괴를 일삼는 듯 오도하시네요. 자연보호에 앞장서는 군부대도 많습니다. | 06-12 |
김경선 |
솔직히 민간인들이 자연파괴에 앞장서는 게 현실 아닌가요? | 06-12 |
진실의힘 |
감사합니다. 글과 풍광이 명상 시를 읽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군대와 군인을 폄하하지 맙시다. 우리를 지키는 힘이 없이는 이런 좋은 글을 읽을 시간도, 좋은 경치를 감상할 여유도 없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우리를 통일 시키려는 사람들과 대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잠 | 06-12 |
미소천사 |
울동네네. 영상으로 보니까 아주 멋지네요. 자연을 벗삼아 좋은 구경하고 갑니다. 감사 감사 | 06-12 |
칸 |
산정상의 헬기장은 필요합니다,,그런데 잘못된것처럼 들리는군요. | 06-12 |
제인 |
우리 동네인, '지뢰 접근금지' 도 있던데...나중에 다 파내기도 힘들다던데, 후손에게 못쓸 짓이 다...군부대의 자연파괴현장에 대해서도 민간인만큼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지뢰는 후 방에서 누구를 위한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묻은자가 파라... | 06-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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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왕이로소이다 |
비 온뒤의 숲. 그 향기......... 담아가서 가끔 산림욕을 해볼랍니다. 고맙습니다. | 06-12 |
희동이 |
심곡동 울 동네네... 저산을 언젠가 지대로 한번 등산 해봐야지 했는데, 덕분에 구경 잘했구요, 더 가보고 싶네요.. | 06-12 |
천리마 |
군부대가 자연환경을 망치고 있는듯해서 안타갑습니다... | 06-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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