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국토순례 감상문
참가전
“자전거로 국토순례 갈래?“ 라고 엄마가 물어보셨다. "어.....가도 좋구요."라고 말했는데, 다음날 엄마가 신청해버리셨다. 일주일동안 공부안하고 자전거를 실컷 타게 되어 기대되기도 하구 힘들 것 같아 걱정되기도 했다.
(아는분에게 자전거 국토순례 보내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들에게 이야기를 해보았더니 가겠다고 한다. 아이 맘이 바뀌기 전에 얼른 신청부터 했다)
2012. 7. 24 첫째날(설레임)
군포에서 출발 전 엄마 직장동료 딸을 만났다. 어렸을 때 만났었다는데 기억은 나지 않았다. 창원에서는 엄마친구의 친구 아들을 만났다. 그 아주머니가 음료수도 사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셨다.
(세상이 참 좁다. 친구에게 자전거국토순례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아들도 간다는 거였다. 너무 재미있기도 하고 많은 아이들이 참석하는 것 같아 안심이 되기도 했다. 창원 사는 그 분이 아이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는데 단체옷을 입은 모습이 의젓해 보인다.)
2012. 7. 25 둘째날(아우성)
마산 회성동을 지날 때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을 흔들어 주셨다. “할머니, 할아버지” 라고 외쳤는데 못 들으신 것 같았다. 4대강 자전거길을 지날 때 오르막길이 가팔라서 끌고 올라갔다. 너무 힘들었다.
(마산 사시는 시부모님이 아이를 보려고 길목에서 기다리셨는데, 아이들이 같은 옷에 헬멧을 쓴데다가 빠르게 지나가는 바람에 못 보셨다고 내내 서운해 하신다. 남부지방이 '폭염경보'라 보내놓고는 걱정이 태산이다. )
2012. 7. 26 셋째날(갈등과 방황)
덥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가려고 아침을 안 먹고 아침 일찍 출발했다. 간식으로 수박을 주셨는데 더워서 수박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까먹고 먹어서 목이 부어올라 버스를 타야했다. 버스 안이 자전거 타는 것보다 더워서 목이 괜찮아지자마자 자전거를 탔다. 전체적으로 내리막길이여서 다리도 많이 안 아프고 좋았지만 간식으로 나온 사과를 못 먹어서 아쉬웠다.
(전화통화를 몇 번이고 시도했지만 통화가 안된다. 너무 걱정이 되어 선생님께 문자를 보내니까 안심해도 된다는 답문자를 받았다. 이제 겨우 안심이다.)
2012. 7. 27 네째날(어울림)
자전거를 타고난 뒤 평송청소년수련원에서 수영을 하였는데 수영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빨래를 했는데 팔이 아팠다. 역시 세탁기가 최고다. 엄마랑 처음으로 통화했는데 휴가를 가셨다고해서 너무 부러웠다.
(시댁가족들과 휴가를 왔다. 저녁에 고기를 구워먹는데 맘이 편치를 않다. 모두들 독한 엄마라면서 한 마디씩 하신다. 드디어 통화가 되었는데 목소리가 의젓하다. 아들이 보고 싶다.)
2012. 7. 28 다섯째날(발구름)
세종시 자전거 도로를 지났는데 길은 자전거 타기에는 좋았으나 그늘이 없어 찜질방 같이 후덥지근했다. 숙소는 한국기술교육대였는데 2인1실이고 TV도 볼 수 있어서 호텔 같았다. 밤에 작은축제를 했는데 다른사람들은 모두 좋아했는데 우리조만 귀찮아했다.
(매일 아침이면 다음카페에 들어가 새로 올라온 사진 속에서 아들 얼굴이 보일까 싶어 확대해서 샅샅이 뒤져보는 내 모습이 우습다.)
2012. 7. 29 여섯째날(생명)
이제야 성남이다. 하루 더 남았다고 생각하니 힘이 빠져서 자전거타기가 더 힘들었다. 저녁에 숯불바비큐 파티를 한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제육볶음덮밥이 나와서 실망했었다.
(집 가까운 곳에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한걸음에 달려가 보고 싶다. 매일 싸우던 작은 아이도 형이 없으니까 말수가 적어졌다. 역시 형제인가 싶다.)
2012. 7. 30 일곱째날(평화)
드디어 임진각에 도착. 내가 해냈다는 뿌듯함도 잠시 가족들이 가져온 현수막 때문에 너무 창피했다. 그래도 뿌듯함이 더 컸다. 자전거로 하루 종일 온 길을 차로 한시간만에 집에 되돌아 왔을 때 너무 허무했다. 집에서 씻고 깨끗한 옷을 입고 에어컨 틀고 김치찌개를 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드디어 오늘 도착이다. 임진각까지 가는 길이 밀려서 아이들이 먼저 도착하면 어쩌나 조바심이 났다.
임진각에 도착하니 ‘무지개길’이라고 아이들이 쓴 글이 바닥에 알록달록 깔려 있었다. 아무리 찾아도 아들이 쓴 글이 보이질 않는다. 서운하다.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자전거 순례 영상을 봤는데, 괜히 눈물이 났다. 모인 부모들 모두 찡한 마음인가 보다. 옆을 둘러보니 다들 눈이 빨갛다.
아이들이 도착하는 길목에 ‘너는 최고야!’ 라는 현수막을 들고 섰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임진각으로 들어서는데, 멋있다. ^^ 아들이 현수막을 보더니 얼굴을 돌려버린다. 창피한가 보다. ㅠㅠ
도착한 아이 옆에 뛰어가 보니까 썬크림을 챙겨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은 타서 콧등은 벗어지고 몸은 쉰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멋있다~ 부쩍 큰 거 같다. 작은 아이도 형이 부럽나 보다. 냉큼 헬멧을 뺏어 써본다.
우리나라 반을 온몸으로 느끼고 온 아이들이 우리나라 지도모양에 앉아서 더는 가지 못하는 임진각에서 마무리 행사를 하는데 왜그리 마음이 뭉클하던지....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어른들의 욕심이 아이들에게는 과한것인가?
집에 도착하여 씻고 먹고....오늘밤은 다시 만난 기념으로 마루에서 함께 자기로 했다)
후기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가니까 온 집안 친척들이 ‘대견하다’는 등 내 이야기만 해서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내년에 다시 가라고 하면 지금은 엄두가 안 난다. 하지만 내 동생은 꼭 보내고 싶다. 나만 이 느낌을 느낄 순 없지....^^
우리조 선생님은 아프신 것 같았는데 어떠신지 궁금하다.
자전거 탈 때도 더웠는데 요즘은 그때보다 더 더워서 좀 더 일정이 늦었으면 죽을 뻔 했다.
(아이가 감상문을 쓴다고 해서 기억을 더듬기 위해 예비모임 때 주신 프린트물을 보니까 설레임, 아우성, 갈등과 방황, 어울림 등 날마다 이름을 붙여놓으신 것이 이제야 보인다. 너무 딱 들어맞게 지어 한참을 웃었다. 웃다가 문득 임진각에서 본 선생님들이 아이들보다 더 까맣던 것이 생각이 난다. 아이들 챙기느라 본인들을 못 챙기신 듯..... 새삼 무사히 이번 행사를 마무리 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
아이에게 이번 일주일이 거름이 되어 가슴에 남기를 바라는 것이 엄마의 큰 욕심이 아니기를 바래본다. 내년에도 마음을 졸이겠지만 작은 아이를 설득해 보내볼까 한다. )
첫댓글 덕후형ㅋㅋ
역시덕후스럽네 ㅋㅋㅋㅋㅋㅋㅋㅋ
덕후형 종민이꺼 배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여~ㅎㅎㅎ 담에또 가야지..ㅋㅋ
아 덕후 완전짜증나....내껄 배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짱이랑 잘노세요 ~~~~~~
내년에 안오면 미미짱 뺏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