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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베토벤 작품들이 그렇듯이 음악 주제들의 밀접한 관계 또한 특징적이다. 이 작품의 첫 악장의 2주제는 제2악장의 2주제에서 역
전된 형태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마지막 피날레 악장에서는 변형되어 다시 주제로 사용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바그너에
의해 활성화 된 순환주제의 개념이 바로 이 작품에서, 작곡가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살며시 엿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또
한 혁신적이다. 그리고 하이든, 모차르트가 완성한 느린 서주와 활기찬 알레그로 - 느린 아다지오 - 빠른 론도라는 특징적인 3악장
구성을 채용했지만, 그 안에서 베토벤은 극적인 다이내믹과 비장함의 극대화라는 새로운 심리적 표현력을 만들어냈다. 이 점도 [비
창 소나타]를 특징짓는 창조적 에너지의 산물이라 말할 수 있다. 한편 [비창 소나타]의 조성은 [운명 교향곡]과 같은 C단조이다.
베토벤이 좋아했던 이 어둡고 비장한 C단조는 [5번 소나타]와 마지막 [32번 소나타]와 더불어 총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에서 사용
되었다.
1악장 그라베-알레그로 디 몰토 에 콘 브리오 (Grave - Allegro di molto e con brio)
느림 - 빠름이라는 하이든 교향곡의 형식을 인용한 장중한 서주가 붙은 악장이지만, 그 내용의 깊이와 시적 감수성에 있어서 온전히
베토벤의 개성이 발휘된 대목이다. 비장한 무게감과 위력적인 에너지감이 휘몰아치는 1악장은 이후 베토벤이 발전시켜나간 소나타
형식의 설계에 밑거름이 된 역사적인 악장이 되었다. 불안한 분위기의 서주를 거쳐 빠르고 정열적인 1주제와 단음계의 장식적인 효
과가 두드러지는 2주제를 거치며 그 비창적 에너지를 더하다가, 제시부 마지막에서는 에너지가 고갈된 듯한 침묵이 음악에 긴장감
을 더한다. 갑작스러운 종지부는 이 악장에 비극적인 느낌을 배가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