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글을 썼지만 부족한 것 같아서 지우고 다시 씁니다.)
모두가 공정을 말하는 세상입니다.
대통령은 공정을 기치로 삼아 집권했으며 이제는 특혜의 특자라도 보이면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더 나아가 서교공의 정규직 전환까지)은 공정성의 위배, 나아가 내가 들인 노력의 보상과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의문을 던집니다.
그렇다면 여지껏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정규직 채용은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공정의 원칙 아래에서 진행되었는가?
아닙니다. 공정하지 않았습니다.
인국공을 예로 들어보죠.
2019년 상반기 채용형 인턴 모집 공고를 기준으로 지역인재는 35퍼센트의 비율의 쿼터를 받았으며
기초생활수급자는 서류 / 필기는 패스하고 곧바로 면접 전형부터 지원 가능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공정의 정의에 비춰보면, 이 같은 전형은 공정한 전형이냐고 되묻고 싶습니다.
지역인재 우대로 인해 어쩌면 그 지역인재들보다 뛰어나고 더 피나게 노력했을 명문대생은 탈락의 아픔을 맛봤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선택도 아니고, 그저 가난하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면접까지 프리패스길을 걷게 된 기초생활수급자도 애매하게 가난한 누군가에게는 원망스러운 존재일 수 있습니다.
다시 우리가 생각하는 공정의 정의로 돌아가보죠.
공정 : 공평하고 올바른.
국어사전에서 말하는 공정의 정의입니다.
공정의 핵심은 공평입니다. 그렇다면 위 사례는 정말로 공평한가요?
블라인드 채용이라면서 지역인재 및 지방대생이라는 가산점을 얻은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재직자들은
공평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건가요?
"이미 정해진 원칙과 시스템을 어쩌란 말이냐?"라고요? 이번 정규직 전환 사태도 법률적으론 그 어떠한 하자가 없는
시스템의 일부로서 작동된 건데요?
대입 전형까지 가봅시다.
농어촌 전형과 어학 특기자 전형은 공정한가요? 지금 취업을 준비하거나 막 취업한 세대들 중 이러한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한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이들은 공정한 과정을 통해 남들이 가고 싶어 마지않은 대학교에 들어간 건가요?
저 역시 공정치 못한 특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외국계 기업에 종사 중이고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회사가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청년내일채움공제의 혜택 대상이 되어 진짜 이 정책의 수혜를 누려야 할 누군가의 티오를 빼았고 있습니다.
네. 이건 저의 기득권이고 욕심입니다.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해당 정책의 목적성을 위배하는 사례죠.
그렇다고 제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반대하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찬성합니다.
저 말고도 찬성하는 분들 많을 겁니다. 이것이 공정해서 찬성하나요? 아닐 겁니다.
이런 제도적 장치가 없다면 그들은 말라죽을 것이고, 이것은 곧 우리 사회를 어둡게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찬성하는겁니다.
'당신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유치한 주장을 하려는게 아닙니다.
깔끔하게 정시를 통해 원하는 대학에 가서 무사히 졸업한 뒤, 일반적인 전형에 지원하여 공기업에 입사한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우리는 각자 나름대로의 특혜 속에서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거죠. 이게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절대적인 공정을 원하는 것인지, 자신에게 유리한 공정만을 원하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볼 기회이기도 합니다.
진짜 공정을 원한다면 자신이 누리는 은근한 특혜까지 인정할 준비가 되어야합니다.
세상은 각자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역사입니다. 지극히 자연스럽다는거죠.
굳이 공정을 명분으로 삼을 필요가 없습니다. 각자의 기득권과 기회를 지키는 건 누구에게나 주어진 권리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구태의연한 포장보다 떳떳하고 솔직한 토론 혹은 논쟁이 오갔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하지만 이번사태는 진정한 혜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서교공이나 철도공사의 사례가 존재하듯이 말이죠
상대적인 개념 아닌가요? 진정한 혜택이 있다면 가짜 혜택도 있다는 말인데 그 기준은 누가 정하나요? 머릿수로 정하나요? 친인척들이 대거 포함된 이전의 정규직화 사례의 불법성을 들 수는 있어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진정한' 혜택으로 정의한다면 우리 사회의 자잘한 혜택들을 다 꺼내서 없애야 할 겁니다. 혜택이 아니라고 주장하는게 아니라요. 그것도 혜택이고, 다른 것도 혜택이라는 얘기입니다.
공정을 말하니까 더욱이 받아들이지 못하죠.
피나는 노력으로 합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은 대우를 받는건 불공정한거죠.
일반대중들은 과정이 평등하길 원합니다.
결과가 평등해지는건 원하지 않아요.
2222
작금의 사태에 분노하는 현직자 및 대학생들 중 일부는 제가 위에 말한 채용 및 대입 전형의 혜택을 봤을 겁니다. 말씀하신 과정의 평등에 위배되는 사례에요. 과정의 평등을 원한다면 이번 사안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 이 과정의 평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극단적으로 말해서 저는 정시로 대학에 진학한 케이스인데, 재외국민 전형이나 어학 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간 사람이 이번 사태의 불공정성에 대해 분노한다면, 저 역시 너희들은 경쟁률 낮은 꿀전형으로 대학 간 주제에 뭔 소리냐고 비난할 권리가 있냐는 겁니다. 없다면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거든요. 그것도 경쟁이었다고요? 10대1의 경쟁률과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어딘가에 합격한 두 사람이 과정의 평등을 겪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지역인재는 비교할바가 아닌게 지역인재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되어 충분히 유예기간을 가졌습니다.
공기업 지방이전은 노무현때부터, 지방인재할당은 이명박때부터 이미 예고 되었고, 그때 당시 대입자들이면 이미 취준생 주연령대는 지났죠.
만약에 공기업 알바 인턴 비정규직이 7년 8년뒤에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준다고 정부가 미리 약속했더라면 모두에게 공정하게 열린 기회라 이런말 덜나왔을겁니다.
인천공항의 정규직화는 2017년부터 예고된 사항이었습니다. 지방인재할당이 이명박 때의 일이라고 눙칠 건 아닐 것이, 이미 이 정부 초기 때부터 블라인드 전형 및 지연인재 확대에 대한 반발은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같은 논리라면 이번 사태도 예상 가능했고 최소한 지금의 취준생들이 알아서 선택해서 피할 수 있는 사태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더 나아가서 이 사태는 유예기간이 길었어도 반발의 형태와 규모는 비슷했을 겁니다. 님 말씀대로 과정의 불평등이 분노의 주요 원인이라면 시기가 중요한게 아니죠. 과정 자체에 집중해서 비난하면 되니까요.
@뛰뚜루룽 그러니까 그 2017년 이란게 유예기간이 짧다 란 겁니다. 지역인재 반발의 주 원인은 지역인재 전형에 자신들은 지원할수 없으니 그런건데 그건 본인들이 그 기회를 포기한거죠. 그 기회를 안준게 아니라요.
@병아린 그 기회를 포기했다는 생각을 안 하고, 어른들이 하라는대로 공부 열심히 해서 인서울했다고 외치는 사람이 많았고 지금도 많습니다. 사실 제가 하고픈 논의의 핵심은 '공정'이라는 가치가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굴러가고는 있는지 포괄적으로 논하는 것이어서 말씀하신 부분의 포인트와는 다르다고 보거든요. 여튼 님은 유예기간의 유무가 중요하다고 보시는군요. 의견 감사합니다.
@뛰뚜루룽 네. 학교비정규직의 처우개선때도 나온 말이지만, 비정규계약직이란게 공정한 경쟁을 통해 쟁취하는 일자리라고 보기 힘든 경우가 많잖아요? 대충심사하던지, 인맥으로 들어가던지 그런경우가 허다합니다. 근데 별말 안나왔죠. 왜냐, 사소하니까요. 근데 정규직이라면 사소하지 않거든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했다면 비정규직도 공정경쟁제도에서 뽑힐 수 있는 체제로 유예기간동안 운영되고 전환했어야 된다는겁니다.
@병아린 강원랜드 사태나 KT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정규직 채용에서도 불법적인 사례가 많습니다. 개선하려면 모두 개선해야죠. 그리고 진짜 공정이라는 가치에 맞춰서 사회 곳곳의 시스템을 형평성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재정비해야할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한 공정만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문제입니다.
@뛰뚜루룽 네. 그래서 강원랜드 채용문제가 이슈가 됐었잖아요? 왜냐. 정 규 직 이니까요. 비정규직이면 애초에 이슈가안된다는거죠. 면접 점수 같은 기록이 안남으니까요.
강원랜드 걸린게 애초에 채용할때 정규직으로 채용했기때문에 걸린겁니다.
공정보단 형평성이 화두라고 봅니다
글에 언급한 지역인재, 기초수급자는 그 배려가 형평성에 맞는 거니까 넘어가는 거죠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자(여기선 서울 대학 집중화) 지역대학에 일정량의 인원을 할당하니까 약간이나마 해소가 되는 거고 기초수급자가 일반 사람과 동일한 조건에서 공부하고 시험보는 게 불가능하니까 그들의 형편을 고려해서 배려하는 거죠
형식인지는 모르겠으나 면접시험을 거치기는 하니까요
그렇다면 형평성에 맞춰서 비정규직의 완전한 정규직 전환이 아닌 정규직 시험에서 일정량의 혜택(ex-가산점)을 부여하는 게 맞는게 아닌가 싶네요
누군가는 당장의 일-적은소득, 불안정한 고용을 택한거고 또 누군가는 미래의 일-큰소득, 안정적인 고용을 택한건데 현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그 틀을 무너뜨린다고 볼 수 있죠
비정규직 중에서 근무성과가 우수한 사람을 가려서 그 사람은 바로 정규직전환, 그게 아닌 사람은 신입채용에 어느정도의 이익을 주는 게 합리적이라 봅니다
최소한 정규직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변수로 애꿎은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一切唯心造 맞습니다. 공정은 듣기 좋고 쉬운 단어라서 소환될 뿐 형평성의 문제로 접근하는게 맞죠. 각자의 사정이 다르니까요.
저의 가장 큰 우려 역시 짚어주셨네요. 정규직 전환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들(인천공항에만 국한된 케이스가 아니죠.)까지 도매급으로 묶여서 까일 이유가 없죠.
특히 정규직 관련해서는 윗분 말처럼 몇년 정도 일한 사람들에 대해서 1점 정도 가산점을 주고 공채 때 같이 경쟁하도록 해야한다고 봅니다.
근데 이 논의도 좀 해보고 싶네요. 사회인으로 살다보니 실무 경험 있는 사람이 공부 열심히 한 사람보다 쓰임새가 많다는걸 새롭게 느끼게 됩니다. 나보다 경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열심히 공부했다는 이유로 나와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다면 경력자 입장에선 섭섭하죠. 차라리 비정규직 안에서 경쟁을 시켜서 선출하는 시스템이 정착되는게 맞다고 봅니다. 다수의 분노를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려면요.
이번 정규직 전환 사태도 법률적으론 그 어떠한 하자가 없는 시스템의 일부로서 작동된 건데요?
하자가 없다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제도권 안에서 채용된 사람과 무임승차는 엄연히 다릅니다. 비교대상이 완전 잘못되었어요. 두 비교대상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하자가 있다는 주장의 근거를 먼저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뛰뚜루룽 님, 본문에 하자가 없는 시스템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없자나요. 그에대한 반박이면 그에대한 근거는 님이 대야죠
@ZinedIne Zidane 법률적으로 하자가 없으니까 없다고 하는 겁니다. 문제가 없다는 쪽이 아니라, 문제가 있다고(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는 쪽에서 근거를 가져오셔야 맞다 틀리다 인정을 하겠죠.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고용노동부가 2017년에 발표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읽어보시라고 말씀 드립니다.
@뛰뚜루룽 아...
답을 정해놓고 대화하시네요. 한쪽이 아니라 양쪽 모두의 상황을 본질에서부터 다시 보시길 바랍니다. 고생하세요
@ZinedIne Zidane 아..답은 대체 누가 정했나요. 하자가 없는데 어떻게 이유를 대나요? 길거리에서 멀쩡히 걸어가는 사람이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대보라고 하면 대체 무슨 이유를 대야 하나요? 지금의 상황도 단계적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정부의 고용 가이드라인에 해당되는 사항이고 이미 예고된 수순인데 대체 무슨 법률적 하자가 있나요? 법률가들이 이의 제기라도 했나요? 있다면 가져오셔서 보여주셔야 제 주장이 틀리다고 인정을 하겠죠.
@ZinedIne Zidane 그리고 또 하나, 양쪽 모두의 상황을 언급했는데 인터넷 여론에 있어서 정규직 및 취준생들의 입장만 있을뿐 비정규직의 입장은 현재 돌아다니는 오픈카톡짤 말고는 본적이 없습니다. 양쪽 모두의 상황을 보고 싶어도 인터넷에서는 고학력자들의 목소리밖에 안 들리네요.
윗분이 말씀하셨듯이 지역인재 채용건은 어느정도 형평성에 맞으니 불만이 있었어도 어느정도 무마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채용건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길로 갈것 같거든요
만약 이번에 정규직 전환되는 분들이 정규직에 만족하고 본인들의 위치/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큰 문제는 안될꺼라 생각하지만 혹시나 나중에, 기존 정규직들과 비교해서 '우리는 왜 이것밖에 안해주냐 우리도 똑같이 해달라' 라고 한다면 이번 정권의 가장 큰 패착 중 하나가 될꺼라고 봅니다
(이건 이미 교직쪽에서 나오고 있는 문제죠)
사실 그렇게 된다 한들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권익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고 그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다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정부의 의지로만 작동했다고 생각하지만 비정규직 노조에서 이명박근혜, 아니 참여정부 때부터 투쟁한 결과물이기도 해서 말이죠. 저는 정규직 vs 비정규직의 이권 투쟁은 당연하다고 보는 입장이라서, 저의 시각에선 정규직의 노조 활동 강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뛰뚜루룽 전 좀 다르게 생각하는데, 왜 정규직vs비정규직의 이권 투쟁이 당연한 것일까요
오히려 사측vs비정규직 구도로 가야하는게 아닐까요?
@심재원 송종국 사측vs정규직 or 비정규직 만큼이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역시 존재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상당수의 노조가 먼저 비정규직을 외면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정규직탓이라고 하는게 아니라 정규직은 그럴만 했습니다. 그것은 사측(이번 사안에선 정부 그리고 인천공항)이 그런 환경을 만들었으니까요. 저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이권 싸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겁니다. 이번 결정을 되돌릴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남은 건 서로 간의 견제와 투쟁밖에 없죠. 현실적으로 이럴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