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지지난해도 원래 대천에서 모이기로 했는데
워낙 눈이 많이 쏟아져 임교수가 급히 마련해 준 대덕 무슨 파크에 여장을 풀었는데
이번에도 날씨가 안 도와준다.
아침을 어디서 먹는 가를 두고 옥신각신한다.
결국 숙소에서 아침도 먹기로 했는데
나야 워낙 맛을 모르니 아무래도 상관했지만
두 친구가 영 불만이 많은 듯.
차를 타고 선암사로 출발.
선암사는 나로서는 세 번째다.
선암사는 조계종이 아니라 태고종이라 한다.
태고종은 대처승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
작년에 왔을 때도 한참 공사 중이더니 아직도 여기저기 공사 중이다.
대충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전통찻집 선각당에 들렀다.
1인당 오천원이면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집단의 힘으로 빈 찻집을 점령했다.
원래 같이 주는 건지 아니면 장주 입담때문인지 한과를 꽤 수북히 내준다.
차는 여러 잔을 계속 우려내서 먹는 거라며 잔뜩 먹었더니 물로 배가 부르다.
다모가 이쁘다고 여기저기서 수작들 부리더만
사진으로 보니 나이가 꽤 드신 분이었군.
난 지금도 사람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수줍음이 많으지라....
다시 이번엔 낙안읍성으로
여기도 난 여러 번 왔었는데
의외로 처음 와본다는 친구들도 많더군.
참으로 괴이한 일...
다시 이번엔 순천만 갈대숲을 보러가면서 점심을 먹는데
짝퉁어탕을 먹으러 간다더군.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음식.
먹어보니 추어탕 비슷한데 맛은 그럭저럭...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두 녀석은 배고픈지 잘도 먹더군.
여행을 즐기지 않는 나로서도 순천만 갈대밭도 세 번째 방문.
이번엔 주차료를 받더군.
애초에는 용산으ㅡ 올라 전망대를 간다더니
다들 나를 닮았는지 다리가 아프다며 입구에서 회군.
이번에는 천불천탑 운주사.
운주사는 나도 처음으로 가보는 곳.
여기저기 다양한 탑들과 불상들이 늘어져 잇지만 그냥 대충 훑어보고
다소 높은 언덕에 있다는 와불을 봤다.
바닥에 눞혀져 있는 불상 조각인데
전설에 따르면 너무 늦게 작업이 끝나 새벽에 닭이 먼저 울기에
끝내 불상을 일으키지 못했다나 어쨌다나...
이번에는 화순 금호리조트를 예약했기에
먼저 화순읍에 들러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서 놀다가 밤 12시가 넘어 숙소로 갔다.
시골은 밤이 정말 깜깜하다.
내가 탄 혼다에는 네비가 없어 앞차를 따라 간다.
한참을 가다보니 금호리조트로 가는 안내판이 나온다.
그런데 앞차는 그냥 지나친다.
서서 전화를 건다.
그런데 그냥 따라오란다.
또 다른 길이 있나?
따라 가기로 했다.
어두운 밤길을 가다보니
앞차가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이정표도 없는 좁은 길로 들어선다.
따라 우회전 했다.
2~3분 가더니 갑자기 앞차가 선다.
어 여기서 왜 서지 길을 잘못 들었나?
그런데 앞차에서 아무도 내리지 않는다.
우리도 그냥 기다렸다.
잠시 후 앞차에서 사람이 내리는데
어! 모르는 사람이다.
엉뚱한 차를 따라온 모양.
상대방이 상당히 불안해 한다.
깜깜한 밤 이상한 차가 따라와 외진 곳에서 뒤따라 차를 세우자 놀란 모양.
그제야 길을 물었다.
그길로 계속 가도 된단다.
오해가 풀려 안심하는 표정.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결국 우리가 먼저 도착했다.
밤 12시 반이 넘어 체크인을 하고
맥주를 많이 마셔서인지 화장실로 달려가 오줌을 누는데
전화가 온다.
최박사..으잉 어찌 알았지.
뒤 차가 와서야 비로소 알았다.
허이사와 정소장이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첫댓글 크크크, 한밤의 차량 미행이라
아마 그 아저씨 상당히 공포스럽고 당황했을 듯. 다섯 놈이나 타고 있는 차가 뒤를 따라갔으니...
뭔가 허전해. 사내들만 즐비하니까. 내말대로 현지에서 도우미라도 구해 같이 찍고 그래야 음양(?)이 조화를 이뤄 폼이 나지.
석양 일행이 길 잃고 헤맬 때 현회와 나,그리고 22회 이웅 선배와 함께 고사장 집에서 한 잔하고 노래방 가서 도우미 불러 신나게 놀았다.
벌이 떼로 날아 남도로 향했으나 아직 날이 스산하야 꽃을 찾지 못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