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백화점
83년 5월, 근대 유통의 불모지였던 부산에 직영 백화점을 설립,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온 ‘태화백화점’은 2000년대 연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을 정도의
건실한 향토기업이자 부산의 자존심이 걸린 유통 업체였다.
1945년부터 섬유산업을 이끌어 오던 김갑진 씨가 1962년 호황을 누리던 극장사업에
뛰어들어 부전2동 193번지에 ‘태화극장’을 개관한 것이 태화백화점의 창업으로 이어졌다.
개관 초기에는 서울의 ‘마포극장’을 제외하고 한강 이남에서 가장 수입이 좋은 극장으로
꼽혔다고 한다.
극장 수입이 늘자 사업 다각화를 구상, 1970년에 옆 자리에 최신 시설을 갖춘 태화주유소를
설립하였고 1974년에는 큰길 건너편에 부산 최초의 슈퍼마켓인 태화슈퍼마켓을 창설했다.
이후 비디오 산업이 인기를 끌며 극장사업이 사양길을 걷게 되자 1982년 20년 전통의
태화극장 문을 닫고 그 자리에 백화점 신축 공사를 시작하였다.
1982년 태화쇼핑 법인을 만든 뒤 공사비 31억 3천만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6층, 매장
면적 2천7백 평 규모의 현대식 건물을 완공, 전체를 직영 백화점으로 개점했다. 대표자는
태화극장 창업주의 아들인 김정태(金政太) 회장이었다. 부산 시민의 비상한 관심 속에
문을 연 첫날, 5천2백만 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으며 개점 이후 6개월 만에 내점 고객
3백만 명을 돌파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 후 부산 최대의 백화점을 명성을 유지하다 외환위기 직후 자금난을 비롯하여 인근에
들어선 롯데백화점과의 경쟁 등을 이기지 못한 채 부도를 맞게 되었고, 법정관리 끝에
2001년 6월 최종 파산했다. 지금은 그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고급 쇼핑몰인, ‘쥬디스 태화’가
영업 중에 있다.
[태화백화점의 마지막 모습, 2003년]
첫댓글 향토기업으로서 정말 명성이 좋았는데, 너무나 아쉽게도 볼 수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