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과보 조건Vipākapaccaya
과보 조건은 애쓰지 않으면서 고요한 상태로, 애쓰지 않고 고요하도록 도와주는 법들에 관한 것이다.
빳타나에 이렇게 나와 있다.
Vipākā cattāro khandhā arūpino aññamaññaṃ vipākapaccayena paccayo.
과보인 정신 무더기 네 가지는*1) 서로 서로 과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1) 삶의 과정에서의 무더기와 재생연결에서의 무더기를 말한다.
과보 조건은 동시에 생기는 현상들에 관한 것이다. 과보인 마음 및 함께 생기는 마음부수들은 과보 조건으로 서로서로 조건이 된다. 『청정도론』에 그것들은 ‘애쓰지 않으면서 고요한 상태로’ 서로를 돕는다고 나와 있다. 그것들은 단지 과보이며 다른 활동은 없다. 과보심의 본성은 선하게 혹은 불선하게 작용하는 선심이나 불선심의 본성과는 전혀 다르다. 과보심 및 함께 생기는 마음부수들은 “함께 생긴 조건”과 “상호 조건”으로도 서로서로 조건이 된다.
오온(정신과 물질)이 있는 세상에서, 마음은 동시에 생기는 물질을 생기게 한다. 빳타나에 의하면, 물질을 생기게 하는 과보심(전오식은 제외)은, 그 물질에게 과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오온이 있는 세상에서 입태 순간에 업은 과보심인 재생연결식과 물질을 생기게 한다. 또한 재생연결식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업에 의해서 동시에 생기는 물질에게 과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2)
*2) 출처는 “Faultless Triplet, Investigation Chapter, §428(Paṭṭhāna, Vol. I, p.169)”이고 그것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428. Indeterminate state is related to indeterminate state by resultant condition.
(a) One resultant indeterminate aggregate is related to three aggregates and mind-produced matter by resultant condition ; three aggregates are related to one and mind-produced matter by resultant condition ; two aggregates are related to two aggregates and mind-produced matter by resultant condition.
(b) At the moment of conception, one resultant indeterminate aggregate is related to three aggregates and kamma-produced matter by resultant condition ; three aggregates are related to one aggregate and kamma-produced matter by resultant condition ; two aggregates are related to two aggregates and kamma-produced matter by resultant condition ; aggregates are related to (heart-)base by resultant condition.
번역: 428. 무기법은 무기법에게 과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a) 과보인 무기 무더기 한 가지는 세 가지 무더기와 마음에서 생긴 물질에게 과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세 가지 무더기는 한 가지 (무더기)와 마음에서 생긴 물질에게 과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두 가지 무더기는 두 가지 (무더기)와 마음에서 생긴 물질에게 과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b) 입태하는 순간, 과보인 무기 무더기 한 가지는 세 가지 무더기와 업에서 생긴 물질에게 과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세 가지 무더기는 한 가지 (무더기)와 업에서 생긴 물질에게 과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두 가지 무더기는 두 가지 (무더기)와 업에서 생긴 물질에게 과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무더기들은 심장토대에게 과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두 가지 모두 업의 과보이다. 재생연결식은 삶에서 생기는 첫 번째 과보심이다. 선업의 과보일 때에는 선처에서 태어나고 불선업의 과보일 때에는 악처에서 태어난다.
선업과 불선업에는 여러 가지 등급이 있으며, 그에 따라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과보에도 여러 가지 등급이 있다. 재생연결식이 약한 선업의 과보일 때는, 아름다운 뿌리와 함께 생기지 않는 뿌리 없는 선한 과보심이고, 인간으로 태어나면, 입태 순간부터 장애인이다. 재생연결식이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아름다운 뿌리를*3) 가진 욕계 과보심일 수도 있다. 욕계 과보심도 뿌리 조건으로 조건 지어진다. 재생연결식이 불선업의 과보이면 뿌리 없는 불선 과보심인데, 그 경우에는 악처에서 불행하게 태어난다.
*3) 세 가지 뿌리는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지혜이다.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은 선업의 과보이다. 재생연결식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서, 인간으로 태어났을 때 아홉 가지*4) 재생연결식이 있을 수 있지만, 재생연결식은 본성과 강도가 아주 다양하다.
*4) 한 가지는 뿌리 없는 선한 과보심, 여덟 가지는 욕계 과보심들.
우리는 사람들의 용모가 아주 다양하다는 것을 안다. 어떤 사람들은 아름답고 어떤 사람들은 아름답지 않다. 눈의 감성물질과 귀의 감성물질 등의 감성물질들도 다르다. 육체적인 건강도 달라서 어떤 사람들은 여러 가지 병에 잘 걸리고 허약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거의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등급의 지혜를 가지고 태어나기도 하고 지혜가 없이 태어나기도 한다. 지혜를 계발할 가능성은 서로 다르다. 사람들의 재생연결식들이 그렇게 다르지 않다면, 사람들도 그렇게 다양하지 않고 그들의 성격들도 그렇게 다양하지 않을 것이다.
과보심인 재생연결식 뒤에, ‘틈이 없는 조건’, "빈틈없는 조건"과 "틈이 없는 강한 의지 조건"에 의해서, 바왕가 마음인 과보심이 따라온다. 바왕가 마음은 재생연결식과 같은 형태의 마음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인식과정들 사이에 수없이 많은 바왕가 마음들이 있는데 그것들은 모두 재생연결식과 같은 형태이다. 그것들은 특정 성향과 특정 능력을 갖추고 태어난 사람의 그러한 특성이 평생 지속하게 한다.
평생 즐겁거나 괴로운 대상들을 경험하는 인식과정들에서 업은 과보심들을 생기게 한다. 예를 들어서, 안식은 눈 감성물질을 통해서 즐겁거나 괴로운 대상을 경험하는 과보심이다. 그것은 단지 보기만 할 뿐, 대상이 즐거운 것인지 괴로운 것인지 모른다. 마음 및 함께 생기는 마음부수들은 과보 조건으로 서로서로 조건이 되며, 그것들은 애쓰지 않고 고요한 상태로 서로 돕는다.
이를 계승하는 접수 마음도 과보심인데, 이것은 또 다른 과보심인 조사 마음에 의해 계승된다. 이것은 작용 마음인 결정 마음에 의해서 계승된다. 그 다음에 아라한이 아닌 경우에는, 선심이거나 불선심인 자와나 마음들이 생긴다. 대상이 즐거운 것이면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이 생기기 쉽고, 대상이 괴로운 것이면 “성냄에 뿌리박은 마음”이 생기기 쉽다.
마음은 하나가 생기고 사라진 다음에 대단히 빠르게 다음 마음에 계승되기 때문에, 지혜가 계발되지 않았을 때, 언제 과보심이 있고 언제 선심이나 불선심이 있는지 모른다. 사고 등의 괴로운 경험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나의 과보’라는 개념으로 계속 생각하고,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과보심이 한순간뿐이고 즉시 사라지는 것임을 잊는 경향이 있다. 화를 내면서 개념들에 대해 생각하는 대신에 우리는 빠라맛타 법들에 대한 이해, 즉 하나하나가 특성이 있으며 한순간에 하나씩 나타나는 실재법들에 대한 이해를 계발해야 한다.
형색을 보고 좋아할 때 안식과 좋아함이 동시에 생기는 것 같다. 하나의 마음이 간격 없이 다음 마음에 의해서 계승되기 때문에, “틈이 없는 조건”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깨닫지 못한다. 혹은 대상에 대한 탐욕이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다. 이미 실제로 있는 것은 집착인데 안식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을 모르면 계속해서 불선을 축적할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원인과 결과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즐거운 대상들을 경험하기를 좋아하고, 경험하기를 바라는 대상들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름다운 것을 보기 위하여 물건을 사고, 즐거운 맛을 즐기기 위하여 요리를 한다. 그러나 기대하는 대로 되지 못하게 하는 어떤 일들이 생길 수 있다. 어떤 특정 순간에 즐거운 대상을 경험할지 괴로운 대상을 경험할지는 업에 의존한다. 업은 그에 알맞은 과보를 생기게 하며, 불선한 과보가 생기기에 적합한 시기가 됐을 때 우리는 피할 수 없다.
다음 순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원인과 결과에 대해서 많이 이해하고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든 잘 대응할 수 있다. 업과 과보에 대한 정견이 생길 때 그 순간의 마음은 선심이며, 즐겁지 않은 경험들에 대해서 화가 날 기회는 없다.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안식, 이식, 생각과 다른 실재들에 대해서 사띠하고 있다면, 어리석음이 점차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과보심의 순간과 선심이나 불선심의 순간을 구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첫댓글 사두사두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