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라스트 세션(Last Session)' : 신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20220316
연극이란 무엇인가? 우리의 삶의 모습을 무대에 올려 우리를 되돌아보고 삶의 충일을 기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스 시대의 연극이 민주주의의 대열에 합류하는 정치 교육의 목적으로 쓰인 이래 연극은 오늘날까지도 끊임없이 우리의 정신 세계를 고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양의 중심 문화는 그리스와 기독교, 신과의 관계이다. 서양 문화에서 신의 문제를 떠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심 환상을 깨는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갈릴레이, 찰스 다윈과 지그문트 프로이트 등의 과학자가 큰 역할을 하며 유럽의 지성인들이 신의 환상에서 깨어났지만 여전히 그 바탕에는 신이 그들의 잠재의식을 뒤덮고 있다.
무신론자 프로이트와 유신론자 루이스가 만약에 만나서 신과 인간 삶에 대하여 대화를 나눈다면 어떻게 결판날까? 이 상상의 세계를 희곡으로 집필한 작가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 그는 하버드대 정신과 교수이자 의사인 아맨드 니콜라이 교수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에 바탕하여 희곡 '라스트 세션'을 집필하였다. <루이스 vs 프로이트> 책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유신론자 루이스와 무신론자 프로이트의 대립되는 두 세계관을 고통과 행복, 사랑과 섹스, 신과 도덕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대비한 역작으로, 아맨드 니콜라이 교수가 하버드 대학생들에게 35년 이상 '루이스 vs 프로이트'에 대하여 연구하고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출판했다고 한다.
전박찬이 연기한 루이스와 오영수가 연기한 프로이트의 대결은 팽팽하면서 흥미진진했다. 죽음을 앞둔 노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현실적 사실에 근거하여 정신분석과 잠재의식을 통하여 유신론과 환상을 비판했다. 옥스퍼드대학 영문학 교수이자 작가이며 문학 비평가인 루이스는 상상과 환상의 세계를 통하여 신의 존재를 주장하며 신의 부재로 인한 삶의 빈한함을 비판하였다. 그 상상과 환상의 풍요를 음악세계와 관련하여 대조하면, 프로이트는 음악이 정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음악을 듣지 않지만 루이스는 음악을 들으며 감성의 무한한 상상을 통하여 삶의 진실과 풍요를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의 존재 여부는 각자의 세계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깨닫든지 깨닫지 못하든지 간에 우리는 모두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고 아맨드 니콜라이 교수가 주장했듯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세계관에 따라 세상을 보고 그에 맞추어 세상을 살아간다. 프로이트의 마지막 농담은 흥미로웠다. 임종을 앞둔 보험사원을 찾아간 목사와의 이야기로 보험사원은 죽음의 세계로 떠났는데 목사는 보험을 들었다는 내용의 농담이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것인가?
우리가 의지하는 곳은 상상의 신앙세계인가? 현실의 의지세계인가? 프로이트는 루이스와 헤어진 뒤 라디오 음악의 볼륨을 높인다. 그의 이성이 어디를 향하는 걸까? 그 장면 뒤로 자막이 나타난다. 프로이트의 주치의는 끝까지 프로이트와의 신의를 지켜서, 프로이트는 모르핀 주사를 맞으며 안락사한다는 내용이다. 프로이트는 "죽음의 공포와 영원에 대한 소망 때문에 종교적 세계관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주장했다. 자막의 내용이 보여주는 것은 무신론자 프로이트의 죽음관인 "죽으면 그것으로 끝", 그는 자신의 의지로 죽음을 맞이했다.
연극 '라스트 세션'의 공간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오스트리아에서 런던으로 망명한 프로이트의 서재, 시간은 영국이 대독 선전포고를 한 1939년 9월 3일, 프로이트가 루이스를 자신의 서재로 초청하여 두 사람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상황으로 설정하였다. 현실에서 두 사람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프로이트는 1939년 9월 23일 새벽 3시, 생을 마감하였다. 그는 죽음의 순간에 어떤 종교 의식도 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플레이디비(PlayDB)에 실린 '작품설명'
# 2020년 한국 초연 개막과 동시에 명품 연극 탄생의 신호탄을 알린 작품!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사로잡은 마성의 연극!
오프브로드웨이에서 2년 간 총 775회 롱런 공연 기록,
2011년 오프브로드웨이 얼라이언스 최우수신작연극 수상!
2020년 한국 초연 당시 평단의 쏟아지는 호평,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작품이 다시 돌아온다!
#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vs.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S. 루이스’
서로 다른 사상의 두 지식인의 흥미로운 만남!
20세기 가장 위대한 학자들의 가장 역사적인 만남이 성사된다!
# 전설의 두 학자가 환생한 듯한 싱크로율, 국내 최정상 배우들의 만남!
그들이 선보이는 논쟁, 그 이상의 이야기!
- 범접할 수 없는 연기력으로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배우 신구
- 대체 불가 연기력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는 배우 오영수
- 한층 더 깊어진 매력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줄 배우 이상윤
- 냉철한 분석과 카리스마로 무대를 압도할 배우 전박찬
빈틈없는 논리로 치열하게 맞서는 두 지식인의 대결.
두 사람의 지성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
4인의 독보적인 배우들이 완벽하게 해석한 캐릭터로 프로이트와 루이스가 무대 위에 생생하게 살아난다!
왼쪽에 환자와 세션을 가질 때 환자가 누워있던 페르시아 융단이 덮인 소파, 이른바 '프로이트의 소파'가 위치하고 있다.
라스트 세션 프로그램책자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1939년 9월 3일 오전, 런던. 프로이트의 서재. 옥스퍼드대학의 젊은 교수 겸 작가 루이스가 저명한 정신분석 박사 프로이트의 초대를 받고 그를 찾아온다. 루이스는 자신의 책에서 그를 비판한 탓에 불려왔다고 생각하지만 프로이트는 뜻밖에 신의 존재에 대한 그의 변증을 궁금해한다. 시시각각 전쟁과 죽음의 그림자가 그들을 덮쳐오는 와중에도 두 사람은 종교와 인간, 고통과 삶의 의미를 넘어 유머와 사랑에까지 지칠 줄 모르는 논쟁을 이어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