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얼을 찾아서(1) ‘첩지’
최근 각 TV 채널마다 사극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방송을 통해 과거의 복식문화를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비녀라든가 노리개, 가락지 등의 전통 장신구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현재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SBS 월화사극 ‘왕과 나’에서는 폐비 윤씨 역을 맡은 구혜선이 후궁의 ‘첩지’를 받기 위해 고초를 겪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는데, 과연 그렇게 오매불망하는 ‘첩지’가 무엇일까.
첩지는 조선시대 왕비를 비롯한 내외명부가 쪽머리의 가르마에 얹어 치장하던 특수한 수식품으로 가체금지령 이후 쪽진 머리를 하게 되면서부터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장식과 형태, 재료에 따라 신분을 나타내는 계급 표시이기도 하였고, 예장할 때 화관이나 족두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황후는 도금한 용(龍)첩지를 사용하였고, 비, 빈은 도금한 봉(鳳)첩지를, 내외명부는 지체에 따라 도금, 은, 놋쇠로 만든 개구리첩지를 사용하였다. 궁중에서는 항시 첩지를 사용하여 신분의 구별을 쉽게 하였고, 침실에 들 때만 풀어 놓았다. 그 밖에 사대부 부녀들은 예장할 때에만 사용하였다.
종로구 예지동에서 전통 장신구를 취급하고 있는 피닉스의 김기섭 대표는 봉황문양의 ‘옥첩지’를 소장하고 있다. 김기섭 대표는 40년 전 처음 종로 2가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보석업계에 입문했다. 김 대표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자녀 결혼이나 학비 등의 목돈 마련을 위해 집에 있는 가보나 패물 등을 가져나와 파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하며, “그런식으로 나오는 가치있는 장신구들을 비싸고 싼 것을 떠나 하나, 둘씩 모으게 된 것이 지금의 이 보물창고를 탄생시켰다”고 덧붙였다.
피닉스 김 대표는 “요새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작 우리의 우수하고 가치 있는 전통 장신구에 관심을 갖기보다 외국의 것을 더 가치있고 귀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하며, “특히 아직까지도 우리 고유 전통장신구의 역사라든가 양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또한 “앞으로도 지금처럼 우리 고유 전통 장신구의 우수한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