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들이 나온 게 햇수로는 50년이 넘었네. 내가 옛날 학교 댕길 때 즐겨 들었던 가요를 요즘 사람들이 들으면 이게 뭔 노래여 할지도 모르겠지만 왜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도 있잖은가? 이와 비슷한 의미로 영어권에서도 '옛 것이 좋은 거여(Oldies but goodies)'란 말을 쓰잖여.
뿐인가. 요즘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면 그 동안 이른바 뽕짝이라고 불리며 천시되어 왔던 트로트 가요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뭔 복고풍이랄까, 아님 너무 편안한 삶이 지겨워 옛날 죽지 못해 피죽 끓여먹던 조상들의 모습이 그리워서인지 모르겠지만...부모님 세대가 겪었던 그 피눈물 나고 힘들었던 보릿고개를 그리워한다는 게 말인지 아님, 방귀인지...홍경래의 난이 일어난 조선 후기 순조12년(1811) 극심한 가뭄 때 어느 집의 할머니가 메뚜기 뒷발에 차여 돌아가셨다는 말은 바람결에서나 들었남?
해서리 옛날 추억을 떠올리면서 유럽의 옛날 건축물 사진들을 배경으로 그 시절 유행했던 번안가요 몇 곡을 원곡(4번 곡과 8번 곡은 원곡이 아닌 리메이크 곡임)과 함께 올려본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노래들을 들으면 눈물겨운 고생으로 점철되었던 우리들의 청춘이 불현듯 떠올라 숙연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그런 어둡고 긴 터널을 헤쳐 나와 오늘을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고 봉게 우리가 고등학교 댕길 때 교장 선생님이 8번 번안곡 '사모하는 마음'을 부른 가수의 아부지였다더만. 글고 그의 어무이는 당시 금란여고 교장으로 재직하셨던 한글 궁서체의 대가 이철경 선생이었다네그랴.
1. Me T'aspro Mou Mantili(Nana Mouskouri)
-하얀 손수건(최안순)
2. Anything That's far of You(Elvis Presley)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차중락)
3. Wedding Cake(Connie Francis)
-웨딩 케잌(김윤석 & 장현성)
4. Lo Mucho Que te Quiero(Los Angels)
-더욱 더 사랑해(트윈 폴리오)
5. Adios Amore(Mocedades)
-그리워라(현경 & 영애)
6. Felicita(Albano & Romina Power)
-사랑, 행복, 그리고 이별(이용)
7. Dear John Letter(Skeeter Davis)
-보고픈 내 친구(남궁옥분)
8. I do adore her(The Walkers)
-사모하는 마음(서유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