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전 총리, BBC서 밝혀…러 우크라 침공 직전 러·영 정상 통화 내용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우측) 영국 총리가 2020년 1월 19일 독일 베를린 개최 리비야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푸틴 대통령의 좌측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2020. 1. 19.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명령 직전 나를 직접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했었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30일 방송될 BBC 다큐멘터리에서 존슨 전 총리는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이뤄진 긴박했던 러·영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존슨 총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그에게 '보리스, 나는 당신을 해치고 싶진 않지만 미사일을 쓰면 1분밖에 안 걸린다'고 위협했다고 한다. 푸틴의 섬뜩한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존슨 전 총리는 지난해 7월 각종 스캔들로 사임하기 전까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최대 지원군을 자처했다.
2022년 4월 이뤄진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의 개전 이래 첫 우크라이나 키이우 방문.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뉴스1
2022년 6월 이뤄진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의 개전 이래 두 번째 우크라이나 키이우 방문.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뉴스1
2022년 8월 이뤄진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2022년 7월 사임)의 개전 이래 세 번째 우크라이나 키이우 방문. 2022.08.24/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뉴스1 개전 이후 재임 기간에만 두 차례나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고, 퇴임 직후인 8월에도 키이우를 찾아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8월 24일)을 함께 기렸다. 지난 18일에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 계기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단장 비탈리 클리츠코 키이우 시장)으로부터 '명예 키이우시민' 칭호와 훈장을 받고, 22일 또 다시 키이우를 답방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존슨 총리 사임 이후 리즈 트러스 총리, 현 리시 수낵 총리로 정부 수장이 두 번 바뀌는 혼란을 겪었음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독일의 주력 탱크 레오파르트2 지원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자국 주력 탱크 챌린저2 지원 결정을 먼저 밝히기도 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비탈리 클리츠코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장이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에게 명예시민 칭호를 수여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뉴스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와 만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뉴스1 이번 BBC 인터뷰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전쟁을 막기 위해 나름대로 푸틴 대통령을 설득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임박했다는 전망은 없다"고 회유하는 한편, "침공을 강행하면 러시아 국경에서 나토의 영향력을 줄이긴커녕 더 확장된 나토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미사일 위협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존슨 전 총리는 "푸틴의 매우 느긋한 어조와 시큰둥한 태도를 보고 단지 나의 협상 시도에 동조하고 있었던 것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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