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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신부님은 탐정》
## 제34화 ― 「호수 위에 떠오른 흰 의자」
토요일 아침 여섯 시.
은솔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햇살이 제대 위로 조용히 번졌다.
김맑음 프란치스코 신부는 제대 앞에 서서 깊이 절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그날 독서는 두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예언자의 이야기였다.
김맑음 신부는 복음서를 덮은 뒤 교우들을 바라보았다.
“용기는 두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두렵지만 다시 한 걸음 내딛는 것이 용기입니다.”
성당 안은 고요했다.
“오랫동안 멈춰 있던 사람이 다시 시작하려 할 때, 우리는 재촉하기보다 곁에 자리를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돌아올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은 용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맑음 신부는 평소처럼 정성을 다해 성찬 전례를 집전했다. 축성된 성체를 높이 들어 올리는 그의 동작에는 서두름이 없었다.
미사가 끝난 뒤에도 그는 성작을 깨끗이 정리하고 감실 앞에서 기도했다.
제의방으로 돌아오자 박복례 마리아가 수건을 든 채 기다리고 있었다.
“신부님, 오늘 아침에는 아무 데도 안 가시죠?”
“오전 열 시에 성가대 연습이 있습니다.”
“연습이 끝나면요?”
“교우 한 분과 면담이 있습니다.”
“그 뒤에는요?”
“어머니, 제 하루 일정을 모두 확인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호수에 의자가 떠올랐대요.”
김맑음 신부가 제의를 벗다 말고 돌아보았다.
“무엇이 떠올랐다고요?”
“흰 의자요.”
“의자가 물에 빠진 것 아닙니까?”
“그냥 빠진 의자가 아니래요. 의자 위에 성가책과 봉헌초가 놓여 있는데 하나도 젖지 않았대요.”
“누가 발견했습니까?”
제의방 문이 열리며 오미자가 대답했다.
“제가 발견했어요.”
김맑음 신부가 오미자의 옷차림을 바라보았다.
오미자는 등산모자에 장화를 신고, 목에는 쌍안경까지 걸고 있었다.
“오 회장님께서는 호수에 무엇을 하러 가셨습니까?”
“아침 운동을 하러 갔죠.”
“장화를 신고 쌍안경을 들고 운동하십니까?”
“새를 관찰하면서 걸으면 운동도 되고 공부도 돼요.”
박복례가 작게 중얼거렸다.
“사건을 찾으러 다니신 거겠지.”
오미자가 못 들은 척 사진을 내밀었다.
호수 한가운데에 흰 의자 하나가 떠 있었다.
의자 위에는 붉은색 성가책과 흰 봉헌초 한 자루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김맑음 신부가 안경을 고쳐 썼다.
“성가책 표지가 익숙하군요.”
“우리 성당 성가책이에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제가 지난주에 비닐을 씌운 책과 똑같아요. 모서리를 조금 삐뚤게 잘랐거든요.”
“그것은 상당히 확실한 표시군요.”
오미자가 자신 있게 말했다.
“그래서 제가 먼저 확인하러 가보려고요.”
“어디로 가신다는 말씀입니까?”
“호수 한가운데로요.”
김맑음 신부가 제의를 옷걸이에 걸었다.
“오 회장님 혼자 가시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신부님께서 함께 가주세요.”
박복례가 한숨을 쉬며 보온병을 챙겼다.
“오늘도 아침식사는 호숫가에서 드시겠네요.”
은솔호수에는 이미 경찰차 한 대와 방송국 승합차가 도착해 있었다.
한서윤 기자는 긴 망원렌즈를 의자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도현 형사는 호숫가에 묶인 오래된 밧줄을 살펴보다가 김맑음 신부를 발견했다.
“신부님께서는 또 어떻게 알고 오셨습니까?”
“오 회장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이도현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 회장님은 어디 계십니까?”
그때 호수 한가운데서 손을 흔드는 사람이 보였다.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은 오미자가 작은 배 위에 앉아 있었다.
“신부님!”
이도현의 얼굴이 굳었다.
“오 회장님은 언제 배를 타신 겁니까?”
장태식 관리장이 빈 선착장을 가리켰다.
“제가 호수 관리인을 찾는 사이에 타셨습니다. 다행히 구명조끼는 입혀드렸습니다.”
호수 위의 오미자가 소리쳤다.
“배가 혼자 움직여요!”
배에는 노가 없었다.
그런데도 작은 배는 물살을 가르며 천천히 흰 의자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도현이 즉시 구조용 모터보트를 준비시켰다.
“신부님, 구명조끼를 입기 전에는 배에 타시면 안 됩니다.”
“이 형사님, 저는 배에 타지 않았습니다.”
김맑음 신부가 호수 한가운데를 가리켰다.
“대신 오 회장님께서 먼저 타셨습니다.”
“그 사실이 더 큰 문제입니다.”
구조요원이 오미자의 배를 선착장으로 돌려보내려 했지만, 배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끌려가듯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한서윤이 망원렌즈를 들여다보았다.
“신부님, 정말 누군가 배를 타고 의자를 가져다 놓은 걸까요?”
“배를 이용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런데 왜 노가 없을까요?”
김맑음 신부는 선착장 아래로 이어지는 밧줄을 살폈다.
낡은 밧줄 옆에는 물속으로 들어가는 가느다란 강철선이 있었다.
“배를 움직이는 데 노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도현은 구조요원과 함께 강철선을 확인했다.
강철선은 작은 배 바닥을 지나 호수 중앙까지 이어져 있었다.
장태식이 오래된 호수 관리도를 펼쳤다.
“십 년 전까지 이곳에 수상공연장이 있었습니다. 공연 장비와 배를 이동시키던 유도선이 호수 아래에 남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누군가 오래된 장치를 다시 작동시킨 겁니까?”
“선착장 창고에 수동 장치가 있습니다.”
호수 위의 배는 유도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노 없이 움직이는 빈 배의 비밀은 보이지 않는 강철선이었다.
김맑음 신부와 이도현, 구조요원이 구명조끼를 입고 모터보트에 올랐다.
오미자의 배에 도착하자 이도현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오 회장님, 이쪽으로 옮겨 타십시오.”
“조금만 더 가면 흰 의자에 닿을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 돌아가셔야 합니다.”
“구명조끼도 입었는데요?”
“구명조끼는 혼자 호수에 나가도 된다는 허가증이 아닙니다.”
오미자는 아쉬운 표정으로 구조보트에 옮겨 탔다.
흰 의자 가까이 다가가자 이상한 점이 보였다.
의자는 물 위에 직접 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수면 바로 아래에 투명한 판이 놓여 있었다. 십 년 전 수상공연장의 일부였다.
낡은 부력장치 위에 투명판을 얹어 멀리서 보면 의자만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었다.
성가책은 투명한 방수 덮개 안에 들어 있었다.
봉헌초도 유리관 속에 보관되어 있었다.
김맑음 신부가 성가책을 펼쳤다.
표지 안쪽에는 연필로 숫자가 적혀 있었다.
‘입당 329.’
‘봉헌 512.’
‘성체 166.’
‘파견 77.’
한서윤이 놀라 말했다.
“다음 주일 성가 번호예요.”
최병철 사무장이 아직 교우들에게 발표하지 않은 목록이었다.
이도현이 김맑음 신부를 바라보았다.
“이 성가 번호를 알고 있는 분이 몇 명입니까?”
“성가대 지휘자와 반주자, 최 사무장님, 그리고 저입니다.”
“네 분 중 한 사람이 의자를 놓았다는 뜻입니까?”
김맑음 신부가 연필 글씨를 자세히 살폈다.
“그렇게 단정하기에는 이릅니다.”
“누군가 성가대 연습을 엿들었을 수도 있겠네요.”
한서윤의 말에 김맑음 신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성가 번호를 몰라도 곡을 들으면 성가책에서 번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의자 다리 아래에는 작은 금속판이 매달려 있었다.
금속판에는 희미한 글씨가 남아 있었다.
‘은솔성당 호수미사 성가대.’
날짜는 정확히 십 년 전이었다.
선착장으로 돌아온 김맑음 신부는 호숫가의 젖은 발자국을 살펴보았다.
작은 운동화 자국이었다.
발자국은 물가에서 시작해 선착장 창고 쪽으로 이어졌다가 풀밭에서 사라졌다.
장태식이 말했다.
“매일 아침 같은 발자국이 발견됩니다.”
“발자국이 물에서 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바닥은 마른 흙입니다.”
김맑음 신부가 운동화 자국 옆을 가리켰다.
“신발 밑창에 호숫물이 묻어 있던 겁니다.”
“호수에 들어갔다가 나온 사람이군요.”
“아니면 물에 젖은 배 위를 걸었던 분일 수도 있습니다.”
한서윤은 카메라로 발자국을 촬영하다가 녹음 장비를 확인했다.
“이상한 소리가 녹음됐어요.”
새벽에 호수를 촬영하며 자동으로 녹음된 파일이었다.
바람 소리와 물결 소리 사이로 아주 희미한 노랫소리가 들렸다.
여성의 목소리였다.
처음에는 작고 떨렸지만, 곧 성가의 선율이 분명하게 이어졌다.
김맑음 신부가 성가책의 번호를 확인했다.
“성가 329번입니다.”
다음 주일 입당성가였다.
그날 오후, 최병철은 십 년 전 성가대 명단을 찾아왔다.
명단에는 스물세 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한 줄만 검은색 펜으로 지워져 있었다.
‘문세라 체칠리아.’
“문세라 자매님은 당시 성가대 독창자였습니다.”
최병철이 설명했다.
“십 년 전 은솔호수에서 야외미사가 있었는데 그날 이후 성가대를 그만두셨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독창을 시작하려는 순간 음향장치가 크게 울렸습니다. 자매님께서 놀라 노래를 멈추셨고, 미사가 끝난 뒤 교우 몇 분이 좋지 않은 말을 했던 모양입니다.”
“성가대 명단에서 이름을 지운 분은 누구입니까?”
“문세라 자매님이 직접 지웠다고 들었습니다.”
오미자가 뒤늦게 기억을 떠올렸다.
“체칠리아 자매라면 알아요. 목소리가 아주 맑았어요.”
“지금은 어디에 계십니까?”
“은솔시를 떠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장태식이 창밖의 호수를 가리켰다.
“호수 북쪽에 작은 수생식물원이 있습니다. 몇 달 전에 새 관리인이 왔다고 들었습니다.”
수생식물원 관리인은 마흔다섯 살의 문세라 체칠리아였다.
그녀는 김맑음 신부와 일행을 보자 온실 문을 닫으려 했다.
김맑음 신부가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문세라 자매님, 억지로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저는 성당에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돌아오시라고 말씀드리러 온 것도 아닙니다.”
문세라는 잠시 침묵했다.
“그럼 왜 오셨습니까?”
김맑음 신부가 방수 덮개에 싸인 성가책을 내밀었다.
“이 책을 돌려드리러 왔습니다.”
문세라의 표정이 굳었다.
“제가 가져간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성가 번호를 적으셨지요?”
문세라는 부인하지 못했다.
“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성가대 연습 소리가 성당 담장 밖까지 들립니다. 무슨 곡인지 듣고 번호를 찾아 적었을 뿐이에요.”
“호수에서 노래하신 분도 자매님이십니까?”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노래할 수 있으니까요.”
문세라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사람들 앞에 서면 십 년 전 그날의 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 같아요. 마이크가 울리고 사람들이 수군거리던 소리요.”
“흰 의자도 자매님께서 놓으셨습니까?”
문세라가 고개를 저었다.
온실 뒤쪽에서 백발의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문세라의 아버지 문정호 요셉이었다.
“제가 놓았습니다.”
문정호는 십 년 전 수상공연장의 시설관리자였다.
딸이 은솔시로 돌아온 뒤에도 밤마다 혼자 호수에서 노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창고에 남아 있던 수상무대와 유도선을 수리했다. 그리고 딸이 독창을 부르기로 했던 자리에 흰 의자를 놓았다.
“성가책과 봉헌초는 왜 놓으셨습니까?”
김맑음 신부가 묻자 문정호가 대답했다.
“그날 세라가 미사 때 켜려고 준비한 초였습니다. 성가책도 그날 쓰던 것이고요.”
“아버지, 왜 그런 일을 하셨어요?”
문세라의 목소리가 떨렸다.
“네가 다시 그 자리까지 갔으면 했어.”
“저는 돌아갈 수 없어요.”
“노래를 못 부르는 것이 아니잖아.”
“사람들이 들으면 또 웃을 거예요.”
김맑음 신부가 조용히 말했다.
“자매님, 누군가의 무례한 말이 자매님의 목소리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문세라는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두렵습니다.”
“그렇다면 당장 독창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성가대에 들어가지 않아도 됩니다. 맨 뒷자리에 앉아 다른 교우들과 함께 한 소절만 불러보십시오.”
김맑음 신부는 성가책을 문세라 앞에 내려놓았다.
“용기는 두려움이 사라진 뒤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두려운 마음을 안고도 한 음을 내보는 데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문세라는 오랫동안 성가책을 바라보았다.
주일 교중미사.
김맑음 신부는 제의방에서 흰색 제의를 정리했다.
성가대석에는 평소보다 한 자리가 더 마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미사가 시작될 시간이 다 되도록 그 자리는 비어 있었다.
입당성가 전주가 시작됐다.
성가대가 노래를 부르며 입당 행렬을 맞이했다.
김맑음 신부가 제대 앞으로 걸어가던 순간, 성당 뒤편 문이 조용히 열렸다.
문세라가 들어왔다.
그녀는 성가대석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맨 뒷자리에 앉아 성가책을 펼쳤다.
처음에는 입술만 움직였다.
두 번째 절이 시작되자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떨리지만 맑은 목소리였다.
앞자리에 앉아 있던 문정호가 고개를 숙였다.
그의 눈가가 붉어졌다.
미사는 차분하게 이어졌다.
김맑음 신부는 평소처럼 정성을 다해 복음을 선포하고, 빵과 포도주를 봉헌했다.
영성체 후 묵상이 끝나자 성가대 지휘자가 맨 뒷자리를 바라보았다.
누구도 문세라에게 독창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파견성가가 시작됐다.
문세라는 교우들과 함께 노래했다.
이번에는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미사가 끝난 뒤 오미자가 문세라에게 다가갔다.
“체칠리아 자매님, 목소리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이도현이 헛기침했다.
오미자가 얼른 말을 고쳤다.
“아니, 예전보다 더 좋아졌어요.”
문세라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김맑음 신부가 말했다.
“오 회장님, 오늘은 평가보다 환영 인사만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도 환영한다는 뜻으로 말한 거예요.”
“그 마음은 잘 전해진 것 같습니다.”
한서윤이 카메라를 내려놓은 채 물었다.
“신부님, 문세라 자매님께서 다시 성가대에 들어가실까요?”
“그것은 자매님께서 천천히 결정하실 일입니다.”
“그럼 흰 의자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요?”
김맑음 신부는 맨 뒷자리에서 아버지와 함께 성가책을 정리하는 문세라를 바라보았다.
“다시 노래할 용기를 낼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미자가 문정호에게 물었다.
“호수의 흰 의자는 이제 치우실 거죠?”
“네. 오늘 오후에 가져오려고 합니다.”
“그 배를 타고 가면 돼요?”
이도현이 즉시 대답했다.
“오 회장님은 배에 타시면 안 됩니다.”
“구명조끼를 입어도요?”
“관리자와 구조요원이 함께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그럼 신부님도 같이 가시면 되겠네요.”
김맑음 신부가 고개를 저었다.
“저는 오후에 환자 봉성체가 있습니다.”
오미자가 아쉬운 듯 말했다.
“사건이 끝나니까 다들 바쁘시네요.”
박복례가 사제관 문을 열며 불렀다.
“신부님, 식사 준비됐어요.”
김맑음 신부가 시계를 확인했다.
“오늘은 제시간에 먹을 수 있겠습니다.”
이도현이 웃었다.
“호수에 다른 것이 떠오르지만 않으면 말이지.”
그때 장태식이 호수 쪽에서 걸어오며 말했다.
“신부님, 물 위에 의자가 하나 더 보입니다.”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장태식에게 향했다.
장태식이 손에 든 흰색 물건을 펼쳐 보였다.
“의자가 아니라 비닐봉지였습니다.”
이도현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오미자가 말했다.
“그래도 환경을 위해 건져야죠.”
김맑음 신부가 미소를 지었다.
“그 일은 사건이 아니라 봉사로 하시면 되겠습니다.”
은솔성당에 웃음소리가 번졌다.
그날 오후 호수 한가운데의 흰 의자는 사라졌다.
그러나 은솔성당 맨 뒷자리에는 새로운 자리가 하나 남았다.
다시 노래하기 시작한 사람을 위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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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회 예고
### 제35화 ― 「경찰서에 도착한 죽은 사람의 택배」 제1부
은솔경찰서로 낡은 택배 상자 하나가 배달된다.
보낸 사람은 오 년 전에 세상을 떠난 전직 형사.
받는 사람은 이도현.
상자 안에는 은솔성당 묵주와 불에 그을린 가족사진, 그리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의 날짜가 적힌 수첩이 들어 있다.
‘7월 31일, 은솔성당에서 한 사람이 사라진다.’
이도현 형사가 김맑음 신부에게 수첩을 내민다.
“신부님, 이 글씨를 알아보시겠습니까?”
김맑음 신부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진다.
“이 형사님, 이분은 제가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발송 기록이 없는 택배.
사진에서 잘려 나간 한 사람.
그리고 밤마다 은솔성당 고해소에 걸려오는 전화.
김맑음 신부가 검게 그을린 사진을 빛에 비춘다.
“이 택배는 죽은 분이 보낸 것이 아닙니다.”
“그럼 누가 보낸 겁니까?”
“그분이 끝내 체포하지 못한 사람이 보낸 것 같습니다.”
제35화부터 제37화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3부작 강력 사건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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