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시립교향악단 제 79 회 정기연주회
2004 년 2 월 13 일
저녁 7 시 30 분 마산 MBC 아트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 5 번 ' 황제 '
지휘: 백진현 선생님
피아노 솔로: 계명선 선생님
MBC 아트홀에서 열린 마산시향의 정기 연주회가 있는 날 이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지방시향의 정기 연주회는 실제로 가보면
우리에게 기대 이상의 큰 감동을 줍니다.
오늘 또한 그러한 연주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너무 좋아했던 베토벤 선생님의 '황제 피아노 협주곡' 을 처음으로
실황으로 들을 수 있어 너무나도 가슴 벅찬 연주회 였습니다.
기다리는 사람들 2004. 2. 13, 종이에 연필, 29 × 21 ㎝
기다리는 사람들 2004. 2. 13, 종이에 연필, 29 × 21 ㎝
기다리는 사람들 2004. 2. 13, 종이에 연필, 29 × 21 ㎝
콘트라베이스를 조율하고 있는 연주자 2004. 2. 13, 종이에 연필, 20 × 10 ㎝
음악회를 기다리며 사람들의 모습들을 그려 보았습니다.
연주자들이 무대에 들어서는 그 순간까지 연습를 멈추지 않듯
저 또한 오늘 음악회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연주회가 시작되기까지
나의 손을 멈추지 않습니다.
크로키라는 것은 순간의 감각과 나의 본능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움직일 나의 손은 본격적인 드로잉이 시작되는 순간까지
계속 움직이고 있어야 합니다.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2004. 2. 13, 종이에 연필, 29 × 21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 5 번 '황제'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자신감 넘치고 당당해지는 음악이 뭐라고 물으면
당장 ' 베토벤의 황제 피아노 협주곡' 이라고 말 할 겁니다
하지만 이 음악을 그토록 내가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토록
자신감 넘치는 1 악장이 끝난 후 그 뒤로 울려 퍼져오는 2 악장은 내 마음을 너무나도
아프게 하고 그토록 안타까웠던 베토벤의 슬픔을 너무나도 애절하게 들려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황제 피아노 협주곡 2 악장은 베토벤의 음악 중 가장 슬픈 악장 중 하나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토록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음악 뒤로 이처럼 연약하고
아픈 음악이 나올 수 있을까요?
강철같은 강함과 솜털같은 연약함이 이 곡에서는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곡을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휘자님의 모습 2004. 2. 13, 종이에 연필, 27 × 20 ㎝
콘트라베이스 주자들 2004. 2. 13, 종이에 연필, 27 × 20 ㎝
2 악장이 연주됩니다...
이 때는 나도 그림을 그릴 수 없습니다.
베토벤의 슬픔이 너무나도 또렷히 들려옵니다.
그런 베토벤의 영혼을 끄집어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이해가 갑니다...
연주자의 손을 통해 살아나고 있는 베토벤의 슬픔을 나의 그림으로 노래하려 합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나도, 연주자도, 베토벤 선생님도 그 순간은 하나가 될 것만 같습니다.
마산시립 교향악단 2004. 2. 13, 종이에 연필, 21 × 29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 5 번 황제 제 1 악장
첫댓글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땐가, 한번 시향 공연 가본적있었는데요, 정말 기대이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