將軍의 恨
김명동
현충일 날 대전시 복지과 의 부탁으로 현충일 헌시를 낭송하려고 현충원으로 가면서 문득 몇 년 전 4월 19일 날 돌아가신 김복동 장군 그분이 생각난다.
새벽잠에 꿈을 꾸는 듯 요란한 천둥소리가 들려 눈을 비비며 일어나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천둥소리가 아닌 휴대폰 벨소리다.
비몽사몽으로 전화기를 들었다 “형님 초상집 안가고 뭐 하능교”
경상도 사투리가 귓전을 울린다
모임을 함께 하는 유 사장 이였다 혹시 아는 분이 돌아가셨나? 우물거리고 있는데 다시 목소리에 다급함이 있었다.
김 장군 님이 돌아가셨는데 뭐하고 있소 자기 집안 형님이 돌아가셨는데 뉴스도 못 보 았 나며 다그친다. ‘무슨 말인가’ 얼마 전까지 신문기자와 인터뷰에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으시겠다고 하시던 말씀이 신문에 실려 있었는데.
아직은 떠나실 때가 아닌데!
우리집안의 기둥으로 나라에 필요한 사람으로 남아 있어야 되시는데.
당신의 가슴에 한을 풀지도 못하셨는데.
정신을 가다듬고 확인을 하기 위해 대구 조카에게 전화를 했다 사실 이였다.
정말로 돌아가셔서 삼성병원에 눈을 감고 누워 계신다고 근래에 건강은 안 좋으셔서 집에서 요양 중이셨지만 그렇게 쉽게 돌아가실 분이 아닌데
1980년대로 돌아가 보고 싶은 기억이 되살아나 수레바퀴를 굴려보기로 하자
대구시수성구 만촌동 좁은 골목길에 빽빽하게 들어선 화환에서 국화꽃향기가 온 마을을 진동시키고 있었다. 골목안 집에 초상이 난 것이다 김복동 장군의 부친상을 당하셔서 군인들이 대문 앞에서 지키고 별 판이 달린 군용 지프차가 여기저기 좁은 골목길에 세워져있다
집안에는 여기저기 자리를 깔고 상갓집에서만 볼 수 있는 화투판이 벌어지고 있다
누가 누구인지 알 수 가없었다.
정복을 하고 별을 두 개를 단 장군 한 분이 대문을 열고 문상을 하기 위해 온 것 같다
그러나 발길을 멈추고 마당에서 자리를 깔고 화투를 치는 사람들에게 부동자세로 경례를 한다
그러자 그들은 “어 .이 장군 왔어”
“예”
“들어가서 절하고와”
별 두 개짜리 하늘의 별 따기라는 그 별 두개를 보고 말을 놓아서하는 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궁금하던 의문이 풀린 것은 바로 그들의 대화 속에서 알 수가 있었다.
“야” 김 장군 일군사령관 연락 없어?
“지금 오고 있데” 그럼 일군사령관 별 네 개?
집안은 별들의 모임장소처럼 하늘 의 별보다 많은 별들이 있었다.
그처럼 김복동 장군의 군인의 모범이고 표상이었다.
빈소에는 대통령 최규하 국무총리 신현학 그리고 친구를 쓰러트린 국보위의장 전두환의 화환이 놓여있었다
왜 그는 참 군인으로 남고 싶어 하는 김복동을 군인으로 남겨두지 안았을까?
정녕 김 장군을 적이라고 생각했는지
내가 알기로는 김 장군은 정치에 욕심이 없었다.
군인으로 육군참모총장을 마치고 국방장관을 하는 것이 그의 목표 인줄 안다
해마다 돌아가신 어른의 제사 때가되면 나를 불려 “노가다 시인 잘 되 가냐‘ 이야기를 건네며 양주로 한을 풀던 그 모습!
그 가슴에는 끝내 달지 못한 별 네 개 가 恨으로 남아 전두환 이라는 친구에게 원망의 화살을 얼마나 쏘았을까
김 장군 그는 누가 보아도 참 군인이셨다.
정치인이 아닌 군인으로 남기 위한 노력이 흐름에 역류하는 행동이 되어 군인으로 쌓은 공 든 탑이 무너지게 되면서 친구들을 마음속으로 탓하며 마시던 독주가 건강을 해치셨든 것 같았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않으시고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살아오신 참 군인!
<김복동 어록 중에서>
"이제 여러분의 곁을 떠나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조국을 위해 신명을 바치고 역사의 장으로 사라져간 선현을 따라 본인 또한 미련 없이 제복을 벗으려 합니다.
그러나 본인의 미래는 육사의 정신과 더불어 살아온 과거와 현재처럼 육사 인으로서의 명예와 긍지를 지닌 진실 된 삶이 될 것입니다
다만 지금 한 가지 간절한 소망의 있다면 그것은 여러분의 손으로 조국이 통일이 되고 임진강 북방 일대의 광활한 평원에 민족의 사관학교가 세워진다면 그때 그곳에서 백발이 성성한 본인이 여러분들의 후배들에게 화랑 대 얼의 위대성과 청백대열의 한결같은 기개를 칭송하면서 옛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동안 본인을 정성껏 보좌했던 많은 장병들과 전후방 각지에서 뜻을 같이 하여 일 해온 선배. 동기생. 그리고 후배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육사교장 퇴임식 이임사 중에서.............
전국 어디에서나 그분을 아끼던 부하들이 하는 말!
김 장군님은 정말로 훌륭한 군인이고 자상한 분이셨다고 군 생활에 있었던 일화를 이야기한다.
“나는 너를 믿는다.
얼마나 부하를 사랑하고 믿었기에 그런 말을 하셨을까?
전역하는 장병들이나 사병들을 자기자리에 세워놓고 경례를 붙여주며 눈시울 적셔주시던 여린 마음이셨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의 부하였던 것을 “자랑하던 부하들”
지금 어떤 군인이 그만큼 존경을 받았을까
그들의 가슴도 어느 하늘아래서 찢어지도록 아프겠지.
육군사관학교 교장을 친구들의 배신으로 전역하던 날 사병이 태워주던 무등 위에서 가슴아파하며 눈물 흘리셨다는 말 그때 무등을 태워드렸다는 사병을 만났다
김상호 병장 지금도 그는 김복동 장군을 하늘처럼 좋아하고 있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서울삼성의료원 으로 가는 고속버스 가 왜 그리 거북인지 강남에 도착하여 전철을 타고 삼성의료원 장례식장 501호 그곳에는 별이 떨어진 슬픔이 담겨 있었다.
사랑하는 불자 의 독경소리가 모두의 가슴속을 울리고 있었다.
여기 저기 옛날 친구 부하 후배들 보이지는 안지만 수 없는 별을 단 장군들이 김복동 장군의 마지막 떠나는 길을 아쉬워하며 눈시울을 적시고들 있었다
수많은 국회의원들의 모습들도 보인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친구이자 처남을 보내는 아픔에 내내 눈시울을 적시고 있었다
하얗게 줄서있는 국화꽃화환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그리고 그렇게도 권력의 욕심 때문에 가까운 친구 장군을 힘들게 했던 전두환 전대통령도 다녀갔단다.
그의 마음속에 친구를 보내는 마음은 어땠을까?
국회 장을 치르기 위해 떠나려는 아침 슬픔의 눈물처럼 비가 내려 하늘로 떠나는 님을 전송하고 여의도국회의사당 앞마당에 마련된 영결식장 빗속에 젖어있었다
국회의원회관 504호 마지막 떠나는 그의 국회의원 김복동이란 명패도 주인을 보내는 것이 아쉬운 듯 머뭇거리고 그의 영정에서도 아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비 때문에 밖에서 못 치르고 의사당 안으로 옮겨 마련된 영결식장 많은 의원님들이 애도하고 박준규 의장의 영결사 참 군인으로 정직한 정치인으로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말씀.
김종필 명예 총재의 노안에도 눈물이 고여 말씀을 더듬는다.
경북 청송에서 태어나 육군 중장으로 예편하기까지 30년 군인으로서 자신의 목숨을 국가에 의탁 하셨다는 말
이미 내 목숨은 50 년 전 육사에 몸담으면서부터 국가에 맡긴 목숨이라고 했고
군 지휘관시절 <나는 너를 믿는다> 구호하나로 최우수 부대를 만들었다는 말씀을 하시며 목이 메이시는 노 정치인. 장례식은 끝나고 국회를 한바퀴 돌아 두 시간의 여행 후 대전 현충원에 도착하자 빗줄기까지 멈추고 국화꽃 속에 묻힌 인자한 영정의 모습 이제 아픔과 원망 그리고 아쉬움을 남기고 참 군인으로 살다간 그를 아직도 잊지 못해 찾아오는 부하 그리고 지인들 의 참배를 받으며 장군묘역에 묻혀 이 나라 참 군인과 참 정치인을 지켜보신다.
모두들 잘하라고.............
이제는 떠나자
가슴에 담은 한
모두에게 남겨 두고
하얀 마음으로 하늘로 승천하소서.
당신의 이름을 깨끗하고 아름다음으로 남기고..............
해마다 6월6일 현충일이 되면 헌시낭송을 부탁 받고 대전국립묘지 현충원에서 시 낭송하면서 장군님의 명복을 함께 빌고 있다 그를 존경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