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FA컵을 준비했었던 것은 아니군요? 한> 그렇죠. 이게 올해부터 우리 같은 클럽들이 참가하게 된 것이니까요.
개인적으로 감독님께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하시지만 부사장님 나름대로 이 클럽에 대한 생각이 있으실 텐데요. 부> 저는 선수들한테 이런 부분을 주문합니다. 올바른 직장인이 먼저고 그다음에 여가를 즐기는 축구를 생각 하라고 이야기하는데. 지금도 현장에서 일우선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일부불만이 있는 직원들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앞으로도 클럽 팀에 대한 비전이다 뭐다를 떠나서 일을 하면서 자신이 즐기는 축구를 한다면 그건 얼마든지 회사가 지원을 하겠습니다. 그런데 어떤 선수에 대한 욕심, 대회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축구단을 운영을 한다면 회사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항상 그런 점을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해줍니다. 시합 때도 상대방 선수들을 배려하고 다치지 않게 매너를 가지고 하는 축구, 경기결과에 관계없이 경기를 주관하는 심판에 복종하는, 물론 불만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건 경기 이후에 말 해야겠지요. 그건 왜 그러냐면 이것도 어떻게 보면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사회생활의 연장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선수들에게 그러한 심성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 밑바탕이 돼야 회사 내에서도 화합하고 단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노사간의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하죠.
32강 출전 기대 많이 되시죠? 부> 저는 사실 FA컵 할렐루야랑 할 때도 물론 예선전부터 참관을 했는데 그날도 그런 얘기를 했어요. 이걸 축제로 생각하고 할렐루야하고 게임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니까 승부에는 집착을 하지 말아 달라. 물론 선수들은 어차피 시합이기 때문에 승부에 연연할 수 있습니다. 이번 32강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는 일반 직장인으로서 선수 자신들이 중,고등학교 때 선수의 꿈을 접고 입사해서 직장인이 된 이상 실업팀이든 프로팀이든 그라운드를 밟는 것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만약에 이것을 승부를 생각하고 게임을 한다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할렐루야한테 이긴 것은 운이 좋아서 이긴 거지 실력이 좋아서 이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32강에서도 아마추어답게 축제로 생각하고 하루 즐기는 것으로 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론에서 많이 주목하는데. 이 클럽 팀을 키워볼 생각은 없습니까? 부> 저희 회사는 1936년도에 만들어진 회사이기 때문에 역사는 상당히 깁니다.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규모도 작은 중소기업이고 업종자체가회사홍보나 소비재라던가 서비스 계통의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측면으로 봤을 때 아마추어 직장 축구로서 만족을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을 해봅니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올해부터 아마추어 축구 클럽 팀을 2종 클럽팀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받아 FA컵에 출전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그동안 아마추어 클럽 팀이 전국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그나마 월드컵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축구 저변 확대라는 이름아래 아마추어 클럽 팀을 ‘2종 클럽’이라 명하고 FA컵 참가를 허락하였지만 아마추어 클럽 팀은 연습할 수 있는 운동장도 없고 협회로부터 다른 컵 대회의 일정조율 받지 못한 상황에서 ‘나 홀로 축구’를 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류 부사장과의 대화에서 그나마 봉신축구클럽은 회사차원에서 여러모로 편의를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 감독님, 잠깐 앞에서 삼익악기 이야기가 나왔는데 작년 푸마 푸티리그 때도 그렇고 두 팀이 인천 최고의 라이벌이었다고 들었습니다. 한> 삼익악기 팀이 지금은 해체가 됐는데요. 팀이나 지역연고나 후배들 생각하면 해체된 게 아쉽지요. 축구만 생각했던 사람들인데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이벌 관계를 떠나서 아쉽죠.
봉신축구클럽으로서도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었다. 인천 최고의 실력을 갖춘 두 팀의 경기는 ‘더비리그’(라이벌 전을‘더비리그’라고 한다.)라 불릴 정도로 라이벌 의식이 강했다고 한다. 그러던 삼익악기 팀이 94년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해체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팀이 해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삼익악기 축구단’은 사회인 팀으로 전환하면서 FA컵과 푸마 푸티리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봉신과 함께 인천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팀으로 활동하였다.
라이벌 삼익악기 팀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봉신은 인천축구 최강이 된 것이네요? 한> 아마추어나 동호회 입장에서는 그렇게 얘기 할 수 있겠는데요. 어차피 실업이나 대학팀이 있기 때문에 인천 최고는 아니겠고. 이런 아마추어 클럽팀 중에서는 아마 인천 최고의 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천 공단리그라는 것이 있었다고 한다. 임의로 1부 리그를 삼익악기와 봉신으로 정하고, 2부 리그는 다른 공장 노동자로 중심이 된 10여개 팀을 정해서 리그를 운영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삼익악기가 해체된 상황에서 봉신은 더 이상 공단리그에 머물만한 수준이 되지 않았다. 2부 리그 팀과의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차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더 이상 다른 팀들이 봉신과 경기하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인천을 빠져나와 서울지역 아마추어클럽 팀과 타지방 원정 경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1. FA컵 32강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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