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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 (시구) | 연상되는 이미지 |
빗돌(무덤 앞의 비석) | 하정목: 빗돌은 무덤 앞에 서있는 것 아닙니까? 그럼 뭡니까? 빗돌은 바로 죽음을 의미합니다. 최윤상: 빗돌은 차가운 이미지. 이태희: 빗돌은 묘비이므로 사람들이 다소 기피하는 대상이라는 측면에서 '무관심'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
노오란 ‘해바라기’ | 하정목: 노오란 해바라기를 보면 언뜻 태양과 비슷해 보입니다. 태양은 뭡니까? 선생님!!! 태양은 무척 뜨겁고 열정적입니다. 그러므로 해바라기는 '강한 열정'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최윤상: 삶에 대한 강한 의지. 정철원: 강한 생명력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김평안: 항상 태양을 바라보는 향일성 식물이며 한 송이에 여러 꽃을 지니고 있다는 측면에서 강한 희망을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정시진: 소망에 대한 간절함이 떠올라요. 이태희: 아름다운 꽃이고 매우 크고 눈에 잘 띈다는 측면에서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이란 의미를 떠올릴 수 있었어요. |
끝없는 ‘보리밭’ | 하정목: 뭔가 풍성하고 풍부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것 같아요. 오민석: 화자가 죽어서도 자신의 강한 포부와 열망(꿈)을 꿈꾸고 싶어하는 마음을 푸른 보리밭을 통해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태희: 추운 초겨울 무렵에 파릇파릇 피어나는 보리밭이라는 측면에서 허전함을 짙은 생명력으로 채워주는 이미지가 떠올라요. |
3. 시적 화자는 지금 앞으로 다가올 ‘죽음’을 가정하고 마치 ‘유서’를 작성하듯 마지막 자신의 당부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럼 화자는 왜, 자신의 무덤 앞에 ‘차가운 빗돌(비석)’을 세우지 말고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달라고 간절히 부탁하고 있는 것일까요?
조시현: 자신이 해바라기와 같은 희망적이고 긍정적이며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인 것 같아요.
김평안: 자신은 현실적 차원의 삶에서는 죽음을 겪지만, 해바라기로 표상되는 영혼으로 영원히 남아 있고 싶다는 의미이자, 자신의 살아 생전 가지고 있던 강한 열망과 수많은 꿈들이 죽음을 초월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걸 알리려고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정철원: 자신이 죽어서도 삶에 대한 열정을 상실하지 않고 영원히 죽음을 초월해 살고 싶다는 강한 소망과 의지를 나타내려 한 것 같아요.
정시진: 무덤 앞에 비석을 세우기보다는 해바라기를 심으면 분위기도 화사해지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어서, 외롭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에요.
이태희: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가장 좋아한 꽃이자 그림의 소재로 자주 등장했던 해바라기를 화자 자신의 무덤 앞에 심어 놓으면 예술가적 열정으로 가득했던 고흐의 삶을 사람들이 떠올리고 무덤의 주인도 이와 흡사한 삶을 살았다고 인식해 주길 바라서인 것 같습니다.
4.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시적 화자’의 삶에 어떠한 공통점이 존재하는지 설명해 보세요.
정철원: 죽음 이후에도 삶의 강한 열정을 지니기를 소망하는 화자의 모습과, 화가로서 자신의 예술가적 사명과 열정을 불살랐던 고흐의 삶의 모습이 많은 부분 흡사하다고 생각해요.
김평안: 빈센트 고흐는 해바라기라는 그림의 소재를 무척 좋아했으며, 그의 유작 중에서도 주목받는 작품이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 시의 화자 또한 자신의 죽음 이후에도 삶의 열정을 상징하는 해바라기를 남기고 싶어했던 측면에서 둘은 '삶의 열정'을 죽음을 초월해서라도 세상에 남기고 싶어했다는 점이 가장 큰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송예빈: 시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푸른밭 사이로 하늘을 향해 날아 오르는 종달새를 자신의 모습인 양 바라보라는 말에 전 주목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빈센트 반 고흐는 자신의 그림을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척박한 삶의 환경 속에서도 결코 그림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잃지 않고, 높은 예술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하늘을 날아오르는 종달새처럼 자신의 꿈을 성취하려 열정을 다했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빈센트 반 고흐의 일생과 그가 남긴 그림들>
노란색을 사랑의 색으로 여겨 무척 좋아했던 빈센트는 해바라기를 유독 좋아했습니다. 해바라기는 뜨거운 햇살이 이글거리는 남프랑스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해바라기를 통해 해를 보았습니다. 태양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그를 타오르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내 가슴 속에는 끌 수 없는 불꽃이 있다. 이 불꽃이 나를 어디로 끌고 가는지 알지 못해도 더 활활 타오르게 해야 할 불꽃이라는 느낌이 든다.”라고 고백합니다. 그의 그림에서 해바라기들은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듯 힘차게 뒤틀립니다. 그의 열정적 붓놀림이 꽃잎 하나하나에서도 느껴지듯 그의 해바라기는 결코 죽은 정물이 아닙니다. 그의 가습에서 폭발하는 불꽃의 광휘 그것이 해바라기입니다. 그의 걸작으로 꼽히는 해바라기 그림 한 점이 1987년 3월 30일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3629만 2500달러에 팔렸습니다. 그가 죽은지 거의 100년이 지난 뒤의 일입니다. 이 액수는 미술 작품 판매에서는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최고의 가격이었습니다. 동생 테오가 보내주는 돈으로 필요한 그림 도구를 사고 나면 식사할 돈이 없어 “너무 오랫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한 탓에 보내준 돈을 받았을 때 어떤 음식도 소화시킬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상상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내가 돈을 받을 때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음식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돈이 없어 물감이나 캔버스를 사지 못할 때에는 데생을 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직 그림을 그리는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그는 내 작품은 내 몸이며 내 영혼이라고 말하며 동생이 보내오는 돈으로 그림을 그리니 자신의 작품을 테오와의 공동작품이라 여겼습니다. 우리 그림이라고 쓰고 그림이 완성되면 동생 테오에게 부쳤습니다. 우리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반드시 성공은 찾아오리라 믿고 너는 그 성공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한 빈센트와 테오에게, 그런 성공은 살아 생전엔 결코 지켜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더욱 비운의 화가인지도 모릅니다. -출처 <브리태니커>-
5. 각각의 ‘시적 소재에 대한 상세 설명’과 ‘시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여 다음 ‘시어’들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 보세요.
◉ 비석(빗돌)
무덤에 묻힌 사람의 이름 및 행적을 나타내거나 어떤 사적(史蹟)이나 업적 또는 사실(事實)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돌에 글을 새겨서 세우는 것.
◉ 해바라기
꽃말: 애모(愛慕), 동경(憧憬), 숭배(崇拜) / 아메리카산 한해살이로서 각지에서 심고 있으며 높이가 2m에 달하고 전체적으로 굳센 털이 났다.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길고 심장상 난형 또는 타원상 넓은 난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길이 10~30cm로서 가장자리에 큰 톱니가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
그리스 어느 연못에 바다의 신의 딸 두 자매가 살았다. 그들에게는 해진 후부터 동틀 때까지만 연못 위에서 놀 수 있다는 규율이 있었다. 그러나 그 규율을 지키지 못하고 동이 트고 태양의 신 아폴로가 빛을 발하면서 그 황홀한 빛에 두 자매는 넋을 잃었다. 두 자매는 아폴로의 사랑을 차지하려고 싸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언니는 동생이 규율을 어겼다고 말해 동생이 죄수로 갇혔다. 언니는 아폴로의 사랑을 독차지하려 하였으나 아폴로는 그녀의 마음을 알아챘다. 그녀는 며칠간 아폴로의 사랑을 애원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발이 땅에 뿌리박혀 한포기 꽃으로 변했는데 그 꽃이 바로 해바라기라고 한다.
시어 | 상징적 의미 |
빗돌(비석) | 정시진: 죽음의 의미 김선호: 죽음 |
해바라기 | 김선호: 생명(삶)에 대한 동경 양 샘: 죽음을 초극한 삶에 대한 의지와 열망, 화려하고 정열적인 사랑 등등... |
보리밭 | 정시진: 생명력과 싱그러움 양 샘: 푸르른 생명력 |
노고지리 | 정시진: 상승적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측면에서 자신의 꿈에 대한 강렬한 열망 김선호: 자신의 꿈에 대한 열망 |
6. 시적화자가 ‘삶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여러분 나름대로의 생각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비평(평가)해 보세요. ‘비평’을 할 때는 반드시 근거를 갖추어야 합니다.
정시진: 죽어서까지 정열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은 좋지만 어느 한편에서는 죽음을 부인하는 것 같아 죽음의 순간에서조차 자신의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죽음은 삶의 마지막이므로, 그 당사자가 바라는 대로 모든 뜻이 행해져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시적 화자가 삶과 죽음을 대하는 이러한 태도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최윤상: 저는 죽음에 과 삶에 대해서 시적화자와 같이 많은 무게를 두고 싶진 않아요. 그러한 것들을 생각하지 말고 인간은 현재의 삶을 치열하고 충실한 태도로 살아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 이 시처럼 자신의 삶을 깊이 있게 성찰해 보고 나의 비명을 써봅시다. (모방시의 형태로 작성해도 됩니다.)
<상사화의 비명- 농부 J를 위하여>
-정시진 작-
나의 무덤 앞에는 그 누구도 찾아와 절을 하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발그레한 상사화들을 심어 달라.
그리고 상사화들 곁에 수많은 소나무들을 보여 달라.
발그레한 상사화는 늘 가슴 애려하던 아픈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소나무들 곁으로 걸어가며 왁자하게 지껄이는 이들이 있거든 놓지 못할 나의 그리움이라고 생각하라.
<나의 비명>
-김선호 작-
비석 안에 나의 유서를 넣어 달라.
그리하여, 내 후손이 내 유서를
오래동안 기억하도록...
나의 비석에는 한 점의 얼룩도
남기지 말아 달라.
얼룩 대신 작은 손거울을
비석에 올려 달라.
비석 위에는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을 써 달라.
그 시는 내가 삶 속에서
반드시 해야 했던 것이라고 여겨라.
화려한 제사 대신
작은 눈물 한 방울 흘려주어라.
눈물 한 방울은 내가 삶 속에서
간절히 바랐던 것이라고 여겨라.
마지막으로 나의 무덤 위에
작은 들꽃 하나를 심어 두어라.
그 들꽃은 내가 죽은 후에
너희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고 여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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