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우와 함께 포천 석우 석실 탐방
2005년 11월 21일
인터넷 상에서 자주 왕래를 하던 미석님께서 어느날 문득 포천에 있는 석우가 석실을 꾸며 놓았다고 하는데 함께 가서 구경하지 않겠느냐고 하신다. 이젠 단풍도 다 떨어져 가을의 마지막을 치닫는 계절은 더욱 쓸쓸하게 하여 어디런가 떠나게 한다. 수석을 좋아하는 우리가 석우와 함께 또 다른 석우의 석실을 방문한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떠나고 싶을 때 어디런가 떠날 수 있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다. 만사 제쳐놓고 함께 갈 것을 약속하고 토요일 11시 약속 장소인 수유역으로 출발하였다.
수유역은 필자가 있는 곳에서 반대편으로 아주 먼 곳이라 용혜원의 시집을 한 권 가방에 넣고 전철을 탔다. 미아리에 올쯤에 미석님에게서 전화가 와 지금 어디쯤인가 물으며 4번 출구로 나오라고 하신다. 포천으로 가는 시외버스 정류장 앞에서 미석님을 반갑게 만났다. 미석님은 묘령의 여인과 함께였다. 수석을 배우는 후배라고 하며 석맥회 탐석시 한번 동행한 적이 있다고 하신다. 뜻밖에 한다리 건너 묘령의 여인과 가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포천행 버스는 출발을 하고 묘령의 여인과 미석님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하며 석담을 나누며 포천으로 향했다.
약속 장소에 포천 석우 준석님께서 왜곤을 몰고 마중 나오셨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석실을 향하여 가다가 슈퍼에 들러 고기와 술을 사 갖고 다시 출발 하였다. 석실이 해룡산 부근에 있다 하니 해룡은 바다의 용인데 내륙지방에 무슨 해룡 산이 있는가 의아했는데 진짜로 있다고 한다. 거의 도착할 때쯤에 해룡 수퍼도 보이니 해룡 산이 있기는 있나 보다. 해룡석실에 들르니 김여사께서 나오셔서 먼 곳에서 온 객들을 반갑게 맞으신다. 석실 안으로 들어가니 하우스를 나무로 튼튼히 잘 만들었고 고가구와 함께 수석도 잘 진열되어 있었다.
해룡 석실 전경
더운 여름은 쉬면서 근 1년에 걸쳐 해룡님께서 혼자 만드신 것인데 앞으로 황토 흙 작업을 더 하신다고 한다. 진열된 수석들을 보니 예전에 보아서 눈에 익은 수석들이 많았다. 석실의 한쪽은 아직 내부 진열이 미완성인데 미석님의 석실을 위한 여백인 가보다. 안에는 나무를 때는 잘 만들어진 난로가 있는데 위에서는 고기를 구울 수도 있고 고구마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장치도 되어 있다. 그곳에서 우리는 삼겹살을 구워 먹기도 하고 갓 담근 김장 김치에 식사를 하기도 하고 고구마와 시골에서나 맛 볼 수 있는 별식들을 먹었다. 해룡님은 한동안 술을 드시지 않았는데 멀리서 석우들이 찾아와 반가움에 함께 술을 권하거니 받거니 하셧다. 한참 이야기가 무르익는 중에 미석님께서 밖에 집 주위에 돌을 쌓아 놓은 곳이 있는데 그곳을 안내하시며 한 3점 정도 탐석을 하라 권하신다.
묘령의 여인과 김여사님
우리 돌에 대한 욕심이 어디까지인가. 아마도 완벽한 돌을 탐석할 때까지는 계속될 것이다. 예기치 않은 권유이지만 누가 수석을 마다할 것인가. 안에 더워서 웃옷을 벗어 놓았었는데 웃옷을 챙겨 입으려니 그냥 다녀오란다. 그래야 탐석을 빨리 끝낸다고... ~ㅎ. 필자는 왜 그런지 몰라도 이상하게 멍석 위에서는 탐석이 잘 되지 않는다. 한참을 고르다 없어서 그냥 소품 두 점을 갖고 들어갔다. 나중에 미석님께서 갈 때 한 점 챙겨주셨다. 캄사.^^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준석님께서 해룡 산이 좋으니 함께 가보자고 하신다. 조금 무료하기도 하여 준석님과 둘이서 해룡 산으로 올라갔다. 포천은 이제 단풍은 모두 떨어지고 거의 초겨울 같은 분위기다.
해는 산 꼭대기에서 곧 밑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다. 계곡으로 오르는 길에 갈대가 높고 중간에 오르니 계곡의 작은 폭포가 나온다. 해룡님과 필자는 그곳에서 기념사진 한 장씩 찍었다. 더 올라갈 수는 있었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 다시 석실로 돌아갔다. 아까부터 석실을 방문하겠다는 미석님의 동생 분이 도착하였다고 마중을 나가야 한다고 한다. 거의 5시라 필자는 가야 할 길이 멀어서 마중 나가는 차편에 먼저 가겠다고 하였다. 그곳 해룡 산에서 의정부 역까지 버스로 와서 전철을 타고 집에 왔다. 포천의 해룡 산의 추억과 해룡석실의 추억과 석우들과 또 하나의 추억을 그렇게 만들었다.
해룡석실 내부 모습
해발 661의 해룡산 단풍과 억세 풍경
햬룡 계곡의 조그마한 폭포
해룡 계곡에서 준석님 기념 사진
첫댓글 옛추억이 물씬 풍기겠내요 잘보고 갑니다 그여인은 누구십니까
ㅎ.~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수석을 좋아하시는 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