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9월에 공무원생활 시작하고 세월 흘러 어느덧 35년.
공교롭게도 올해 같은 9월에 공직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서울시에서 14년, 그리고 SH공사에서 21년
기쁘고 슬프고 즐거웠고 아파했고
그리고 가끔씩 찾아왔던 가슴 벅찬 성취감
24세부터 58세 까지의 愛憎, 喜悅 그리고 悔恨이 가득했던 인생 격동기
세월은 참으로 빠르게 흘러가 버렸습니다.
“漢文의 生活力”이라는 책속의 내용입니다.
“부처라 할지라도 나이를 먹습니다. 하물며 보통사람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어차피 나이를 먹는 것이라면, 쓸데없는 저항은 그만두고 아름답게 늙고 싶습니다.
봄날의 벚꽃도 아름답지만, 가을의 낙엽도 맛이 있습니다.
나이는 먹지만 늙지 않고, 하루하루 앞을 바라보며 살아간다는 것,
그런 삶의 방식을 한문에서는 “炳燭之明(병촉지명)”이라 합니다.
인생의 미묘한 그림자는 아침이나 대낮의 눈부신 빛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저녁 무렵 등불로 비추어야 비로소 보입니다.
실제로 인생론에 관한 명저의 대부분은 저자들이 만년에 쓴 것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병촉지명”은 아침 해보다 밝다 할 것입니다.”
옛날 도연명은 30년간 속세의 생활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며
“오랫동안 새장에 갇혀 있다가 비로소 自然으로 돌아간다”고 기뻐합니다.
그러나 35년 공직생활을 마친 나에게는 도연명처럼 돌아갈 田園이 없습니다.
그 시절에는 30년 정도 일을 하면 충분히 오래 일을 한 것이고
물러나면 자연과 더불어 살며 고단함을 달래도 누가 뭐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는 나는 불행하게도
35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감히 물러나서
“밭 갈며 일하고 숲속에서 고단함 달래고 싶은 退耕還林의 꿈”은 한낱 꿈으로
여겨야 하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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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歸田園居”
少無適俗韻 性本愛丘山 誤落塵網中 一去三十年
(소무적속운 성본애구산 오락진망중 일거삼십년)
젊어서부터 세속풍습 맞지 않았고 천성은 산과 언덕을(자연) 사랑하였거니
티끌망 속세로 잘못 떨어져 삼십년이 일거에 지나가 버렸구나
羈鳥戀丘林 池魚思故淵 開荒南野際 守拙歸園田
(기조연구림 지어사고연 개황남야제 수졸귀원전)
떠도는 새는 옛 수풀 그리워하고 고기도 놀던 못을 생각하나니
남쪽 끝 한곳을 일구어 시골에 온 내 본성을 지키려 한다
도연명은 그리고 다음과 같은 한가로운 고향정경을 펼쳐놓는다.
여덟 아홉 칸 초가집 한 채 / 그리고 집에 딸린 텃밭 여남은 이랑
집 뒤켠 처마 덮은 느릅나무 버드나무 / 집 앞에 늘어선 복숭아 자두나무
가물가물 보이는 먼 人家 / 굴뚝엔 연기 솔솔 피어오르고
동네 뒷골목엔 개 짖는 소리 / 뽕나무 꼭대기엔 닭 우는 소리
집앞 뜰에는 번잡한 일 하나 없고 / 텅 빈 방안은 오히려 한가로움 더해주네
오랜 동안 새장 속에 갇혀 있다가 비로소 다시 자연으로 돌아왔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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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창설 때부터 몸담아 온 지난 21년
참으로 행복하였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더욱이 개포동 사옥 건립에 참여했던 일과
이곳 가든파이브에서의 지난 일들은
뒤돌아보면 너무도 큰 보람과 성취감을 주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커다란 임무를 선뜻 맡겨주셨던
SH공사에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비록 몸은 SH공사를 떠납니다만
가든파이브 활성화라는 업무는 안고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받은 은혜를 갚는 일은
가든파이브 활성화에 盡力을 다하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SH공사와 함께 했던 지난 세월 참으로 행복했던 나날들 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멋들어지고 대단한 SH공사 !
SH공사와 그 식구들을 사랑합니다,
새로운 일터, 가든파이브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SH공사 임직원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
안녕히 계십시오 !
2009년 9월 11일
朴 昞 玉 拜上
첫댓글 35년 강산이 3번반 바뀌었네!!!, 오랜시간 무탈하게 열심히 공직생활을 마치고, 가든화이브 라는 또다른 공직생활을 하게된 친구 대단하고, 자랑스러워!!!, 다시 시작하는 일이 힘들고 고단한 일이라도,잘 헤처나가, 가든화이브가 활성화 되리라고 믿네!! 친구 건강하고 홧팅.....
대과 없이 마침을 축하! 그리고 새로운 직장 사장 취임도 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