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후 재활운동
달리기 중에 당한 부상으로 고생하다가 진료실을 찾아오는 주자들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1천 시간 달릴 때마다 4개 정도의 부상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일주일에 5∼10시간을 달린다면 1년에 5백 시간을 달릴 수 있으며, 이런 주자는 1년에 한두 번의 부상을 경험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부상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잘못된 훈련과 부상 병력이다. 1년 이내에 부상을 당한 병력이 있는 주자의 60%가 1년 이내에 다시 부상을 당한다고 한다.
부상자 60%, 1년 내 다시 부상
달리기 부상은 주자로 하여금 좋아하는 달리기를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그런 주자들에게 달리기 대신 지금까지의 체력을 유지하고 회복을 촉진시키는 대체 훈련을 하도록 조언하지만, 대체 훈련을 하는 주자들은 많지 않다.
부상당한 주자들은 이제나 저제나 노심초사하면서 쉬다가, 나았을까 확인하기 위해 부상 전의 기분좋은 속도로 갑자기 달리다가 오히려 부상이 악화되거나 회복이 더디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대부분의 달리기 부상은 과사용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몸이 그런 무리한 사용에 따른 후유증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히 여유를 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달리기를 못 하는 동안에는 몸에 체중이 실리지 않는 편안한 운동으로 현재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훈련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달리기를 못 하는 데서 오는 권태감이나 좌절감에서 벗어나 회복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회복기에 부상 악화를 방지하고, 근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에는 대체 훈련과 서킷 훈련이 있다.
달리기 대신 다른 훈련을 해야 하는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날씨나 계절적 변화, 시설이나 장비의 가용성, 부상 등의 경우다. 이런 상황에 접하면 대부분의 주자들은 대체 훈련을 한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우면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가장 흔한 대체 훈련의 한 예이다.
대체 훈련이란 달리기 같은 체중 부하 운동량을 줄이는 대신 체중 부하가 되지 않는 훈련을 통하여 달리기에 필요한 근력·지구력·유연성·균형성 등과 같은 체력 요소들을 강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현재의 유산소성 훈련 상태를 유지하면서 체중 부하를 많이 받는 관절·근육·건(腱·힘줄)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여서 부상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달리기에서 정상적으로 받는 충격을 피하게 함으로써 몸이 만들어지는 동안 달리기에 필요한 근육·인대·건·뼈·관절들에 간단한 휴식을 주는 것이 대체 훈련이다.
동일한 움직임이 반복되는 달리기와 달리 대체 훈련은 여러 각도와 자세에서 근육이 움직이기 때문에 근육의 균형감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달리기 기술 향상이나 달리기를 위한 몸 만들기에는 부적당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대체 훈련이 달리기를 위한 기량 향상이나 몸 만들기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대체 훈련은 달리기와 관련 있는 기술을 사용하지만 않는다면, 어떤 운동이라도 관계없다. 체중 부하 관절의 연골에 만성적인 과부하가 있는 사람은 대체 훈련으로 전신 컨디션을 개선시키면서 관절을 보호할 수 있으며, 피로골절에서 회복되어 다시 운동에 복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다.
여러 가지 대체 훈련이 가능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훈련시 본운동의 에너지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근육을 사용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과사용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주자들이 할 수 있는 대체 훈련으로는 자전거타기와 수영장에서 달리기 등이 있다. 한 주에 1∼2회 자전거타기와 수영과 같은 비체중 부하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저항의 무게 운동을 하면 실제적으로는 인터벌 훈련, 유산소성 혹은 무산소성 훈련을 계속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근지구력과 파워는 근력 훈련만으로도 증가된다. 지구력 훈련에 의한 유산소성 능력은 근력 훈련을 한다고 해서 감소되지 않기 때문에 대체 운동시 기량 감소에 대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그 외에 스키, 인라인 스케이트, 플라이오메트릭 훈련도 훌륭한 대체 훈련이 될 수 있다.
서킷 훈련은 본격적인 달리기를 위한 훌륭한 재활 운동이며, 체중조절 효과도 뛰어나다. 기동성과 근력·지구력을 강화시키고, 전반적인 체력과 컨디션, 체중과 배 둘레를 줄이는 데 너무 좋은 운동이다.
서킷 훈련은 시간 제한을 두고 각 운동 사이에 적절한 휴식기를 가지면서 일련의 연속 운동으로 이루어진다. 가장 흔한 것이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스쿼트(쪼그려앉기), 턱걸이와 런지 등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팔굽혀펴기(30초, 할 수 있는 한 많이)→휴식(30초)→스쿼트(30초, 할 수 있는 한 많이)→휴식(30초)→턱걸이(30초, 할 수 있는 한 많이)→휴식(30초), 이것을 반복하여 실시하는 것이다.
대체 훈련처럼 달리기에 직접 사용되는 근육들을 다른 각도와 자세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근육들을 쉬게 할 수 있으며, 균형감을 회복시키고, 전반적인 체력을 강화시켜서 부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달리기에 안 쓰는 근육 단련
인터벌 훈련처럼 완전히 개인적인 훈련으로, 자신의 수준이나 희망에 맞춰서 부위별로 변경시켜 실시할 수 있다. 근력·지구력·민첩성·속도·기량향상·체중조절, 또는 다른 체력 조건에 맞게 변경시켜 실시할 수도 있다. 달리기처럼 아무 데서나 실시할 수 있으며, 값비싼 장비나 기구가 필요없고, 세트와 세트 사이에 소비되는 시간이 적어서 시간적인 면에서 효율적이다. 두 사람이나 그 이상의 단체로도 가능한 훈련이다.
필자의 경우 야외나 아파트 계단에서 각 훈련을 실시할 경우 운동 사이에 30초간 휴식하는 대신에 200∼400m를 편하게 달리고 다음 훈련으로 넘어가거나 마지막에 전력 질주 항목을 추가한다. 7층 계단을 천천히 가볍게 걸어 내려갔다가 전력으로 뛰어 올라오는 것을 훈련 사이의 휴식 시간에 넣는다.
서킷 훈련이 체력 발전을 위해 이상적인 운동이긴 하지만, 시간 제한이 있는 훈련의 본질상 자기도 모르게 자신을 닦달하여 근육통이나 관절통 같은 부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게 해야 하며, 처음에는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 다른 운동처럼 우리 몸에 익숙하고 적응이 될 때까지는 몇 번의 적응기를 거쳐야 한다.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며, 스트레칭을 포함한 준비운동 없이 바로 훈련에 들어가면 절대 안 된다. 서킷 훈련은 달리기와 전혀 다른 종류의 운동 형태이기 때문에 우리 몸이 그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해야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다.
부상을 입었다고 그냥 쉰다면 부상은 회복되겠지만, 그동안 애써 만든 근력을 포함한 체력 요소들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달리기를 시작하는 순간 다시 부상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런 경우 자신에게 맞는 대체 훈련과 서킷 훈련을 계획하여 적절하게 하는 것이 회복을 앞당기고, 본격적인 달리기에 더 빨리 돌아갈 수 있으며, 평소의 부상 예방에도 필수적임을 잊지 말자.
글·이동윤 부산대 의대와 연세대 보건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청와대 의무실장과 국군 서울지맏늉?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이동윤 외과의원 원장으로, 달리는 의사들과 아시아마라톤의사연맹 회장도 함께 맡고 있다. 풀코스 1백여회를 완주했으며, 최고기록은 3시간17분대다.
이동윤 원장 기자
김정미 사진 기자. 포커스 마라톤
첫댓글 필독했음...^^
저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