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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道家) 입문 3
"오행은 어디에서 나왔습니까?"
"오행도 태극에서 나왔지.
자네는 세상의 온갖 지혜가
다 어디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나?"
"인간의 생각입니다."
"인간의 생각? 물론 그렇겠지만
그 이전에 있어야할 것이 무언가 보세.
시 한 수를 읊는 데도영감이라는 게 필요하네.
하나의 태극에서 만물이나왔다면
바로 그 만물에 하나를 나타내는 상이 있을걸세."
"그걸 물상(物象)이라고 하지.
물상은 곧 하늘의말씀일세.
하늘은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지."
"천문, 지리 같은 것입니까?"
"그렇다네. 태호 복희씨가 있었네.
지금으로부터 오천 년 전이었지.
세상의 이치를 알려고 집을나섰네.
나무가 자라고 풀이 자라고 구름이흘러다니는
들판으로 나갔지.
그는 물상을 두루살피면서
그 속에 숨겨 있는 하늘의 비밀을찾아내려고 했지.
그러다가 황하까지 가게 되었다네.
황하에서 흐르는 물을 보던 중
우연히 용마(龍馬) 한마리를 보았다네.
용마인지 뱀인지 그건 중요한 게아니네만
머리와 꼬리를 사리고 있는 모양을 보고는
그 유명한 하도(河圖)를 발명했다네."
"그러고 보니 하도는
짐승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형상입니다."
그러니까 그러한 물상에서 천기를 읽어낸 거지.
자, 하도를 보세."
보게. 이걸 보고 있으면 뱀이나 도마뱀이 연상되지않는가?
복희는 여기에서 태극을 발명해내었다네."
"하도가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
"하도는 오행의 상생(相生) 원리를 밝혀낸 것이네.
우주가 창조되는 과정이 이 그림 속에 그려져 있지.
이 그림에서 수(數)도 생겨나고 음양이 나오고 오행이나온다네.
천수(天數)는 1, 3, 5, 7, 9로 나가서양(陽)을 이루고,
지수(地數)는 2, 4, 6, 8, 10으로나가서 음(陰)을 이룬다네.
천수와 지수가 변화해가는모양이 곧 태극이네.
이걸 보게."
천수 1, 3, 5, 7, 9를 합하면 25인데
여기에서 그본체인 1을 빼면 24가 된다네.
이것이 태양의 24가지기운이니 무엇인가?"
"24절기입니다."
"그렇지. 지수 2, 4, 6, 8, 10의 합은 30으로
태음인 달의 날수인 30일이 되었다네.
그 천수와지수를 합한 하도의 수는 모두 55가 되는데
이것을 선천수(先天數)라고 하네."
"오행은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하도를 이루는 힘의 원천인 5와
5의 다른 모습인 10을 토(土)라고 한다네.
이 토가 처음 생(生)한 것이천수로는 1이요,
장(長)한 것이 3이요, 성(成)한 것이5요,
멸(滅)한 것이 7이네.
그리고 이 토가 처음 생한지수로는 2요,
장한 것이 4요, 성한 것이 6이요, 멸한것이 8이라네.
천수의 생 1은 지수의 성 6과 짝이되어 수가 되고,
천수의 장 3은 지수의 멸 8과 짝이되어 목을 이루고,
천수의 성 7은 지수의 생 2와 화를이루고,
천수의 멸 9는 지수의 장 4와 금을이룬다네."
"그래서 복희는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의
상생의 이치를 알아내어 태극을 발명해내었던것이군요."
"그러나 세상은 창조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지.
창조되었으면 파멸의 원리도 있을 것이 아닌가.
복희로부터 천 년이 지나 순임금에게서 왕위를이어받은
하(夏)의 우(禹) 임금이 낙수(洛水)라는강에 갔네.
낙수에 간 사람이 우가 처음인 것은아니었지만
우만이 필요한 물상(物象)을 볼 수있었네."
"거북이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네. 거북이 등을 본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우 임금에 이르러서야
비로소낙서(洛書)가 발명된 것이네.
이 그림을 보게."
북창은 책에 그려진 그림을 손으로 짚었다.
"하도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천지가 돌아가는
창조의 원리인데 반하여
낙서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돌아가는
파괴의 원리를 보이고 있네."
"상극의 원리는 어떻게 보입니까?"
"토극수(土克水)하여 1이 되고, 수극화(水克火)하여
7이 되고, 화극금(火克金)하여 9가 되고,
금극목(金克木)하여 3이 되고, 목극토(木克土)하여
5가 되는 것이네. 이렇게 양수가 나오고
그사이사이에 6, 2, 4, 8의 수가 끼어 있는 것이지."
"그런데 수의 이치가 하도와는 많이 다르군요."
"그렇다네. 이걸 보게. 이게 '마방진'이라는 건데
기묘하지 않은가?"
북창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렸다.
"가로, 세로 어디에서 더해도 합은 15가 나오는데
이걸 마방진이라고 한다네.
15수는 천도 변화 24절기의 한 마디인
15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오행이세 번 생(生), 장(長), 성(成)하는 이치이지.
낙서의수는 모두 45인데, 일년 360일이라는,
태양이 그리는 원의 8분지 1로 8괘 중 한 괘에 해당한 수라네.
하도수 55와 낙서수 45를 합하면 100이 되는데
하도는체(體)요, 낙서는 용(用)이라네."
"북창 선생님, 하도에서 태극과 오행의 상생이나왔고,
낙서에서 오행의 상극이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오행 하나하나의 뜻을 풀어주십시오."
북창은 이어서 오행론(五行論)으로 이야기를옮겼다.
"나는 오행을 하늘에서 땅으로 날아드는 빛에서찾았다네.
햇빛이 해가 뜨면 날아드는 것이라지만
사람의 눈이 보지 못하는 것이 있을 것이네.
그렇지않고서야 똑같은 햇빛을 받고서도
열매가 저마다
모양도 다르고, 맛도 빛깔도 다를 수 있겠는가.
소리도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게 있고, 들을 수없는 게 있다네.
이게 도대체 무슨 이치인가."
"개나 박쥐가 사람은 전혀 느끼지도 못하는데
벌써 알아듣고 마구 짖어대거나
깜깜한 동굴을 잘 날아다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지함이 북창의 이야기를 긍정하듯 말을 받아주었다.
"햇빛이 비쳐야만 사물의 빛깔이 드러나고,
햇빛이사라지면 빛깔도 사라지니
정녕 햇빛 속에 이런
색깔들이 숨어 있다고 해야 할 것일세.
하기사 기(氣)를 본 사람이 누가 있으며,
바람을 본 사람이누가 있는가.
목기(木氣)는 새봄에 만물이 처음일어서는 생(生)의 기운이고,
화기는 한여름에 무럭무럭 자라는 장(長)의 기운이네.
금기(金氣)는가을날에 토실토실 결실을 하는 염(斂)의 기운이고,
수기(水氣)는 겨울의 휴식으로 드는 장(藏)의기운이네.
목화(木火)와 금수(金水)를 잇는 것이 바로토기(土氣)이니
이 토기가 참으로 묘한 것이라네.
목화가 양이고, 금수가 음인데 토는 바로 그 중간의기운을 띠고서
오행의 전체 운기(運氣)를조절한다네."
"사람에게도 오행이 나타납니까?"
"그렇다네. 성씨별로 나뉘는 것이 있는데 이걸보게나.
여기에 내가 적어놓은 것이 있네."
북창이 적어놓은 책에는 성씨가 오행으로 잘 분류되어 있었다.
지함은 그것을 하나하나짚어보았다.
금성(金姓):서(徐), 황(黃), 한(韓), 성(成),
남(南), 유(柳), 신(申), 안(安), 곽(郭), 노(盧),
배(裵), 문(文), 왕(王), 원(元), 양(梁), 방(方),
두(杜), 하(河), 백(白), 양(楊), 편(片), 경(慶),
장(張), 진(晋), 소(邵), 반(班), 음(陰), 장(蔣)
목성(木性):김(金), 박(朴), 조(趙), 최(崔), 유(兪),
홍(洪), 조(曺), 유(劉), 고(高), 공(孔), 차(車),
강(康), 염(廉), 주(朱), 육(陸), 동(董), 노(虜),
주(周), 연(延), 추(秋), 고(固), 정(鼎), 간(簡),
화(火)
수성(水性):오(吳), 여(呂), 우(禹), 기(奇),
허(許), 소(蘇), 마(馬), 노(魯), 야(也), 여(余),
천(千), 맹(孟), 변(卞), 상(尙), 어(魚), 경(庚),
용(龍), 모(牟), 모(毛), 남궁(南宮), 황보(皇甫),
선우(鮮于), 동방(東方), 고(皐), 매(梅)
화성(火性):이(李), 윤(尹), 정(鄭), 강(姜),
채(蔡), 나(羅), 신(愼), 정(丁), 전(全), 변(邊),
지(池), 석(石), 진(陳), 길(吉), 옥(玉), 탁(卓),
등(鄧), 설(薛), 함(咸), 구(具), 진(秦), 당(唐),
선(宣), 단(段)
토성(土性):송(宋), 권(權), 민(閔),
임(任), 임(林), 엄(嚴), 손(孫), 피(皮), 구(丘),
도(都), 전(田), 심(沈), 봉(奉), 명(明), 감(甘),
현(玄), 목(睦), 구(仇), 동(童), 공(貢), 도(陶),
(牛), 염
오행을 나타내는 것을 여러 가지로 나누어 보겠네.
우선 별로 나누면 목은 목성, 화는 화성, 토는 토성,
금은 금성, 수는 수성일세.
짐승으로 보면 목은 청룡(靑龍), 화는 주작(朱雀),
토는 구진(龜辰), 금은 백호(白虎), 수는현무(玄武)라네.
또 맛으로 나누면 신맛은 목, 쓴맛은 화, 단맛은토,
매운맛은 금, 짠맛은 수라고 하네.
사람 몸 속의 오장으로 보면 간이 목이고, 심장이화고
,비장이 토, 폐가 금, 콩팥이 수라네.
계절로 치면 봄은 목이고, 여름은 화고, 가을은금이고
, 겨울은 수라네. 토는 계절을 계속 돌게 하는힘이니
여기서는 빠지네.
방위로 보면 동쪽이 목이고, 남쪽이 화, 중앙이 토,
서쪽이 금, 북쪽이 수가 되네.
색깔로 보면 파랑이 목, 빨강이 화, 노랑이 토,
하양이 금, 검정이 수라네.
소리로 치면 각이 목, 치가 화, 궁이 토, 상이 금,
우가 수에 해당되네.
사람의 감정도 오행으로 나눌 수 있으니 보게.
기쁨이 목이고, 쾌락은 화, 욕망은 토, 성냄은 금,
슬픔은 수라네."
북창의 열강에 지함은 계속 귀를 기울였다.
"오행이란, 동물에서도 나누어볼 수가 있다네
나무한 그루, 풀 한 포기에도 제각기 품고 있는
성정(性精)이 다르니 한번 들어보게.
목기(木氣) 중에서도 양성(陽性)을 띠는 것에는
능잉어, 뱀, 용이 있다네. 잉어, 방어, 송사리,
미꾸라지는 음성(陰性)을 띠고 있다네.
화기(火氣)쪽으로 보면
양성으로는 기러기, 닭, 봉황, 학이 있고
음성으로는 매, 새매, 제비, 참새, 부엉이, 하루살이
벌레 들이 있네.
그리고 토성(土性)을 띠고 있는것으로 보면
두꺼비, 누에, 사람이 양성이고,
거미,지렁이, 뱀장어 같은 것은 음성이네.
금기(金氣)를보면 양성에는 사슴, 말, 기린이 있고,
음성에는호랑이, 소, 돼지, 송충이같이
털이 많은 벌레가있다네.
그리고 수기(水氣)를 띤 것으로는
참게, 바닷게, 거북이가 양성을 띠고
,새우, 조개, 굴이음성을 띠네.
이런 내용은 자부선인(紫府仙人)이
<금쇄경(金鎖經)>이라는 책에서 주장한 것이네만
앞으로 자네가 계속 분류를 해나가 보게나."
"색깔을 보면 그 물이 가지고 있는 오행의 성질을
간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면 사람의 병에 맞는
약초를 고르는 것도
색소를 보면 일차로 드러날 수있을 것이고,
미심쩍으면 맛을 보면 알 수 있을듯합니다."
"다 같은 햇빛을 받아 이루어진 물이
저마다 다를때에는 다른 이치가 있는 것이라네.
자네가 후일 이런것을 파악해 보게나.
아까 사람을 성씨로 나눈 것같은 것은
내가 아직 시험해보지 못한 것이니
자네가점검해 보이.
다만 조선의 사과가 중국의 사과와 같지않고
또 왜의 사과와 같지 않으니,
그런 이치를염두에 두고 사물의 성정을 분류해 보게.
천지 자연의작용이란 이렇게 끝이 없네."
"북창 선생님.
변화의 작용이라는 것이 참으로오묘합니다.
이러한 것은 모두 땅에서 나타납니까?"
"그렇지는 않네. 변화의 작용이라고 하는 것은
천(天)과 지(地)의 작용이네.
반드시 햇빛 같은천(天)만으로
, 땅같은 지(地)만으로 작용하는 것이아니네.
천기의 작용은 상(象)을 나타내고
지기의작용은 형(形)을 나타낸다네
.그러므로 하늘이 위에있고
땅이 아래에 있다는 뜻은 아니네.
하늘이라는것은 허공일 따름일세.
그러므로 일월과 목화토금수 다섯 별이
우리는 하늘에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허공중에 떠 있는 것이네.
오행이 땅에서 작용하여나타나는 것은
오행으로 나뉘는 만물을 지상에서
다볼 수 있기 때문일세.
그러나 허공이라는 것은
다만 하늘에 응하는 정기인
해와 달과 목화토금수 다섯별을 달아놓은 것이요,
지라는 것은 생성하는 형질을만들고 있는 것뿐이네."
"그렇다면 땅이 아래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닙니까?"
"사람의 눈으로 볼 때에는 땅이 아래에 있는 것같지만
사실은 허공에 떠 있는 것이지."
"그렇다면 땅은 어디에 의지하고 있습니까?"
" 허공이 들고 있네.
그렇기 때문에 춥고 덥고 바람불고
마르고 습함(寒暑風燥濕)이 서로 갈아들이면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네.
이러한 이야기는 이미
황제(皇帝)와 기백(岐佰)이 수천 년 전에 나눈
문답에서 나오는 이야길세."
"오행은 이제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만물을
온통 오행으로만 보아야 합니까?"
"이 오행도 따지고 보면 음양의 기운이 살짝 변화한것이니
아직은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아닐세.
10간12지를 나아가야 더 분명한 모습이나타나지.
이제 간지론(干支論)으로 옮겨보세."
북창은 온 정성을 다 해 지함을 가르쳤다.
"간(干)이란 하늘의 기운을 나타내는 것인데
모두열 가지라네.
지(支)란 땅의 기운을 나타내는 것인데
모두 열두 가지라네.
이것은 모두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운기(運氣)에 따라 벌어진 것이니,
그 기가 하늘로 뻗쳐올라간 것이 10간이요,
땅으로가라앉은 것이 12지라네.
그래서 햇수는 10으로세어나가고,
달 수는 12로 세어나가는 것이라네.
10간12지의 간지론에 이르면
이른바 모든 사물의명운(命運)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니
사람의사주팔자(四柱八字)도
여기 간지론(干支論)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게 되는것이라네. "
"간과 지가 서로 씨줄과 날줄로 오가면서
세상을짜는 것입니까?"
"그렇다네. 그러니까 간을 알고 지를 알면
그이치를 꿰뚫어낼 수 있는 것이네."
"음양 오행이 간지에 이르면 눈 밝은 사람에게는
보이기 시작하겠군요."
"그렇다네.
여기에서부터
철리(哲理)가 드러나기시작한다네."
첫댓글 ㅎㅎ 이번은 골치 아픈 장이로군요.
머리가 지끈지끈하죠.ㅎㅎ
새벽에 읽었는데
너무 복잡해서 ㅎ
ㅎㅎㅎ
너무 난해한가요?
그럴땐 건너 뛰는것도 한 방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