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한국웃음요가연구소 김영식입니다.
요즘 들어 재미난 아이디어의 상품이나 광고, 프로모션 등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펀 마케팅에 적극 나선 결과인데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펀 마케팅의 등장 배경, 유형 및 활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품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재미’ 혹은 ‘웃음’이라는 요소가 빠지지 않습니다.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닌 즐거움을 위한 소비, 한 마디로 ‘펀(Fun) 소비’가 새로운 소비 코드로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인터넷 상에서 히트친 패러디 브랜드를 기억하십니까? 나이스, 아디도스, 파마 등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서 알파벳 몇 개만 바꾼 일명 패러디 브랜드. 물론 패러디를 당한 업체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움을 넘어 브랜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가짜 브랜드 제품을 대하는 소비자들의 인식과 태도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행여나 가짜 나이키인 것이 표가 날까 봐 조바심을 내거나 부끄러워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가짜면 어때? 재미있으면 그만이지’라는 생각 때문에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웃으면서 선뜻 패러디 제품을 구입하고, 당당하게 입고 다닌다고 합니다.
또한, 다소 유치한 재미를 선사하는 키덜트 제품도 한창 유행인데. 키덜트란, ‘키드(Kid)’와 ‘애덜트(Adult)’가 합성된 말로 원래 20-30대 어른들이 어릴 적 향수를 떠올리며 그와 관련된 제품을 소비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또한, 싸이월드의 도토리나 미니미, 미니홈피 등 소꿉장난 같은 컨셉도 키덜트적 감수성을 자극한 사례이며, 컴퓨터 업체인 애플사가 선보인 아이맥 시리즈도 어린이 장난감 같은 모양에 알록달록한 색상이 키덜트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사례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례가 있는데 그러면 왜 펀(Fun)에 주목하는걸까요?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은 소비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도 두드러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첫째, 변화하는 사회 풍토 때문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칙칙하고 무겁고, 심각한 것을 회피하는 대신, 가볍고 오락적인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짙어지고 있고. ‘남들이 가볍고 한심하게 보면 어떤가, 나름대로 생각만 갖추고 있으면 그만이지’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둘째, 감성적 소비 세대가 주류로 떠오르고 것도 한 원인이 됩니다. 점점 가격이나 기능 등 이성적 소비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감성을 중시하는 소비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가격 경쟁력이 최우선시 되던 할인점에서조차도, 최근에는 고급스럽고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매장 내 다양한 편의·부대시설을 갖추는 등 할인점의 감성지수를 높이고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이 늘어나고, 소비자들도 감성 중심으로 쇼핑하는 감성 소비시대.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재미, 즐거움 등 펀 감성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인터넷 사용도 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펀 소비의 확산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만약 인터넷이 없었다면, 패러디 브랜드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알려지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나 제품들이 하루 아침에 뉴스가 되는 세상,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펀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펀 추구 성향이 높아지면서, 사람이든 제품이든 ‘재미있음’이 최고의 인기 요인이 되는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퍼놀로지’라는 신조어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사회 일각에서는 가벼움과 재미가 지나침에 대한 경계가 남아있지만, 악의 없는 재미로 모두가 유쾌해질 수 있다면 그야 말로 즐거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펀 적인 요소를 충족시키려면 마케팅의 방법도 변해야합니다.이러한 마케팅 방법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보면
첫째, 제품 자체에 재미 요소를 가미한 경우입니다.젊은 여성들을 공략하는 이른바 ‘펀(Fun) 화장품’ , 재미있는 제품 이름으로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쇼핑 경험까지도 재미있게 만드는 경우입니다. 방문 고객들에게 마음껏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 마케팅, 저가의 신발의 모델을 자주 바꿔주는거라든가, 까페식 체험공간인 펀앤폰 등도 이 유형에 해당합니다.
셋째, 기발한 아이디어의 판촉행사도 펀 마케팅에 속합니다.
넷째, 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하여 보는 재미를 선사하는 경우입니다. 엔터테인먼트 특성상 소비자들에게 유쾌하고, 즐거운 경험을 자연스럽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이색적인 레스토랑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종 격투기나 마술 등을 관람하면서 식사를 하는 레스토랑이 그 예입니다.
펀 마케팅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기도한데, 펀 마케팅의 특성상 단기간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되기 때문에 오락적인 홍보에 치중하기 쉬우며, 따라서 일회성 이벤트로 전락할 위험이 높은 편입니다. 즉, 펀 마케팅으로 인구에 회자되고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하였으나, 정작 매출 증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이고, 또한, 펀 마케팅의 대상이 신세대층 혹은 일부 매니아들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사람들마다 재미를 느끼는 소구점이 상이하기 때문에 대중을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펀 마케팅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마케팅 활동들이 즉각적으로 성과로 연계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펀 마케팅도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하우를 쌓는 것이 필요하고하겠습니다. 나아가 펀 마케팅 덕분에 자사의 제품과 브랜드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이슈화된다면 그것 또한 향후 의미있는 무형 자산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비록 현재 펀 소비의 주체가 젊은 층이 대다수이지만, 펀 소비가 좀더 확산되고 기업들도 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면, 기성세대들까지로 그 타겟이 확대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