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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염화실 원문보기 글쓴이: 慧明華
법회의 시작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
나무묘법연화경 나무묘법연화경 나무묘법연화경
청중
“청중이 법회를 하는 사람보다 더 중요하다.
부처님보다, 이 자리에 있는 저보다 청중이 더 중요하다
청중이 있으면 그 가운데 누군가는 법회를 할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회의 모든 책임은 청중에게 있다.
청중의 수준이 높으면 법회의 내용도 수준이 높고,
진정으로 불교를 알고자 하고,
정법이 무엇인가 알고자 하는 청중으로 인해
법회는 성황이 되고, 전법은 이루어진다.”
보살대중
무상사 1층 큰법당은 일찌감치 그 자리가 가득 찼고
오늘은 2층 선실(禪室)의 문이 열렸습니다.
법회 있기 바로 전, 가사를 수하시고
위의 갖추신 큰스님
2층 다실을 나오시다가 왼편으로 열려있는
유리문 앞에서 발길을 멈추셨어요.
지난 번까지 눈에 잘띄지 않던 그 곳이 문득
오늘 아주 커다랗게 눈에 들어온 것
그 안에 모여 있는 사람의 온기들 때문일까요?
“참 좋은 방이네? 여기서 무슨 법회를 하는가?”
“법화경 법회 들으러 온 사람들입니다. 아래층 법당이 가득차서...”
“그래?”
큰스님 몸을 크게 기울여 방안을 한 번 더 둘러보셨는데요
찰나 같은 그 순간이 자애롭고 깊었습니다.
그런 사실, 까마득히 모르는 2층의 청중이
스크린으로 뵙는
큰스님께 정성스럽게 삼배를 올리고
모두 귀를 열고 마음을 다해 경전을 읽었습니다.
찬덕
“보살이 어떠한 덕을 가지고 있는가?”
보살은 최상의 깨달음에서 더 이상 물러서지 않는 이들이며
불교는 인생의 궁극적 이치를 깨닫는 것이며
그 깨달은 것에 대해선 두고두고 이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요.
보살은 불퇴전의 법륜을 굴리고
법사에겐 법회의 청중이 더 이상 빠지지 않는 것이 불퇴전의 법륜을 굴린 것이고
일상을 사는 우리에겐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은 이가 되는 것이 불퇴전의 법륜을 굴린 것이라고요.
보살은 무량 백 천 만 억 부처님들께 공양올렸다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우리가 귀로 듣고 책에서 읽어본 부처님은 다섯 손가락을 꼽고 나니 없는데,
“백 천 만 억 부처님, 어디에서 그 많은 부처님이 있었을까?
가슴에 사무치게 이 뜻을 이해해야합니다.”
라고 하셨지요.
부처님께서 마지막으로 인류에게 일러주시고자 한 단 한마디 말도
“당신은 부처님”
법화경의 한 마디 요약도
“당신은 부처님”
백 천 만 억 부처님이 누구인지를 그 자리에서 자상하게 일러주셨습니다.
“바로 여러분 한 분, 한 분
지금 밖에 나가 만나는 길거리를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
자나 깨나 부딪치는 모든 사람들
모든 생명들.........“
당신 앞에 있는
바로 “당신은 부처님”
보살은 덕의 씨앗을 심었다.
자비, 실천....사람이 바로 부처님이라고 하는 사실을 알고,
그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알고,
고통 받는 이들을 그 고통에서 빼내주는 것이 보살의 자비라고요.
보살은 자비를 실천하여 지을 수 있는 온갖 선행을 다 짓는다고 하셨지요.
그 외의 대중
천자들과 용왕들과 아수라왕들과 위제희의 아들 아세세왕의 권속들
그 밖의 대중들을 짚으시다가
위제희라는 말과 그 아들 아사세라는 말에 주목하라 하셨습니다.
위제희는 불교사에서 손꼽는 보살이고
그의 아들은 천하의 나쁜 왕인데
아버지인 왕을 굶겨죽이고자 옥에 가두었으나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어머니 위제희와 아버지 빔비사라 왕의 면회만은 허락을 하였다고요.
단 아무 것도 먹을 것을 가져다 주어서는 안 된다는 조건으로요.
그러자 위제희는 자신의 몸에 꿀을 바르고 쌀가루를 발라
굶어죽어 가는 남편 빔비사라 왕의 목숨을 연명시켰다고요.
‘그런데 그 두 사람의 이름이 여기 함께 등장하는 것은 왜일까?’
“부처님은 선악을 가리지 않는다.”
“불교는 너와 나를 가리지 않는다.”
“결코 착한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 가리지 않는 대양처럼 넓은 부처님의 마음”
그것을 이 대목에서 표현한 것이라고요.
즉득해탈
바로 이런 점이 지금, 전세계에
부처님의 가족, 제자들을 이처럼 늘게 만든 것이며
서양사람들이 매료된 선불교가 또 바로 그것이라고요.
법화경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자.
“큰스님 어떻게 아시고 이렇게 딱 맞추셨어요?”
법회 시작 전 2층으로 올라온 불광출판부의 보살님
신나는 얼굴로 여쭙다가 문득 그런데....다음주에도?
하고 말을 이을까 말까 망설이셨는데요.
“큰스님 너무 부담되실까봐 걱정인거죠?”
옆에서 부추겨 주시는 말씀에
바로 “네.”해버리자
법회를 위해 모아두었던 힘을 덜어내어서
큰스님 또박또박 다짐하듯 답하셨어요.
“법화경이 있다는 걸 세상에 다 알리자.”
(그렇게 하신 다짐의 말씀 제 마음을 울려,
뭔가 동참하고 싶었던 저는 저희 동네
시립도서관 '희망도서 신청란'에
내일은 꼭 '법화경'이라 쓰자
다짐을...하였어요.)
야사와 야사의 부모 이야기
다시 법상에서 큰스님은
불교가 세상에 퍼지게 된 그 순간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성도하시어
녹야원에서 오비구와 함께 선정에 들으셨을 때
야사는 친구들과 놀러왔다가
부처님의 온화하고 자비로운 모습에 감화되어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고요.
아들을 찾으러 온 아버지는
어제와 달리 들뜬 모습이 없는
아들의 모습에 마음이 녹아 함께 그 자리에 있고 싶은 마음으로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왔고
화가 난 어머니가 남편을 앞세워 다시 아들을 찾으러 갔다가
남편과 똑같은 심정으로 감화가 되어 버렸다고요.
“부부는 그 자리에서 불교사에
최초의 청신사 청신녀가 되었습니다. 바로 여러분의 기원이네요.”
인도의 뜨거운 태양, 아무것도 없는 지평의 벌판,
가장 초라한 법석에서 가장 충만한 마음의 합일이 이루어지는
그 순간 그 법회에서
부처님과 다섯 비구와 또 한 명의 비구가 된 아들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마음을 모아
자신의 약속을 다짐하는 두 부부의 노래
큰스님의 음성으로
우리에게 소개되었어요.
우바새 우바이의 맹세
위대하셔라 세존이시여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워주시고
길 잃은 사람에게 길을 가리켜 주시며
어둠 속에는 등불이 되어주시고
눈이 있는 사람에게 와서 보라고 하시며
갖가지 진리의 말씀을 들려주시는 부처님
저희 부부는 이제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과 스님들께
귀의하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 부부를 재가불자로서 받아주소서.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불, 법, 승 삼보님께 귀의하겠습니다.
-우바새 우바이의 맹세-
낭독이 끝나고 잠시 여운,
일층 법당에서 머뭇머뭇 조심스럽게 시작된 박수가
이층 법당으로도 번졌습니다.
법회의 상서
드디어 오늘 법문의 주제인 상서로 들어가
우리는 다 같이 <이 국토의 상서>편을 읽었습니다.
통서 : 경전의 서론중에 공통적인 서론
별서 : 특별한 서론
법화경의 별서는 바로 이 상서라고요.
그 때 세존께서는 사부대중에게 둘러싸여 온갖 공양과 공경과 존중과 찬탄을 받으셨습니다.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대승경전을 설하시니 그 이름은 무량의경이었습니다. 그것은 오직 보살들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매우 아끼고 보호하시며 늘 마음에 두고 계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경전을 다 설하시고 나서 가부좌를 맺고 앉으시어 무량의처라는 삼매에 들어가시어 몸도 마음도 조용히 움직이지 않으시었습니다.
그 때에 하늘에서는 만다라 꽃과 큰 만다라 꽃과 만수사 꽃과 큰 만수사 꽃을 비 오듯 내리어 부처님과 여러 대중들에게 뿌렸습니다. 그러니 온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습니다.
법화경 상권 p.15
무량의경을 설하시고 삼매에 드시다
법회 시작 전에 입정에 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회가 끝난 후 고요히 입정하여
들은 것에 대해 명상하고 사색하고 검토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법화경의 특별한 교훈이라고요.
육종진동
“경전은 쉬운 말들로 이루어졌지만 그 상징하는 뜻을 헤아리는 것이 어렵습니다.”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는 것은
안 이 비 설 신 의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이 감응하여 전율을 하는 것
신심이 있고, 영혼이 맑고
올곧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이런 법화경 같은 경전의 말씀을 들을 때
그 마음에 찌릿찌릿한 진동이 오는 거라고요.
“그런데 왜 내 삶의 영역에 진동이 오지 않을까?
돈에 관심이 있는 사람 돈을 갖게 되었을 때 진동이 오고
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 명작을 얻었을 때 진동이 오고
젊은 날, 우리가 다들 사람에게 진동이 왔듯이
여러분의 삶에도 분명 진동 오는 것이 있지요?”
“자기 자신의 최고의 관심사에는 진동이 오게 돼 있는 것입니다.”
그 때에 법회에 함께 있던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천,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사람인 것, 사람 아닌 것과 여러 소왕, 전륜성왕 등 모든 대중들이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환희하여 합장하고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러 뵈옵고 있었습니다.
법화경 상권 p.15-16
광명을 놓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미간의 백호상에서 광명을 놓아 일만 팔천 세계를 고루 빠짐없이 비추었습니다.
법화경 상권 p.16
“불교는 지혜! 자비! 원력! 그 가운데 첫째가 지혜다.”
<다른 국토의 상서>를 읽으신 후
“우리는 종이 한 장만 눈 앞을 가려도 캄캄하다
지혜가 있으면 자기 인생과 문제의 앞과 뒤가 훤하다.”하셨지요.
“법화경은 처음부터 지혜를 등장시키는데
지혜 있는 사람의 눈에는
사람이 소중해 보이고
그러니 법으로든 물질로든
그 사람의 고통의 낫게 해 주겠다는
자비가 생기고
원력이 생긴다.”
“지혜, 자비, 원력, 그러한 구조로 짜여진 법화경은 그 구조가 완벽하다.”
미륵보살이 묻다.
‘부처님의 광명과 신통한 일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미륵보살의 전생은 구명이라는 사람이었다지요.
돈이나 명예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한편으로
불교에 대한 신심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후생에 미륵보살이 되었는데
법회 있기 전, 이 상서로움이 몹시 궁금하여
결국 문수보살에게 그 까닭을 묻기로 하였다고요.
그 답을 우리가 미리 들었습니다.
“결국 대답은 법화경을 설하기 위해 이러한 상서가 있었다.”
오늘 우리가 법화경을 공부하는데
귀한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고 이익이 있어야 하며
그것이 여러분의 법화경 상서라 하셨지요.
나의 상서
“법화경을 듣는 여러분 개개인에게 어떠한 상서가 있습니까?”
“나에게는 이와 같은 이익, 이와 같은 상서로움이 있어 라고 할 만한 대답을
꼭 장만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숙제 내주셨지요.
법화경을 통해서 마음을 의지처를 삼는다면
바라는 모든 소원을 이루고 삶의 격이 높아지고 사람의 수준이 달라진다고 하셨지요.
부디 법화경을 잘 가지고, 읽고, 외우고, 법화경을 잘 이야기 하고, 잘 쓰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서사, 수지, 독, 송, 위인연설
여러분이 그렇게 하면 법화경의 오종법사가 되는데
만일 위인연설이 어렵다면 법화경 법회가 여기 있다는 것만 알려도
"여러분이 훌륭한 법사입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마음을 녹이는 차
박수소리와 함께 법회가 끝이 났습니다.
지금 막 깊이 들어가려는 찰나
아쉽게도 다음을 기다리게 된 것은
방송분량에 맞추었기 때문인데요...
오늘 아침, 법회가 시작되기 전에
염화실의 보살님은 차가 가득 든 주머니를 들고
웃음이 하나 가득한 얼굴로 큰스님을 기다리셨지요.
큰스님께서
어김없이 그 시간, 그 장소에 도착하셔서
제일 먼저 하신 일은 우리를 돌아보고 웃어주신 일,
그리고 법당에 들러
부처님께 세 번, 선 채로 극진히 절을 올리신 일.
이윽고 우리는
2층 다실에 모여
조용히 큰스님께 삼배올리고
둘러앉아 차주머니를 풀고 뜨거운 물을 부어
차를 마셨지요.
바람 불었던 날
오늘 서울에선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었어요.
오후에는 비소식도 있었구요.
법회가 시작되기 전 잠깐의 사이
모두는 둘러앉아 말없이
마음을 다독다독
바람을 다독다독
함빡 웃음으로 가리워도 다 못가리는
죄송한 큰스님의 피로도 다독다독
서로에게 기쁨이 되고,
서로에게 힘이 되고 싶었지요.
비가 내렸고요...
법회가 끝나자 꾸물거렸던 하늘은 마침내
온몸의 긴장을 풀고 흠뻑 흠뻑 비를 뿌렸습니다.
가물었던 서울 거리에 나무들
차가운 비를 묵묵히 다 맞았습니다.
때로 기쁨은 그렇게 한 박자
더디게도 찾아오는지
법회는 짧아서 아쉬웠지만
그러기에 오래오래 음미되는 그 향기....
모르게 모르게 조용히 조용히
따뜻하게 부풀고 있는
오늘은 바람 불고 비가 와서 좋은
법화행자의 법화산림 둘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