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영성과 觀想> 관상기도 가이드 - 11
11. 이냐시오 로욜라의 영신수련-영신수련이란?
* 영신수련이란?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St. Ignatius of Loyola)가 영신수련을 수행하는 이들을 위해 쓴 지침서이며 일반적으로 영신수련은 특별한 생활규칙을 따르려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고 영혼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기도, 묵상, 관상, 영적 독서 등의 영신적 방법들을 말합니다.
특별히 이냐시오의 “영신수련”은 그가 회심 후 스페인의 만레사(Manresa) 동굴에서 영신수련의 기본원리와 요점을 기술한 것과 1년 후 몇 가지 부칙을 덧붙여 애긍시사에 관한 규범, 교회의 정신과 일치하는 사고방식 및 그리스도의 생애의 신비적 사적 등을 합해서 엮은 것입니다.
“영신수련”의 근본원리는 "인간은 주 하나님을 찬미하고 공경하고 그에게 봉사하며, 또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해 창조된 것이다"라는 본론의 첫머리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구성은 머리말, 본론 및 부칙 등 세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본론은 네 주간으로 나눠서 행하기로 된 묵상자료를 매일의 순서에 따라 논술하고 있습니다.
즉 첫째 주간에 인간의 공통적인 인생관, 죄와 죄의 결과를, 둘째 주간에는 그리스도와 그 왕국을, 셋째와 넷째 주간에는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묵상케 합니다.
이 책은 교황 바오로 3세(재위:1534∼1549)의 인가를 받은 이후 역대 교황과 많은 신학자들로부터 사제, 수도자, 평신도를 위한 영신수련의 가장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추천되었습니다. 실제로 30일 피정 혹은 10일, 5일, 3일간 피정 등에 널리 사용됩니다(이냐시오 로욜라 原著, 윤양석 역, 성 이냐시오의 영신수련, 한국 천주교중앙협의회, 서울 1967.).
영신수련은 성이냐시오가 기록한 체험적 영적체조교본입니다. 영신수련은 분량으로 하면 소책자 100쪽이 미처 안 되는 작은 책입니다. 그러나 이 책이 완성되는 데에는 2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이냐시오는 이 책을 만레사에서 쓰기 시작하여 알깔라, 살라망까, 빠리에서도 계속 적어 넣고 고쳤으며 로마에서 비로소 완성을 보았다. 그러나 이 책의 핵심 부분을 체험하고 실행하면서 적은 것은 역시 만레사라고 해야 합니다.
이 책은 이론적이거나 철학적, 신학적인 성찰의 결과가 아니며 또한 뛰어난 재능이나 상상력이 만들어낸 것도 아닙니다. 오직 이냐시오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오랫동안 혼자서 관찰하고 판단하면서 지내온 삶의 열매입니다. 그가 직접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단 한 글자도 보태지 않았습니다.
그의 관찰에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의식적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는 자기 마음에 일어나는 일들을 살피면서 스스로 묻곤 하였습니다. 이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도 부딪히고 겪는 이 사실을 일깨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들 자신의 인생사를 읽는 법을 가르칠 수 있을까? 그는 그들이 이것을 알게 된다면 생활이 많이 바뀔 탠 데라 하였습니다.
이냐시오 자서전 99에 "영신수련은 단번에 작성된 것이 아니며, 자신의 영혼을 살피면서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유익하리라는 생각에서 적어두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책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으로 엮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심심풀이 서적이나 인생에 관한 연구서나 수필집이 아니며, 그렇다고 한 사람의 내면세계의 여행기나 기도서나 축성기도문 책도 아닙니다.
이 책은 정신 체조를 담당하는 코치를 위한 교본이며 정신의 재활을 위한 물리치료 교본입니다. 그는 뜻밖에 얻은 내적 자유에 감동되어 어떻게 그 자유를 얻게 되는지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병상 생활을 하면서 뜻하지 않게 예수 그리스도의 전기와 성인전을 읽게 되었고 이를 통해서 그분이 자신을 자유롭게 하려고 모험을 감행하여 죄의 노예로 지내던 자신의 처지에까지 내려온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신수련은 인간을 뿌리 깊은 고독에서 해방시켜주는 그분과의 만남을 위한 수단입니다. 그는 내적인 치유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찬찬히 한 단계씩 관찰하고 성찰하면서 하나의 "방식과 순서"를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이 방법을 따르면 누구나 자유를 회복할 수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즉 우리 모든 인간들의 처지인 내적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회복기의 정신 체조 교본을 고안해 낸 것입니다. 그러나 이 수련들을 행하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효과가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영적 체조의 효과는 각자가 가져야 할 진지한 마음 자세와 영신수련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과의 만남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련을 하는 사람은 진정 유일하게 효과를 주시는 분 곧 성령의 활동에 자신을 막힘없이 자유롭게 내맡겨야 하는 것입니다. 영신수련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영신수련은 인간을 뿌리 깊은 고독에서 해방시켜주는 그분과의 만남을 위한 수단입니다.
인간 존재를 에워싸고 있는 고독은 정신세계의 블랙홀처럼 인간 존재를 송두리째 집어삼키며 인생 자체를 허무로 돌리게끔 충동질합니다. 세상을 오직 홀로 살아가는 것만큼 비인간적인 일이 또 있겠는가! 이냐시오의 삶이 바로 그랬습니다.
하느님과의 만남으로 그의 인생이 바뀌게 된 것입니다. 영신수련이 의도하는 것은 하느님과 영신수련을 하는 사람 사이에 직접적인 통교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영신수련이 내게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영신수련이 내게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하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영신수련은 하느님 편에서 이미 시작하신 이 만남으로 당신을 이끌며,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 역정을 돌아보게 하고 인간 역사의 무대에 놓여있는 자신을 보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을 지루한 독백으로부터 끌어내어 무진장한 대화적 실존으로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당신의 고유한 인생 여정에서 누군가 당신에게 말을 건네고 계십니다. 자신의 인생 역사를 해독하려면 모든 인간 역사를 해석하는 열쇠를 얻어야 합니다. 이 열쇠는 바로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신앙은 바로 우리 자신의 역사를 해독하면서 그분을 만나게 하는 신적인 안목이며, 그분과 함께 우리 인생을 재건토록 하는 거룩한 힘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필연코 다른 사람들, 더 나아가서는 모든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이냐시오가 겪은 일들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는 이것을 자기 생애에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겼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단지 개인적인 비밀로 간직하지 않고 이 체험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이 체험을 글로 적은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체험을 거듭거듭 성찰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체험을 귀담아 들으면서 이 모든 것들을 실제적인 수련의 형태로 갈고 다듬었으며 이것을 이용하여 많은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일을 일생일대의 일로 삼게 되었습니다.
(예수회 한국관구 홈페이지 영신수련 참조, 원문 그대로 하나님을 하느님으로 표기했습니다. http://www.jesuit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