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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01
타임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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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타임머신’ 초판본 표지. /아마존
"시간 여행의 그 야릇한 감각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건 몹시 불쾌한 감각입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을 때와 똑같은 느낌이에요. 어쩔 수 없이 거꾸로 곤두박질치는 느낌!"
영국의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1866~1946)가 1895년 발표한 '타임머신'은 문학사상 최초로 시간 여행의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이에요. 그는 이 작품 외에도 '투명 인간' '우주 전쟁' 등 과학 소설을 여러 편 발표했죠. 그는 사회 비평가로도 활동하며 정치, 사회 문제에 관한 다양한 글을 썼어요. '타임머신'을 포함해 많은 그의 작품들이 영화로 만들어졌어요.
작품에서 화자인 '나'는 의사, 심리학자, 기자 등과 함께 '시간 여행자'의 이야기를 듣게 돼요. 시간 여행자는 자신이 고안한 타임머신으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죠.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 후 놀라운 일이 벌어져요. 시간 여행자가 백발이 되어 사람들 앞에 나타난 거예요. 머리는 마구 헝클어진 상태였고, 얼굴은 송장처럼 창백한 상태였어요. 시간 여행자의 외모보다 놀라운 것은 그가 말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이었죠.
시간 여행자는 자신이 서기 802701년으로 시간 여행을 다녀왔다고 주장해요. 19세기 사람들은 미래 인간 사회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진보해 있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시간 여행자가 묘사하는 미래 사회는 그런 기대와는 정반대였어요. 오히려 모든 게 나빠졌던 거예요. 우선 미래 사회 인류의 키는 120cm 정도로 왜소하고, 육체도 연약해 보였어요. 미래 인간들은 '엘로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시간 여행자가 보기에 그들의 지적 수준은 '다섯 살짜리 어린애'처럼 보였죠. 흥미로운 점은 이 엘로이들은 생계를 위해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미래 사회엔 엘로이 말고도 인류의 '두 번째 종족'이라고 불리는 '몰록'이 있었어요. 이들은 지하에서만 생활했어요. 미래 사회엔 말과 소, 양, 개 등 모든 동물이 멸종해 버렸는데, 이런 상황에서 몰록들은 엘로이들을 잡아먹으며 살아가는 무서운 존재였죠.
시간 여행자는 미래에서 꽃을 한 움큼 주머니에 넣어서 자신이 살던 시대로 돌아와요. 그가 꽃을 시간 여행을 다녀왔다는 증거로 댔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시간 여행자를 의심해요. 그중에서도 단 한 사람, '나'만이 시간 여행자의 말에서 진심을 느끼죠.
'타임머신'은 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초창기 SF소설이라는 점과 함께 엘로이와 몰록의 계층 차별을 통해 당대 문제였던 사회적 불평등을 비판했다는 점에서도 기념비적 작품이에요. 인간의 지성은 과연 인류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까요? 약 130년 전 웰스가 남긴 경고가 오늘날 우리에게도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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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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