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공급이 불러온 전복의 추락? 이제 휴게소에서도 전복 라면, 전복 순두부 판대요
장세인 기자
입력 2026.09.14. 17:54업데이트 2026.09.14. 18:07
요약
초등 저학년 이상전복 가격 4년 만에 50% 폭락... 10마리에 1만5000~1만7000원
전복 생산량 1년 새 4000t 늘어... 과잉 공급으로 가격 떨어져
90년대 잔칫날에나 먹었던 전복이 휴게소 어묵 재료까지 내려와
전복 라면. 최근 전복 생산량이 늘어 전복 산지 가격이 떨어지자, 풀무원 푸드앤컬처는 완도군과 함께 고속도로 휴게소 16곳에서 완도 전복을 넣은 라면, 순두부찌개 등 전복이 들어간 메뉴를 선보였다.
추석에 할머니, 할아버지 댁으로 떠나는 길. 꽉 막힌 고속도로에 지친 지민이네 가족들은 휴게소에 들렀어요. 지민이가 가장 좋아하는 휴게소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매콤한 라면인데요. 그런데 지민이의 눈에 쫄깃한 식감에 영양도 풍부한 전복을 넣은 ‘완도 전복 라면’이 들어왔어요. ‘바다의 산삼’이라고 불릴 정도로 귀하고 비싼 전복을 통째로 갈아 넣은 어묵 라면이 단돈 7500원이었죠. 어떻게 이 비싼 전복이 휴게소 라면까지 들어가게 됐을까요?
조선시대 전복은 임금님 수라상에 오를 만큼 귀했어요. 해녀들이 바다 깊은 곳에서 목숨을 걸고 채취해도 하루에 한두 개 얻기 힘들었거든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복은 대부분 해녀들이 직접 잡은 자연산이었죠. 이에 당시 자연산 전복은 1kg당 10~15만 원 정도로 서민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수준이었고, 잔칫상에나 한두 마리 겨우 오를 정도였어요. 이런 귀한 전복을 이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나볼 수 있는 거예요. 풀무원 푸드앤컬처는 지난 3월 전라남도·완도군과 협약을 맺고 고속도로 휴게소 16곳에서 전복 순두부찌개, 전복 라면 같은 메뉴를 선보였어요. 전복 라면은 올해 6, 7월 두 달간 무려 7억 원어치가 팔리며 인기를 끌었답니다. 이는 최근 전복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전복 산지 가격은 2022년 1㎏당 3만8476원에서 2026년 1만5000~1만7000원으로 반이 넘게 뚝 떨어졌어요.
전복 가격이 4년 사이에 반 토막이 난 이유가 뭘까요? 전복 양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복 생산량이 확 늘어났기 때문이에요. 2000년, 전남 완도를 중심으로 전복 가두리 양식이 가능해지면서 전복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어요. 가두리 양식은 바다에 그물로 만든 울타리를 설치하고 그 안에서 전복을 키우는 방법인데요. 가두리가 널리 사용되면서 전복을 한꺼번에 많이 키울 수 있게 됐어요. 이에 2000년 단 20t에 불과했던 국내 양식 전복 생산량은 지난해 무려 2만7177t까지 늘어났죠. 이는 1년 새 4000t이 늘어난 양이에요. 문제는 전복이 많이 생산되는 만큼 사람들이 많이 사 먹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경기 침체로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전복을 찾는 사람도 줄어들었어요. 결국 사려는 수요보다 전복이 훨씬 많아지는 ‘과잉 공급’ 현상이 나타났죠. 판매자는 남은 전복을 팔기 위해 가격을 크게 낮추게 된 겁니다. 이에 완도군은 전복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학교나 회사의 단체 급식,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전복을 공급하고 있답니다.
수요와 공급(需要와 供給·Supply and Demand): 수요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需要] 물건을 사려는 욕구이며, 공급은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供給] 물건의 양을 뜻한다. 보통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수요가 공급보다 적으면 가격은 내려간다.
과잉 공급(過剩供給·Over Supply): 사고 싶어 하는 수요보다 이를 팔려고 내놓은 공급이 비교도 안 되게 많아 수요가 있더라도 물건이 남아도는 현상. 과잉 공급이 일어나면 생산자들은 남은 물건을 팔기 위해 가격을 낮추게 된다.
가두리 양식: 가두리를 바다에 띄워 놓고, 그 안에서 물고기나 전복 등을 가두어 키우는 양식 방법. 가두리는 그물로 만든 큰 그물망으로 물고기를 가두어 두는 울타리라는 뜻이다.
전남 완도군에 있는 전복 가두리 양식장에서 전복의 먹이인 다시마를 전복에게 먹이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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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은 다시마 먹고 자란대요
전남 완도엔 면적 약 3093만㎡로 여의도 면적의 11배가 넘는 국내 최대 전복 가두리 양식장이 있답니다. 이는 단일 지역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이에요. 국내 70~80%에 달하는 전복이 완도에서 생산되고 있죠. 전복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던 건 가두리 양식 덕분이에요. 그렇다면, 전복 가두리 양식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우선 바다 위에 큰 그물 울타리인 가두리를 설치해요. 그리고, 배양장에서 7~8개월 동안 키운 2~3cm 크기의 어린 전복을 가두리에 넣죠. 이후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를 먹이로 주며 키우는데요. 전복은 바다의 자연적인 물 흐름을 받으며 자라기 때문에 상태가 자연산과 비슷하게 건강히 쑥쑥 자라요. 약 3년 후, 어린 전복이 상품 가치가 있는 10cm 크기까지 크면 마침내 가두리를 퍼 올려 오동통한 전복을 채취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