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관광 호텔 502호실 이다 . 탐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방이다 서서히 불이 켜지고 어둠이 깔리는 시각이다. 웬 호사냐구 할지 모르지만 대폭할인 20,000원이라 써 있다.
읍 단위의 조용한 지역이고 옆에 새로운 모텔이 들어 섰으니 생존 전략 차원에서이긴 하지만 약간 미안하기도 하다. 문화 예술회관은 시내에서 떨어진 외진 곳에 잘 지어진 웅장한 건물 이지만 전시장은 협소했다. 작품을 다 걸지 못했다고하니 실망했지만 기대한 만큼 좋은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어 행복해졌다
천천히 세바퀴를 돌면서 자세히 마음에 새겼다. 사진도 찍고 방명록도 정성껏 썼다. 마침 담당 여직원이 작은 문방용 칼을 들고 나 칼들고 있으니 방명록 꼭 써 달라는 위협(?) 때문 만은 아니었다.
청주에서 이 전시보러 왔다고 하니 감동하며 존경하는 눈초리 여서 늘 가지고 다니는 사진을 보여주고 내가 먼저 문을 열었다. 이내 동지가 되어 편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에는 안보이던 연도 틀림없이 확인했다 그 큰그림(720센치)에 손톱 만 하게 그려 넣었으니 사진에는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성가신 봄" "푸른밤의 여로" "눈길" "허기진 연"은 커다란 병풍그림 이라 볼만했다. 영화 한편 본것 같다고 방명록에 허풍섞인 소릴 했지만 참 좋은 그림 이였고 7시간을 달려온게 후회되지 않았다. 고맙게도 이층까지 데려가 이지방 관련 책자를 일곱권이나 선물로 주었다
어디를 가나 인정 많고 좋은 사람이 이리 많으니 혼자 다니는 여행이 외롭지 않다 남자 직원은 자기차에 태워 시내를 두어바키 돌면서 설명을 해주는 친절을 베풀어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낯선 나그네에게 베픈 친절에 이 도시가 오래전 부터 알고 있던 곳처럼 느껴지고 편안해진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탐진강 위로 비치는 가로등 불이 아름답다. 은어철에는 은어가 많이 잡히는 강이라 한다. 7시50분 시내에 나가 저녁 식사를하며 은근히 전어를 만나기를 기대 했지만 그녀를 만나는덴 실패했다.
저녁식사 후 시내를 무작정 걸었다 시외 뻐쓰정류장에 가서 차시간도 보고 강에 걸처져있는 근사한다리를 건너가 작은 정자에 올라 물도 내려다보며 밤경치를 즐기다 돌아왔다.
방바닥이 따끈따끈하다 시골이라 인심 후하게 따신 장작불 라도 지핀겐가. 이곳 장흥은 글쓰는 분들이 많은 땅이다. 소설가 이청준, 송기숙,, 한승원씨가 모두 이곳 출신이다.
내일은 여기 장흥에서 가장 유명한 보림사를 가볼까 한다. 아침에 잠을 깨니 7시, 여행시엔 늘 일찍자고 일찍 일어 나는새나라의 어린이가 된다 그래야만 하루가 길다는게 내 생각이다.
아침 식사후 보림사행 (장평)시외 뻐쓰를 탔다 40분 거리 9시30분 보림사, 입장료는 1,000원 이라 적혀 있지만 받는 사람은 없다 사방이 연꽃잎 같은 작은 봉우리가 둘러싸고 있는 조용하고 고운 절이다.
터도 좋고 산색도 곱고 바라보니 행복한 느낌이다. 1,100년전 신라탑과 ,석등, 철불좌상,과
보조선사 창성탑, 부도등이 조금도 손상되지 않고 원형대로 남아있어 고맙고 고마웠다 깊은 산골이라 그 오랜세월 전쟁이 비껴간 곳이라서 그런지 절은 품위를 잃지않고 있다.
목탁소리가 맑게 들려오고 감만 남아있는 풍경도 이쁘다. 산빛도 더 이상일수 없게 아름답다. 돌위의 푸른이끼 까지 고스란히 세월을 담고 있었다 이곳에 오기를 참 잘했다.
돌계단에 앉아 글을쓴다 맑은 공기를 심호흡하며 나만 이 안복을 누려도 괜찮은건지...
임진왜란전에(1515년) 조성된 목조 사천왕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고 1995년 조사중 복장 유물이 많이 나왔는데
세종때 간행된 월인석보 권25도 나와 보물로 지정되었다 한다
색도 아름답고 인자한 아담싸이즈의 목각상을 볼수 있었던건
특별한 기억이 될것이다. 11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 가려니
차가없어 택시를 불렀다 순천으로 가는곳까지 12,000원.
절앞에 베어버린 나무에서 준비해온 작은 톱으로 나무 4개를
잘라 가방에 달았다, 나무 백일홍과, 수수 꽃다리나무다
가져가면 인형이나 물고기가되어 이곳을 기억하는 것이 되리라
11시34분 장동에서 순천행뻐쓰 5400원, 이제는 되돌아 가는길
12시 반경터미날 도착 근처 식당에서 갈치찜으로 점심(6,000원)
택시로 역으로 이동 하고기차표를 구입(14,900) 안내에게 순천지도를 얻어 두었다.
5시 반 조치원에서 청주행 시내뻐쓰 기차로 오는동안 옆자리에 결혼 1년차 색시가 타 이야기하며 와 지루하지 않았던건 또하나의 복(?)일까. 이번 여행은 정말 근사하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