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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달은 비가 왔고 8월 중순까지는 그야말로 불볕더위였다. 요즈음은 소나기가 심심찮게 내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추수확이 시작되면서부터 비가 내렸다. 오로지 온실에만 의존하던 우리는 버린게 반, 말린게 반이 되었다. 마치 퇴비더미처럼 수북히 쌓여가는 고추를 보면 즐겁지는 않았었다. 올해는 영월군농업기술센타에서 년초에 시행하는 [귀농인지원사업]에 지원했다가 운좋게 혜택을 받게 되었다. 지원사업자금으로 밭둑을 만들거나 비닐피복이 가능한 관리기와 농산물 건조기, 그리고 온실을 한 동 더 지었다. 온실한구석에는 눈에 잘 띄지도 않을만큼의 노루귀와 두메양귀비 씨앗을 뿌렸는데 생각보다 싹이 잘 텄다.
참,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이게 아니다. 농산물건조기를 구입은 했지만 요즘 기름값이 또 만만치 않다. 꽃을 키우려던 온실안에 고추를 따서 널어놓았다가 며칠 지나서 우린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내고야 말았으니 그건 고추를 실에 꿰어서 매어달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온실은 꽃 심은 귀퉁이 조금만 빼고 바닥이 온통 은박매트가 깔리고야 말았다. 처음엔 나일론줄에 꿰어 보았는데 예전 담뱃잎을 말릴때 많이 쓰던 두줄새끼가 아니어서 너무 손가락이 아팠다. 그래서 실과 바늘로 바꿨다. 바느질통에서 가장 큰 바늘 네개와 면실을 여러겹으로 꼬아서 고추를 꿰었는데 어림잡아 100여근 가까이 되다보니 이틀이 꼬박 걸렸다. 낮엔 너무 더워서 집에 와서 한숨씩 낮잠을 자기도 하고 밤에 불을 켜놓고 늦도록 그 작업을 했다. 드디어 어젯밤 고추꿰는 작업이 마무리되고 오늘부터는 세물째의 고추를 따기 시작했다. 요건 따는 즉시 실에 꿰어져서 얌전히 은박매트위에서 한잠 자는 중이다. 오늘 겨우 한동을 수확하는데 그쳤으므로 내일부터는 고추를 꿰고 따는 작업이 또 반복이 될 것이다. 저녁나절에 이웃에 농지가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셨다. '울 아저씨가 고추 구경가자고 해서 왔어............' 장날이면 양산을 쓰고 경운기뒤에 앉아 가시는 고운 할머니다. '그렇게 매달아놓으니 보기 좋네...' 하신다. 한번 거사를 치르고 나니 포수는 걱정이 되는가보다. '딸 때마다 어떻게 다 매달까?????? ' '내가 또 쓸데없는 단순노동에 소질이 있으니 걱정마셔.....' 뭐 손이 좀 가기야 하겠지만 실에 꿸때 나중에 고르는 수고를 한가지 덜고 자주 뒤적여줘야 하는 수고도 덜고.... 낮에 보니 바람이 불면 고추가 저절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깜빡 잊고 어두워지기 직전에야 사진을 찍었지만 뭐 작품사진은 아니니.......^^*
온실밖에서 찍은 사진. 배고파서 기운이 없어 손이 떨렸음^^*
온실안에서 찍은 모습. |
첫댓글 고추 말리는 건 은선씨 자유. 글 올리는 것도 자유지만 하필이면 오늘 글을 올렸는지(?) 메가톤급 코미디 올시다 어제 오시지 않은 분은 모르실터 ... 은선씨 어제 오셨으면 ...ㅎㅎㅎㅎ 궁금들 하시겟죠?
통- 한다고 해야겠지요? ㅋㅋㅋ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