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팔봉도예 박창영 · 박광철 부자

[소래기]

“스승과 조력자로, 혼을 불어넣는 예술인으로 함께 해”

매년 팔봉도예부자전이 열리면서 주목받고 있는 도공 박창영 · 박광철 부자를 찾았다.
4개에 걸쳐 가업을 잇고 있는 이 부자는 ‘팔봉도예’를 가장 한국적인 도자기의 명가로 발전시키며 스승과 조력자의 관계로, 매 작품에 혼을 불어넣는 예술인의 관계로 함께 하고 있다.
선생이 어렸을 때만 해도 익산 팔봉에 옹기마을이 있었다는 말로 긴 이야기를 시작한 팔봉도예 3대 박창영 선생은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아버지가 만드는 옹기를 보며 흙이며 물레를 가지고 노는 것이 놀이의 전부였다고 한다. 이렇게 흙과 놀면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직접 옹기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박창영 선생의 옹기와의 인생이 시작된 셈이다. 그렇게 옹기를 만들며 예순의 나이를 넘겼다. 한 평생을 옹기와 도자기를 만들며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옹기가 시장에서 사라지자 도자기를 배우기 위해 경상도 경주에서 가족과 떨어져 10여년을 지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도 어려웠던 시절이다. 박 선생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였다고.
40대 후반에 접어들어 금산사 부근에 전시장과 함께 작업장을 만들어 문을 열었다. 고향이 그리워 고향땅을 찾아 다시 시작하게 된 것. 그때부터 옹기 빚는 기술을 접목시킨 팔봉도예의 도자기들은 투박하지만 은근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간직하며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작품을 만들어 전시를 하고 판매로 이어지며 활발한 활동을 하던 중 전북 최초 김제시 벽산면 관망대 앞에 도자기체험학습장을 오픈하며 새로운 체험교육의 장을 마련했다. 500명까지 교육이 가능한 이곳에는 1년 내내 도자기 수업을 받기 위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는 물론 유치원과 학원, 관광객, 가족들의 문의도 많다.
처음 시작은 박창영 선생이 도자기학습체험장을 운영했지만 하나 뿐인 아들이 군대를 제대한 이후 함께 일손을 거들다 지금은 도예가 박광철 씨가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다. 4대에 걸친 가업이 이어지는 순간으로 박광철 도예가가 본격적인 도예인의 길을 걸어가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박광철 도예가는 체험장 운영과 함께 도자기 연구에 집중하며 2001년부터 상감기법을 이용한 생활자기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특히 옹기 작품에 애착을 느껴 일명 ‘박광철 기법’인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서 만드는 방법을 창안해 냈다. 이 방법은 전통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박창영 선생은 밝은 느낌의 매끄러운 청자 작품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며, 아들 박광철은 귀얄빗이라는 거친 느낌을 주는 붓과 잿물 유약을 이용해 투박한 느낌의 작품을 만들어 서로 다른 작품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현재 박창영 · 박광철 부자는 김제시 백산면 ‘팔봉도자기학습장’과 익산시 금마면 ‘팔봉도자기체험관’에 도자기 체험장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 박창영 선생은 고향인 익산 팔봉도예체험장에서, 아들 박광철 도예가는 김제에 정착해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4대 이어 도자기 만드는 도자가 명가 팔봉도예

팔봉도예는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4대를 이어 도자기를 만들어 온 도자기 명가이다. 팔봉도예 도자기는 도자기에 조예가 없어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의 우아하고 청초한 자태를 자아낸다.
팔봉도예는 1대(고(故) 박준석), 2대(고 박복래)에 전통 옹기를 만들어 보급하였고, 3대인 박창영과 4대인 박광철 · 박혜자는 전통 옹기와 분청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은 파기되어 보존되어 있지 않지만 과거 전라북도 익산군 팔봉리 옹기마을에서 1대 박준석이 옹기 만드는 일을 시작하였다. 박창영은 일제강점기 전부터 이미 옹기를 조부가 가업으로 물려준 대업이라 생각하며 도자기 만드는 전통 가문의 맥을 잇기 시작하였다.
팔봉도예는 당초 금산사(金山寺) 인근에 소재하였으나 1998년에 도자기 대중화를 꾀하기 위해 현재의 장소로 이전하여 도자기 전문 학습 기관으로 변신하였다. 이후 옹기 만들기 40년 외길을 걸어온 도공 박창영도 가업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현재는 익산팔봉도예체험장에서 백제토기 재현에 여생을 바치고 있다. 팔봉도예 도자기는 현재 박광철이 4대째 맥을 잇고 있다.
박광철은 1994년부터 팔봉도예방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1997년 도자기학습장을 개설하여 연간 7,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도자기 체험을 통해 우리 것을 이해시키고, 도공의 꿈을 심어 주고 있다.
2004년부터 박창영과 박광철 부자는 함께 ‘팔봉도예부자전’을 개최해 오며, 가업 전수와 더불어 우리 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김제의 팔봉도예를 운영하고 있는 박광철은 전통 도예 문화 보급과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3년 ‘우수인재상 대통령상’과 2004년 ‘제39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금상을 수상한 바 있는 도자기 분야의 젊은 인재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이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전통 예술과 현대 문화를 접목한 작품 활동에 혼을 쏟고 있다.
체계적이고 꾸준한 도자기 현장 학습을 진행해 온 팔봉도예는 도자기 현장 학습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2008년도에는 한국공예협동조합연합회로부터 전국에서 세 번째이고, 전라북도에서는 제1호로 ‘공예현장체험 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김제 팔봉도예도자기학습장
김제시 백산면 상정리 81-5(관망대 앞)
최대 수용인원 500명
063-547-1192 / 010-6610-8080

익산 팔봉도예도자기체험장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125-10(미륵사지 앞)
최대 수용 인원 150명
063-833-8878 / 016-512-1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