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읽는 금강경②(17~32)/법준스님독경●
그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낼진댄
마땅히 어떻게 머물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하오리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는 자는
마땅히 이와같은 마음을 낼 지어다.
나는 마땅히 일체중생을 멸도하리라 하되
일체중생을 멸도한 뒤 실로 한중생도 멸도한 자가 없다 하느니라.
어째서인가? 수보리여!
만약 보살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무슨 까닭이냐? 수보리여!
실로 법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한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연등부처님의 처소에서 아뇩다라 삼먁삼보리라는 법을 얻었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알기로는,
부처님께서 연등불의 처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만한 어떤 법도 없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도다.
수보리여! 실로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법을 얻는 바가 없느니라.
수보리여! 만약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법이 있다면,
연등불이 곧 나에게 수기를 주며
‘너는 내세에 반드시 석가모니라 이름하는 부처가 되리라’고 아니했으리라.
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법을 얻는 바가 없기 때문에
연등불이 나에게 수기를 주며 말씀하시기를,
‘너는 내세에 석가모니라 이름하는 부처가 되리라’하시느니라.
어째서인가? 여래라는 것은 곧 모든 법과 같은 뜻이기 때문이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면
수보리여! 실로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법을 얻는 바가 없느니라. 수보리여!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깨달은 바, 이 가운데
실다움도 없고 헛됨도 없나니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는 일체법이 모두 불법이라고 설하느니라.
수보리여! 이른바 일체법은 곧 일체법이 아니라
그런 까닭에 다만 이름이 일체법이니라.
수보리여! 비유컨대 사람의 몸이 장대함과 같으니라.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르신 사람의 몸이 장대함은
곧 큰몸이 아니라 그 이름이 큰몸이옵니다.
수보리여! 보살도 또한 이와같아 만약 나는 헤아릴수 없는
많은 중생을 멸도하였다 말한다면 곧 보살이라 이름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여!
실로 보살이라 이름할 어떤 법도 없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부처님은 일체법을 이르기를,
아도 없고 인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자도 없다 하느니라.
수보리여! 만약 보살이 나는 반드시 불국토를 장엄케 하리라고
말한다면 이는 곧 보살이라 이름할 수 없느니라.
어째서인가? 여래께서 이르신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이
곧 장엄이 아니라 바로 그 이름이 장엄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여! 만약 보살이 무아의 법에 통달한 이라면
여래께서 이르되 참다운 보살이라 이름하느니라.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육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육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천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천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혜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혜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법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법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는 불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불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항하 가운데 있는 모래라고 부처가 말한 적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그 모래를 말하셨습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항하 가운데 있는 모래수 만큼 많은 항하가 있고
이 모든 항하에 있는 모래수만큼 부처님 세계가 있으니
이는 오히려 많다고 하지 않겠느냐?
너무도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셨다.
이곳 국토가운데 모든 중생들의 갖가지 마음을 여래는 다 아느니라.
어째서인가? 여래가 말한 모든 마음이
모두 마음이 아니라 그 이름이 마음이기 때문이니라.
무슨 까닭인고? 수보리여!
과거의 마음도 얻을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 칠보로써 보시한다면
이 사람이 그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이 그 인연으로 얻을 복이 매우 많사옵니다.
수보리여! 만약 복덕이 실다움이 있으면
여래는 얻은 복덕이 많다고 이르지 않을 것이니라.
복덕이 없는 까닭에 여래는 얻은 복덕이 많다 이르느니라.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부처님을 가히 색신을 구족함으로 볼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마땅히 색신을 구족함으로 볼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이르신 색신을 구족함이 곧
색신을 구족함이 아니라 그 이름이 색신을 구족함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를 가히 모든 상을 구족함으로 볼수 있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를 마땅히 모든 상을 구족함으로 보지 못하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이르신 모든 상이 구족함은 곧 구족이 아니라
그 이름이 모든 상을 구족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여! 너희는 여래가 이런 생각을 하기를,
내가 마땅히 설한 바 법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그런 생각을 짓지 말라. 무슨 까닭이냐?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가 설한 법이 있다고 한다면
곧 부처를 비방하는 것이며
능히 내가 설한바 법을 알지 못하는 까닭이니라.
수보리여! 법을 설하는 것은 가히 법을 설함이 없으니
그 이름이 법을 설함이니라.
그때 혜명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자못 어떤 중생이 미래세에
이 법을 설함을 듣고 신심을 내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이르기를,
수보리여! 그들이 중생도 아니고 중생아님도 아니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여! 중생, 중생이라 함은 여래가 설함이
중생이 아니라 그 이름이 중생인 까닭이니라.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심은
얻은 바가 없음이 되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도다! 수보리여!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적은 법도 가히 얻은 바가 없기에
그 이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이니라.
또 다음으로 수보리여! 이 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으므로
그 이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이니,
아도 없고 인도 없으며 중생도 없고 수자도 없는 것으로 일체의
선한 법을 닦으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느니라.
수보리여! 이른바 선법이란 것은
여래가 이른 선법이 아니라 그 이름이 선법이니라.
수보리여! 만약 삼천대천세계중에 있는 수미산 왕들이 이와같은
칠보무더기를 어떤 사람이 가지고 쓰며 보시하여도,
만약 어떤 사람이 반야바라밀경 내지 사구게등을
받아지니고 읽고외워 남을 위하여 설한다면
앞의 복덕으로는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만억분의 일 내지 어떠한 숫자의 비유로도 능히 미치지 못하리라.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희들은 여래가 생각 하기를,
‘내가 마땅히 중생을 제도했다’고 말하지 말라.
수보리여! 이런 생각을 짓지 말라.
어째서인가? 실로 여래가 제도한 어떤 중생도 없기 때문이니
만약 여래에게 제도한 중생이 있다고 하면 여래가 곧
아.인.중생.수자가 있는 것이니라.
수보리여! 여래가 이르신‘내가 있음‘은 곧 내가 있음이
아니거늘 범부의 사람들은 내가 있다고 하느니라.
수보리여! 여래가 이르신 범부에 대해서도 곧 범부가 아니라,
그 이름이 범부니라.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히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그
러하옵니다. 그러하옵니다. 삼십이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만약 삼십이상으로 여래를 볼진대는
전륜성왕도 곧 이 여래가 되느니라.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이르신 뜻을 알기로는
마땅히 삼십이상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사옵니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색으로써 나를 보려거나 음성으로 나를 구하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함이니 여래를 능히 보지 못하리라.“
수보리여! 네가 만약 생각하기를,
여래가 구족한 상이 아닌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하겠느냐?
수보리여! 여래가 구족한 상이 아닌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하느니라.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수보리여! 너희가 만약 생각하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일으킨 사람은 모든 법이
단멸한 상을 이른다고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어째서인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일으킨 사람은 법에 있어
단멸한 상을 이르지 않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여! 만약 보살이 이 항하의 모래수 만큼
가득찬 세계에 칠보로써 보시하여도,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일체법에 무아임을 알고 깨달음을 얻으면
이 보살은 앞의 보살이 얻은 공덕보다 수승하니라.
수보리여! 모든 보살은 복덕을 받지 않는 까닭이니라.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은 복덕을 받지 않습니까?
수보리여! 보살이 지은 바 복덕은 마땅히
탐착하지 않는 까닭으로 복덕을 받지 않는다고 이르느니라.
수보리여! 만약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여래가 오며 가며 앉으며 눕는다고 하면
이 사람은 내가 말한 뜻을 알지 못함이니라.
어째서인가?
여래는 어디로부터 오는 바도 없고 또
가는 바도 없으므로 여래라 이름하느니라.
수보리여!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 가는 티끌을 만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티끌들이 많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만약 이 티끌들이 실제로 있는 것이면
부처님께서 곧 그 티끌들을 말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고 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티끌들은
곧 티끌들이 아니라 그 이름이 티끌들이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르신 삼천대천세계도 곧 세계가 아니라
그 이름이 세계입니다.
왜냐하면 만약 세계가 진실로 있는 것이라면
곧 그것은 하나로 아우른 상이니,
여래가 이르신 일합상은 곧 일합상이 아니라
그 이름이 일합상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여! 일합상은 곧 말할 수가 없는 것이어늘
오직 범부의 사람들만 그 일을 탐착하느니라.
수보리여! 만약 어떤 사람이 부처님이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을 말씀하셨다고 한다면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은 내가 이른 뜻을 알겠느냐?
모르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여래께서 이르신 뜻을 알지 못하옵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 이르신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은
곧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이 아니라
그 이름이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일으킨 이는
일체법에 마땅히 이와 같이 알며, 이와 같이 보며,
이와 같이 믿고 이해하여 법상을 내지 말지니라.
수보리여! 이른바 법상이란 것은
여래가 이르신 곧 법상이 아니라 그 이름이 법상이니라.
수보리여! 만약 어떤 사람이
한량없는 아승지 세계에 가득한 칠보를 가지고 써서 보시하여도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보살심을 낸 사람이
이 경 내지 사구게등을 지녀 수지하고 독송하여
남을 위해 연설한다면 그 복이 저 복보다 수승하니라.
어떻게 남을 위해 연설하려느냐?
상을 취하지 않고 여여하게 움직이지 말라. 무슨 까닭이냐?
“일체의 유위법은 꿈과 꼭두각시와 물거품과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관할 지니라.“
부처님이 이 경을 이르시거늘,
장로 수보리와 많은 비구비구니와 우바새 우바이와
일체 세간의 하늘. 인간. 아수라가 부처님의 말씀하심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며 믿고 받아 지녀 봉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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