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우곰탕(달성공원 앞)
누구나 특별하게 좋아하는 음식이 하나쯤 있다. 난 ‘곰탕’이나 ‘설렁탕’같은 걸 참 좋아한다.
‘곰탕이 건강을 말아먹는다’란 책을 쓴 의학박사 황성수 교수님이 아무리 곰탕이 안 좋은 음식이라고 해도 난 이상하게 곰탕이 땡긴다. 그래서 현풍이고 나주고 찾아다니면서 ‘곰탕’을 먹곤 했다.
나의 단골집 중 하나인 ‘한우곰탕’이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달성공원 앞에 전통있는 집이다. 그런데 여기도 오랜만에 왔더니 좀 바뀌었다. 주차장 쪽으로 새롭게 깨끗하게 식당 홀을 냈다. 근데 사람들이 없다. 이상해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 봤더니 그 좁아터진 곳엔 만원이다. 사람들은 꼭 음식만 먹으러 오는 건 아닌가 보다.
2. 나주곰탕
나주에 곰탕먹으러 가본 분 혹 있는가? 나주 곰탕하면 거의 원조격인 하얀집, 이혼한 최씨 마누라가 바로 옆에 차린 최순옥나주곰집. 50년이상 한국인의 밥상, 1박2일, 6시내고향에 한번씩 다 나온 댓자리곰탕, 노안집, 남평할매집, 하나곰탕 등 다 유명한 집이다.
이 나주 곰탕의 특색은 맑은 국물이다. 마치 경상도에서 ‘프리마’가루 풀어서 만든 그런 우유빛 곰탕이 아니라 맑은 국물을 맛볼 수 있는 게 나주 곰탕의 특색이다.
근데 전주 가서 전주비빔밥 먹고 와서 쥑여줬다는 말 못들어 봤고 벌교가서 꼬막 정식 먹고 쥑여줬다는 말 못 들어봤다. 나주가서 나주 곰탕 제대로 먹고 왔다는 사람 드물다. 이건 그 지방사람들만의 입맛이 모르기에 나오는 말일 수도 있고 입맛만큼 정말 주관적이라 다 만족할 수는 없다고 보지만 너무 성의 없는 관광지 음식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데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하겠다.
대구에서도 나주곰탕 맛을 볼 수 있는데 ‘고운곰탕’이라고 수성구청 뒷골목에 있다. 개운한 곰탕 국물 맛은 뼈로 국물 내지 않고 고기로만 국물 내는 나주식 곰탕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3. 영천 중앙시장 포항 할매 곰탕/ 신성 소머리국밥
영천시장엘 가면 ‘곰탕골목’이란 곳이 있다. 상당히 유명한 골목이다.
‘신성식당’‘수정식당’‘안덕식당’‘희망식당’.....
정말 줄줄이 붙어있고 전부다 현수막에 내걸려 있다. ‘6시 내고향 소개 된 집’이라고. 누군 ‘신성식당’이 단골집이라고 이 집을 권하는데 내 단골집은 ‘포항할매곰탕’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난 현풍 박소선할매곰탕보다 여기 곰탕골목의 ‘포항할매곰탕집 곰탕’을 더 좋아한다. 고기 양부터 다르다. (푸짐하고...싸고...맛있고....)
곰탕의 맛은 노린내를 어떻게 잡느냐. 국물이 어떤 맛을 내느냐. 육질이 어떻고 식감이 좋으냐....뭐 이런 여러 가지 조건에 합당해야 하는데 이 집은 정말 전통이 살아 있는 집이고 항상 연구 발전하는 집이다. ‘노무현’ 사진이 걸려 있어 좋아하느냐고? 난 먹는 덴 절대 정치색을 띄지 않는다. 오직 맛으로 식당엘 들어간다.
4. 현풍 박소선 할매곰탕
현풍이라면 생각나는 것이 ‘곰탕’이다. 현풍 할매곰탕이라면 대충 아는 분들은 다 안다. 근데 현풍에 오면 어느 집에 갈지 헷갈려 하는 분들이 있다. 현풍 할매곰탕집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연을 안고 있다.
상표분쟁....
어느 집에서나 ‘할매’는 다 계시고 그 할매가 곰탕 정도는 끓일 줄 알았을꺼다. 뉘 집 할매가 ‘원조’인지는 먹는 사람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 뉘집 할매가 곰탕을 잘 끓이는지는 먹는 사람들 입맛이다. 그럼에도 현풍할매곰탕의 원조 싸움은 대단했었다.
박소선 할매곰탕’집이 졌다. 그래서 할매 이른 석자‘박소선’이란 글이 상호에 붙게 된 것이다. 졸지에 할매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이 집은 일단 잡내가 덜하고 고기가 졸깃졸깃해서 좋다. 일찍부터 종업원을 외국인을 고용해서 항상 말을 두 번씩 하게 만든다.
5. 현풍할매곰탕
상표싸움에서 이긴 ‘원조 현풍할매곰탕’집이다. 이 집 곰탕맛은 국에 잡내가 아직 난다는 것이다. 이 잡내가 곰탕의 진맛이라 여기는 분들도 있어 어떤 분들은 이 집만 고집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고기가 무르고 잡내로 인해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것 같다.
6. 원조할매곰탕집
대구역 대구 콘서트 하우스와 유니언 호텔 중간에 만경관 쪽으로 올라가는 골목 입구에 위치한다. 칠판 골목이라고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입구에 주유소가 있어 찾기가 쉽다. 전통있는 집으로 단골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집이다.
7. 푸주옥
곰탕 먹고 싶을 때 자주 들리는 식당이다. 수성구 쪽과 반고개 쪽 두 군데 다 자주 간다. 주차장이 넓고 맛도 좋고 뭔가 위생적이라는 느낌이 있어 한동안 달고 먹었다. 역시 잡내없고 맛이 있다. 입에 쩍쩍 붙을 정도의 찰기는 아니지만 남의 입맛까지 고려해야 할 땐 참으로 무난한 집이다.
8. 한우장
만경관 바로 옆에 있는 나의 오랜 단골집이기도 하다. 이 집에선 주로 설렁탕을 먹는데 곰탕도 먹을만하다. 국수 넣어주는 설렁탕을 이 집에서 먼저 했지 싶다. 한우장 특징은 멸치 반찬에 있다. 한 숟가락 퍼서 멸치랑 먹으면 정말 둘이 먹다 둘이 다 죽어도 괜찮다.
9. 반월당 소머리 국밥
깨끗하고 위생적이고 맛이 있다. 사실 이 집은 어머니가 즐겨 찾는 집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교통이 아주 좋은 곳에 위치해 노인네들이 갈 수 있는 맛 곰탕집이란 점이다. 이 집 곰탕은 재료를 좋은 것만 사용하는지 조금의 잡내도 없다. 한우장과 마찬가지로 곰탕에 국수를 준다.
10. 칠성시장 곰탕
칠성시장에는 옛부터 내려오는 두 집이 마주보고 곰탕 장사를 한다. 어릴적부터 이 집을 들락거린 나로선 어느 집이 원조인지도 안다. 옛날식 곰탕 맛을 즐기려면 이 두 집도 권할만 하다. 칠성식당과 화원식당이다. 난 칠성집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층에선 단체 모임도 한다.
첫댓글 언제 다 잡수셨죠
먹는 것도 부지런해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