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안 하고 달려간 곳, 치악산 명주사에 자리잡은 고판화박물관....
그런데, 아.....
산들에게 포근하게 안겨 있는 명주사는 정말 아름다웠어요.
이 장승들은 토지문학공원에서 온 것이래요.
책을 모아놓은 곳인데....
명주사 스님이 책을 무척 좋아하시는 듯했어요.
오래된 집에서 풍겨나오는 오래된 책의 냄새...
절은 작았지만 아늑하고 예뻤어요.
네잎클로버를 찾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뿐....
너무나 조용한 이곳...
이곳 고판화박물관에는 한국, 중국, 일본, 티벳, 몽골 등지에서 수집한
3,500점의 고판화 원판, 서적, 능화판, 부적판 등이 있어요.
소장품이 많아, 번갈아가며 전시를 한다고 하네요.
지금은 일본판화가 전시되어 있는데....
너무나 놀라운 것은 일본은 이미 17세기에 출판업이 성행했답니다.
칼라풀한 일본 판화들을 보며
그들이 애니메이션에 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일본의 만화- 망가...
일일이 찍을 수는 없었지만, 정말 최고의 판화작품들을 보았습니다.
판화 체험을 해 보았어요.
판화, 서각 등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잠깐...
판화로 만든 부적...
이것도 판화작품입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열심히 관람하는 우리를 보시던, 명주사 주지이신 박물관 관장님이
차 대접을 하겠다고 합니다.
산속에서 마시는 한 잔의 차...
심신의 피로가 싸악 가시는 느낌이지요.
고판화박물관...
적극 추천합니다.
한가롭고, 조용하고, 느긋하게 여행을 즐길 분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듯합니다.
주지스님이 주신 '잡보장경'의 글귀를 가슴 속에 담아봅니다.
걸림없이 살 줄 알라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찾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는 조심하라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잡보장경>
첫댓글 여유로운 기행으로 두 분 영혼에 뽀얀 살이 오를 듯.. 참으로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평화, 정적, 여유, 느림...그 자체였어요. 그래서 여럿이 가는 여행보다는 둘이서 셋이서 가는 여행이 좋은 것 같아요.
고즈넉한 곳이군요~~하얀 꽃밭 옆에 앉은 모습이 잘 어울립니다
중앙일보에 소개되었던 것 같은 데요
아, 그래요? 저는 아무 것도 모르고 갔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시간이 조용하게 고여있는 곳에 정적이라는 연꽃을 피운 곳이 명주사인가봅니다. 이름도 정겹네요~~명주사. 일본의 판화는 특색이 있어서, 유럽에 많이 알려졌을겁니다. 참 좋은 곳 다녀오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