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에게!...
2006년 시월은 우리에겐 유난히도 잊지 못할 해와 달 인 것 같소
왜냐하면 우리가 만나서 결혼 이후에 기도로 힘을 합하여
가장 큰일을 치러냈기 때문일 것이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나서
이 땅에 처음으로 주님과 함께 샬롬교회를 개척했으니
앞으로도 이보다 더 큰일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구료.
I.M.F 이후 거지가 되다시피 하여 전기도 없는 강원도 산속에서
둘이서 움막같은 토담집을 손수 짓고 아궁이에 나뭇불 때가며 살던때를 생각하며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나은 생활인지 모르오.
지금까지 잘 참아준 당신에게 감사하며 앞으로 더욱더 당신을
사랑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오.
이번 아버지 학교를 통해서 숙제로 편지를 쓸 기회를 얻은 이 기회에 당신에게
그동안 애 많이 썼다는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소.
당신의 기도와 내조가 없었다면 오늘의 내가 있을수 없다고 감히 단언 하오.
누구나 다 결혼하면 어머니가 되지만 당신은 좋은 아내 좋은 어머니가 될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봐요.
내가 배우자 조건으로 바라왔던 현모양처라고...
우리가 만난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러갔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구료.
나 같은 남편 만나서 고생을 많이 하여 그런지 얼굴에 기미 주근깨가 보일때면
마음속으로 미안한 생각뿐이라오.
결혼10주년이면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도 못하였고 15주년에는 꼭 가자고 해놓고 또 어기고 내년이면 20주년인데 지킬수 있을지 의문이오.
외식한번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옷한벌 사주지 못하여 맨날 남이 입던 옷을 얻어다가 손수 수리하여 입는 당신을 보면 무능한 나자신이 밉기조차 하다오.
미용실에가는 돈이 아까워 거울을 보며 손수 머리를 자르고 퍼머를 하던 모습을 보고 겉으로는 “중도 제 머리는 못 깎는데 당신은 스스로 깎으니 중보다 낫다” 고 웃으며 얘기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다오!
신발도 늘 남이 신던 것을 신고...
그러면서 남 앞에서 초라한 행색을 보이면 안된다고 남편인 나를 위해서는 양복을 선뜻 사주고 구두도 새것으로 사주던 당신을 보며 내가 너무도 이기적이었던 것을 되돌아보게 되는구료.
난 당신을 위해 구두 한 켤레,옷한벌 사준적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일때 쓴 편지내용에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요” 라는 구절에
나는 감동하고 말았지요!
성경 잠언서19장14절에 보면
“집과 재물은 조상에게서 상속하거니와 슬기로운 아내는 여호와께로서 말미암느니라”고 말씀하고 있지요.
그래서 나는 늘 당신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확신하고 있소.
고은이와 동엽이를 낳아서 지금까지 잘 길러준 것도 모두 당신 덕택이라 생각하며 우리가 훌륭한 부모가 되어 하나님께 보답 합시다.
그리고 샬롬교회를 무일푼에서 개척했지만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응답해 주셔서 물질이 부족하지 않도록 돕는자를 보내 주시고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같은 일꾼100쌍을 보내 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오.
아침 일찍 병원에 나가서 하루종일 근무하다 집에와서
또 아이들 뒤치닥꺼리, 집안일 돌보느라 육신이 피곤 하겠지만
조금만 더 참읍시다.
이젠 고생 끝 ! 행복시작! 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소.
나도 이제 아이들과 당신에게 더욱 신경쓰고 새로운 각오로 임할 것이오.
한꺼번에 변하기는 어렵지만 하나하나씩 개선해 나갈 생각이요.
지금까지 끝까지 믿어준 당신을 사랑하오.
다시 태어 난다면 나도 당신과 결혼하고 싶소! 왜냐하면 당신과 나는 이제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하고,손발이 잘 맞고,또 당신의 바램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20년동안 학부형이 되어 못난 남편을 뒷바라지해준 당신을 내가 어떻게 잊을수가 있겠소! !
우리 서로 건강하고 더욱 노력해서 아름다운 교회와 가정을 만들어 나갑시다.
학교 공부가 끝나면 당신일을 더욱더 많이 도와줄 생각이오.
시간이 없어서 두서없이 쓴 글이지만 말 안해도 아! 하면 어!하고 알아차리는 당신이기에 길게 쓰지는 않겠소!
2006년 11월 11일 토요일 오후에
당신을 너무도 사랑하는 못난남편 고은이&동엽이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