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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山行(산행)- 姜栢年(강백년)
十里無人響 십리길 걸어봐도 만나는 이 하나 없고
山空春鳥啼 적막한 산 고요한데 새소리만 들리네
逢僧問前路 중을 만나 길 물으니 자세하게 말하는데
僧去路還迷 뒤돌아 중이 가니 길 다시 모르겠네.
* 2.姜沆(강항)
滄海茫茫月欲沈 아득한 바다에 달빛 어린 밤이어라
淚和凉露濕羅襟 눈물 섞인 찬 이슬에 옷깃이 젖네
盈盈一水相思恨 넘치는 물결은 임 그린 눈물인가
牛女應知此夜心 별아!너만은 알겠지 서러운 이밤을.
* (沆=넓은항. 襟=옷깃금. 盈=찰영.)
* 3.田家(전가) - 姜希孟(강희맹)
流水涓涓己沒蹄 졸졸졸 시냇가 올무 묻히고
煖煙桑柘鵓鳩啼 연기 서린 뽕나무에 비둘기 우네
阿翁解事阿童健 일에 능한 할아비 궁달 맞아서
刳竹通泉過岸西 대통을 쪼개어 물을 대주네.
*(涓=시내연. 蹄=발굽제. 柘=산뽕나무자. 鵓=집비들기발.)
(鳩=비들기구. 阿=언덕아. 刳=쪼갤고. 健=굳샐건.)
* 4.春日城南卽事(춘일성남즉사)-權近(권근)
春風忽已近淸明 봄바람이 어느듯 청명절인데
細雨비비成晩晴 보슬비 보슬보슬 개일 줄 모르네
屋角杏花開欲遍 집 모퉁이 살구꽃이 벌어지려고
數枝含露向人傾 가지마다 이슬 맞아 늘어졌구료.
*(비=(雨밑+水)= 안개비. 遍=두루편,)
* 5.百祥樓 - 奇大升
城北危樓鬼效工 성 너머 북쪽으로 우뚝한 누마루
고翔雲際壓晴空 노닐어 나는 듯 구름 위에 솟아 있네
香山縹氣飛朱棋 묘향산 좋은 풍경 다락에 들고
渤海祥光隱畵롱 발해의 고운 물결 난간에 떴소
朗月照襟開玉界 천상의 밝은 달 가슴 헤치고
仙風吹夢落瓊宮 경궁안 부는 바람 꿈을 깨우네
悠悠往事憑誰問 지나간 일 누굴보고 물어볼까
一曲漁歌細雨中 슬픈 노래 빗속에 젖어 들리네.
*(고=(皐+羽)=노닐고. 翔=날에상. 縹=옥색빛표.)
(棋=바둑기. 渤=바다이름발. 롱=(木+龍)=난간롱.)
(襟=옷깃금. 瓊=옥경. 悠=멀유. 憑=의지할빙.)
* 6.黃山江 - 金克己
起餐傳舍曉渡江 객사에서 밥 먹고 새벽강 건너자니
江水묘漫天蒼茫 강물은 아득하고 하늘은 검푸러 [물긴모양묘]
黑風四起立白浪 검은 바람 사방에서 일어 흰 물결 일으키니
舟與黃山爭低昻 나룻배와 황산이 함께 출렁이네
津人似我履平地 뱃사공 함께 있지만 평지 밟는 듯하고
一棹漁歌聲長短 한 가학 뱃노래에 장단을 맞춘다네
十生九死到前岸 구사일생 건너편에 이르니
槐柳陰中村徑荒 느티나무 버드나무 그늘 시골길이 흔들리네.
*(餐=먹을찬.밥손. 묘=물긴모양모. 昻=오를앙. 津=나루진.)
(漫=질펀할만. 棹=노도. 岸=언덕안. 槐=느티나무괴.)
* 7.西樓晩望 - 金克己
江風習習獵春叢(강풍습습렵춘총) 살랑살랑 봄바람 봄 수풀 스치는데
塞日몽몽臥晩空(새일몽몽와만공) 변방의 해 어스름히 늦은 하늘에 누워있다
水色連天煙覆地(수색연천연복지) 물 빛은 하늘에 닿고 연기는 땅을 덮으니
樵溪釣瀨有無中(초계조뢰유무중) 나무꾼 길 낙시꾼 여울이 보일듯 말듯
*(몽=(삼수변+蒙)=희미할몽. 獵=사냥할렵. 叢=모일총.
(樵=땔나무초. 瀨=여울뢰.)
* 8.題福州映湖樓 - 金方慶
山水無非舊眼靑 산도 물도 그대로 있고
樓臺亦是少年情 소년시절 놀던 다락 변함이 없네
可憐故國遺風在 아직도 그전 풍속 그대로 남아
收拾絃歌慰我情 아름다운 노래로 이마음 달래네
* 9.臨津有感 - 김부식
秋風溺溺水洋洋 가을 바람 산들산들 강물은 넘실넘실
廻首長空思渺茫 고개 돌려 하늘 보니 생각 아득하여라.
恨恨美人隔千里 쓸쓸하다, 나의 임 멀리 떨어졌으니
江邊蘭芷爲誰香 강가의 난초는 누굴 위한 향기인가
* 10.甘露寺에서 惠원의 次韻을 빌려 [김부식]
俗客不到處 속인들은 이르지 못할곳
登臨意思淸 내 오르니 마음이 맑아져
山形秋更好 산세는 가을이 더욱 좋고
江色夜猶明 강빛은 밤이 오히려 밝아
白鳥高飛盡 흰 새는 외로이 날아가고
孤帆獨去輕 외로운 배 홀로 흘러가는데
自漸蝸角上 부끄럽도다 蝸角위에서
半世覓功名 반평생 부질없는 功名쫓아 살았구나
* 11.乍 晴 乍 雨 - 金時習
乍晴乍雨雨還晴 개었다 비오고 오다가 다시 개니
天道猶然況世情 날씨마저 이러한데 사람인심 오죽하리오
譽我便應足毁我 나를 좋다든 이 문득 나를 미워하고
逃名却自爲求名 공명 싫다던 사람 공명 찻아 나서네
花開花謝春何官 꽃피고 지는것 봄이야 알리없고
雲去雲來山不爭 구름이 오가는것 산은 탓하지 않네
奇語世上須記憶 여보소 사람들아 기억해 두오
取歡無處得平生 평생을 구해본들 부귀영화 어려우리
* 12.渭川魚釣圖 - [金時習]
風雨蕭蕭拂釣磯 비바람 쓸쓸하게 낚싯터를 적시는데
渭川魚鳥識忘機 위수내의 고기떼 길을 잃은 듯
如何老作鷹楊將 어쩌다 늙은 태공 무용을 떨쳐
空使夷齊餓採薇 부질없이 백이숙제 굶겨 죽였나
* 13.有客 - [金時習]
有客淸平寺 청평사에 왔던 어떤 나그네
春山任意遊 봄철 산의 뜻에 맡겨 맘껏 노닐었다네
鳥啼孤塔靜 고요한 탑엔 외로운 새가 우는데
花落小溪流 흐르는 시냇가에 꽃이 지누나
佳菜知時秀 부드러운 나물은 때를 알아 돋아 나고
香菌過雨柔 향기로운 버섯은 비 온뒤 부드럽구나
吟行入仙洞 시 읊으며 신선골에 들어가
消我百年愁 백년 묵은 내 시름 녹여 주누나
* 14.七夕 - [金安國]
鵲散烏飛事已休 오작이 흩어지니 견우 직녀 상봉인데
一宵歡會一年愁 하룻밤 기쁜 만남 일년 다시 애환이라
淚傾銀漢秋波潤 눈물 젖은 은하수 물결되어 불어 있는데
腸斷瓊樓夜色幽 애끓는 누대 위의 밤경치 그윽하다
錦帳有心邀素月 달빛은 은은하게 비단 휘장 비쳐주고
翠簾無意上金鉤 금갈구리 처량하게 주렴 위에 솟았구나
只應萬劫空成怨 수만 년이 지나간들 이 원한을 어이하리 [높을초]
南北초초不自由 남쪽 북쪽 먼하늘 마주 보며 못 만나니
* 15.盆城贈別 - [김안국]
燕子樓前燕子飛 연자루 앞에 제비는 날고
落花無數惹人衣 떨어지는 꽃잎은 무수히 옷에 나부끼네
東風一種相離恨 봄바람이 한 번 이별의 한을 심으놓으니
腸斷春歸客又歸 애끓는 봄이 가고 그대마져 또 돌아가네
* 16.訪俗離山 - [金昌翕]
江南遊子不知還 강남에 노닐며 돌아갈 줄 모르고
古寺秋風杖리閑 지팡이 삼신으로 옛절 찻누나
笑別鷄龍餘興在 계룡산의 좋은 경치 보고 나니까
馬前猶有俗離山 말 머리에 속리산이 걸려 있다네
* 17.驟雨 - [金正喜]
樹樹薰風葉欲齊 훈훈한 바람결에 나뭇잎 날리고
正濃黑雨數峰西 검은 구름 지나가며 소낙비 퍼부려네
小蛙一種靑於艾 새파란 청개구리 어미 무덤 곁으로 가
跳上蕉梢效鵲啼 파초잎에 뛰어 올라 목을 놓아 울어대네
* 18.南浦 - [金宗瑞]
送客江頭別恨多 강머리에서 임 보낼 제
管弦凄斷不成歌 처량한 이별곡조 목메어 우는구나
天敎風伯阻征포 하느님 오늘밤에 비바람을 내려서
一夕大同生晩波 뿌리치고 떠나는 임 만류하여 주옵소서
* 19.東都寒食 - [金宗直]
馬隷牛醫有子孫 마부와 소 의원도 자손이 있어서
竹枝處處紙錢飜 댓가지 곳곳에 종이돈이 펄럭인다
羅王陵墓無추狗 신라왕 능묘에 추구는 없고
只見春蕪覆燒痕 단지 봄 풀 한번 태운 흔적 보인다
* 20.[김일손]
三月楊花洌水灣 삼월의 열수(한강) 굽이 양화도
片雲孤鶴送君還 조각구름 외론 학처럼 떠나는 그대를 전송하오
芝蘭風入秋江室 난초향기는 바람결에 추강(남효온) 방으로 들고
薇蕨春生雪嶽山 고사리는 봄 온 설악산에 자라난다오
五歲神童猶靖節 오세 신동은 도정절(도연명)과 같아
百年淸士可廉頑 맑은 풍모는 백년뒤 완악한 자를 염치 있게 바꾸리.
聯筇他日金剛去 언젠가 나란히 지팡이 짚고 금강산에 찾아가
鳳頂源頭叩石關 봉정(설악산) 원두에서 돌문을 두드리리
* 21.伽山逢尹正卿 - [金長生]
邂逅伽倻寺 이름 높은 가야산 찻아들 때에
行裝帶雨痕 때마침 내린 비로 행장 젖었소
相逢方一笑 우연히 서로 만나 너무 반가와
相對却忘言. 하고 싶던 말들을 모두 잊었네
* 22.秋思 - [金孝一]
滿庭梧葉散西風 바람따라 우수수 오동잎 지는 소리
孤夢初回燭淚紅 설핏든 잠 깨어보니 호롱불 홀로 있네
窓外候蟲秋思苦 창밖에 귀뚜라미 섬돌 밑 슬피울제
伴人啼到五更終 시름하는 사람 함께 잠 못 들어 하누나
* 23.山莊夜雨 - [高兆基]
昨夜松堂雨 어젯밤 송당에 비 내려
溪聲一枕西 시냇물소리 베갯머리에 들렸지
平明看庭樹 먼동 햇살에 뜰 앞의 나무 바라보니
宿鳥未離栖 자던 새 아직도 가지 위에 앉았네
*24. 漁舟圖 - [高敬命]
蘆洲風점雪漫空 갈대꽃 바람 불고 펄펄 눈 내리니
沽酒歸來繫短蓬 강가에 배를 매고 술병 메고 돌아가네
橫笛數聲江月白 피리 소리 들리고 달 또한 밝은데
宿禽飛起渚煙中 자던 새 놀라 깨어 물위를 날으네
* 25.嘲鼠 - [권구]
爾本無家依我屋 너는 집도 없어 내 집에 사는데
旣依胡乃反穿爲 네가 사는 집에 구멍은 왜 뚫나
固知爾亦無長慮 너 정말이지 생각이 짧구나
我屋顚時爾失依 내집 무너지면 너도 살곳 없는데
*26. 嶺南樓 - [權近]
高樓百尺控長天 백척의 높은 정자 긴 하늘 닿았고
風景森羅궤案前 풍경은 책상 앞에 펼쳐있네
川近水聲流極外 가까운 냇가에 물소리 들리고
雲開山醉滴첨邊 구름 걷히니 푸른 산 처마끝에 닿았네
千畦壟畝禾經雨 천 이랑 논에는 비가 벼를 적시고
千里閭閻樹對煙 십리 마을 숲에는 연기가 이네
匹馬南遷過勝地 필마로 남쪽 명승지 지나니
可堪登眺첨賓筵 정자에 올라 손과 함께 자리하네
* 27. 過古都 - [權大運]
暮雲連廢堞 저문 구름 옛성터를 끼고 도는데
寒雨洗荒臺 찬비는 거친 들을 씻어 주누나
山色靑依舊 산빛은 예날과 다름없건만
英雄幾去來 영웅들은 그 얼마나 오고 갔을까
* 28. 寄洛中諸弟 - [權변]즐거울변
春到江南客未回 강남 땅에 봄이 와도 임은 아니 오고
山茶盡落野梅開 동백곷 이미 지고 들매화 피었구나
林扉寂寞無人官 적막한 사립 밖에 찻는 이 없고
烟鎭溪邊舊釣臺 시냇가 낚싯터에 물안개 자욱하네
* 29.閑居 - [吉再]
臨溪茅屋獨閑居 시냇가에 초가집 짓고 나홀로 살아보니
月白風淸興有餘 밝은달 맑은 바람에 흥겨움이 넘치네
外客不來山鳥語 손님은 오지않고 산새만 지저귀니
移床竹塢臥看書 잠자리 옮겨놓고 책보며 누웠다
* 30. 卽事 - [길재]
관手淸泉冷 손 씻는 맑은 샘 손 끝이 차고 [손씻을관]
臨身茂樹高 몸 덮을 나뭇가지 높고도 무성하네
冠童來問字 관동이 와 글자를 물으니
聊可與逍遙 더불어 함께 소요할만 하구나
* 31.警世 - [懶翁]
寒暑催人日月流 추위 더위 재촉하며 세월은 흘러
終成白骨堆靑草 끝내 백골 되어 푸른 풀에 덮일지니
死後空懷千古恨 죽은 뒤 부질없이 천고의 한을 품나니
聖賢都是凡夫做 성현도 처음에는 凡夫와 같았으니
幾多歡喜旣多愁 하 많은 즐거움 하 많은 시름
難把黃金換黑頭 움켜쥔 황금으로도 젊음은 살수 없네
生前誰肯一時休 생전에 잠시인들 뉘 어찌 휴식하리
何不依他樣子修 어찌하여 그분들 수양을 본받지 못하는가
* 32. 慶州贈泰天上人 - [南九萬]
我如流水無歸去 이내 몸 물같이 가면 다시 못 오는데
爾似浮雲任往還 그대는 구름처럼 오락가락 하는구료
旅관相逢春欲暮 봄도 거의 저물어 서로 만나 그리울제[舍+官]
刺桐花落滿庭斑 엄나무 지는 꽃잎 뜰에 가득 쌓였네
* 33. 北征 - [南 怡]
白頭山石磨刀盡 백두산 큰돌은 칼갈아 없애고
頭滿江水飮馬無 두만강 깊은물은 말먹여 없애리
男兒二十未平國 남아 이십에 나라를 평정치 못하면
後世誰稱大丈夫 후세에 그누가 대장부라 부르리
* 34. 西江寒食 - [南孝溫]
天陰籬外夕寒生 하늘 그늘의 울타리 밖 차가운 저녁무렵
寒食東風野水明 한식날 동녁바람 들물만 밝았구나
無限滿船商客語 배 안의 장삿군 이야기를 들으니
柳花時節故鄕情 버들꽃 제 철에 고향 생각 나누나
* 35. 碧亭待人 - [盧守愼]
曉月空將一影行 새벽달 찬 하늘에 그림자 지는데
黃花赤葉正舍情 누런 꽃 붉은 잎이 애를 끊나니
雲沙目斷無人間 모래사장 멀리까지 뻗어 있는데
倚遍津樓八九楹 누각 올라 바라봐도 오는 이 없네
* 36. 燕子樓 - [孟思誠]
駕洛遺墟幾見春 가락국 옛터에 여러 봄이 오갔는데
首王文物亦隋塵 수로왕 세운 문물 티끌따라 사라졌네
可憐燕子如懷古 가련한 제비만이 옛정을 못잊었나
來傍高樓喚主人 높은 누각 찻아와 옛주인을 부르네
* 37. 梅詩 - [閔思平]
凍료自酌兩三杯 차가운 막걸리 서너잔 마시며
終日觀梅首不回 종일토록 매화꽃 바라보네
天遣淸寒伴幽獨 하늘이 차가운 날씨 보내 고독과 짝하여
故敎未許一時開 일부러 한번에 피는것 허락치 않았네
* 38. 癸丑移舟 - [朴誾]
山凝雨餘態 산은 안개에 젖어 자욱하고
江湧風前浪 이는 바람에 물결 솟구친다
遠樹自短短 멀리 보이는 나무들 작기만 한데
宿雨迷兩兩 깃든새 쌍쌍히 아련이 날아가네
地接楊根郡 땅은 양근군에 접해 있고
舟移月溪上 월계의 배 저어 가노라
雲陰欲解駁 어두운 구름 흩어 지려는데
東眺日光탕 동녁을 바라보니 햇빛이 밝구나[씻을탕]
* 39. 曉望 - [朴誾]
曉望星垂海 새벽 별 바다에 드리웠는데
樓高寒襲人 다락 높아 추위가 엄습하누나
乾坤身外大 이 몸 밖에 건곤은 저리 크거니
鼓角坐來頻 앉았으니 고각소리 자주 들린다
遠岫看如霧 먼 산을 바라보니 안개 같은데
喧禽覺已春 시끄러운 새소리에 봄 깨달았네
宿配應自解 어제의 숙취를 풀어야 하는데
詩興만相因 시의 흥취 부질없이 이는구나
* 40. 戴勝吟 - [朴仁老]
午睡頻驚戴勝吟 뻐꾸기 울음소리에 낮잠 번뜩 깨이니
如何偏促野人心 시골사람 마음만을 어이 이리 재촉하나
啼彼洛陽華屋角 서울 장안 기와집의 처마에도 앉아 울어
會人知有勸耕禽 밭갈이 권하는 새 있음을 알리어라
* 41. 元朝對鏡 - [朴趾源]
忽然添得數莖鬚 어느 결에 턱밑에 수염 잔뜩 돋아났나
全不加長六尺軀 아무리 큰 키라도 여섯 자는 못 넘으리
鏡裏容顔隨歲異 거울 속에 비친 얼굴 해마다 다르건만
穉心猶自去年吾 어렸을 적 그 마음은 예나 다름없구나
* 42. 山行 - [박지원]
叱牛聲出白雲邊 소를 몰며 가는 소리 구름가에 들려오는데
危장鱗등翠揷天 깎아지른 산봉우리 하늘 받고 섰구나 [山+章][물솟을등]
牛女何須烏鵲渡 견우직녀 어이하여 다리 놓으려 애쓸까
銀河西畔月如船 은하수 서쪽 언덕 조각달 떠 있는데
* 43. 落花巖 - [朴泰輔]
風雨年年滿古臺 비바람 몰아쳐도 해마다 봄은 찾아오는데
君王不復賞花來 가신 임은 어인 일로 다시 오지 않으시나
千秋過客傷心地 오랜 세월 두고두고 길손 시름 자아내니
莫遣殘芳近水開 남은 꽃들 아예 당초 물 가까이 피지 마소
* 44. 弘慶寺 - [白光勳]
秋草前朝寺 쓸쓸한 옛절 잡초 속에 덮여 있는데
殘碑學士文 사라진 임의 글은 비문 속에 남았구나
千年有流水 천년의 긴긴 세월 유수같이 흐르는데
落日見歸雲 해저문 하늘가에 구름만 가득하오
* 45. 幽居 - [백광훈]
竟日柴門人不尋 종일토록 사립문엔 찻아 오는이 없고
時聞幽鳥百般吟 때때로 어디선가 온갖 새소리 들린다
梅花落盡杏花發 매화꽃 떨어지자 살구꽃 피어나고
微雨一簾春意深 가랑비 걷히니 봄기운 깊어지네
* 46. 題靑溪山行上人院 - [卞季良]
石路千崖盡돌 길은 천 길 절벽 끝이 났는데
香煙一室淸향 연기 아롱지는 깨끗한 방안
客來求煮茗나그네 안에 앉아 차를 청하고
僧坐自飜經그 곁에 앉은 스님 경 뒤적이네
樹老何年種나무는 늙었는데 어느해 심었던고
鍾殘半夜聲종소리 잦아지니 한밤중 소리라
悟空人事絶허허로움 깨달아서 속세를 잊고
高臥樂無生베개를 높이 베고 무생을 즐기노라
* 47. 讀書有感 - [徐敬德]
讀書當日志經綸 독서 중에 천하를 다스려가고
歲暮還甘顔氏貧 안씨의 가난함도 즐거웁구나
富貴有爭難下手 부귀공명 말이 많아 손 댈수 없고
林泉無禁可安身 숨어 사니 시비 없어 몸이 편하다
採山釣水堪充腹 산나물에 물고기 배가 부르고
영月吟風足暢神 뜨는 달 부는 바람 시원하여라 [口+永]
學到不疑知快闊 하나하나 깨달아서 의문 풀리니
免敎虛作百年人 백년사람 헛됨을 면하였구나
* 48. 垂釣 - [成聃壽]
持竿鎭日釣江邊 종일토록 낚시들고 강가에서 고기 잡다가
垂脚淸波困一眠 맑은 물에 발 담그고 곤히 잠들었네
夢與白鷗遊萬里 꿈속에서 흰 갈매기와 만리를 노닐었는데
覺來身在夕陽天 깨어보니 몸은 해지는 하늘 밑에 있네
* 49. 受刑時 - [成三問]
擊鼓催人命 요란한 북소리 나의 목숨 재촉하는데
回頭日欲斜 고개 돌려 바라보니 서산에 해가 지네
黃泉無一店 저승으로 가는 길엔 주막도 없다는데
今夜宿誰家 오늘 밤은 뉘 집에서 묵어 가리요
* 50. 題夷齊廟 - [성삼문]
當年叩馬敢言非 그 당시 말을 치며 붙잡던 이 누구런가
大義堂堂日月輝 옳은 길 당당하여 해와 달처럼 뚜렷하오
草木亦霑周雨露 수양산 바라보며 그때 일을 탄식하니
愧君猶食首陽薇 초목의 뿌리인들 그 어느 땅에 난 것이리
食人之食衣人衣 임의밥 임의옷을 먹고 입으며
素志平生莫有違 일평생 먹은 마음 변할줄 있으랴
一死固知忠義在 이 죽음이 충과 의를 위함이기에
顯陵松栢夢依依 현릉[文宗의陵]의 푸른 송백 꿈속에도 못잊혀라
* 51. 漁夫 - [成侃]
數疊靑山數谷煙 겹겹마다 청산이요골짝마다 연기이니
紅塵不到白鷗邊 갈매기 떠도는 곳 홍진 어이 미칠소냐
漁翁不是無心者 뉘라서 어옹 보고 뜻없다 하였는고
管領西江月一般 서강의 달빛까지 도맡아 참견일세
* 52. 在固城寄舍弟 - [成石璘]
擧目江山深復深 눈 들어 쳐다보니 강산이 깊디깊고
家書一字抵千金 집에서 온 편지 글자마다 천금이네
中宵見月思親淚 달을 보며 부모님 생각에 눈물짓고
白日看雲憶弟心 구름을 보니 동생 생각 나누나
兩眼昏花春霧隔 두 눈은 침침하여 봄 안개 가리고
一簪華髮曉霜侵 비녀꽃은 흰 머리엔 새벽서리 덮쳤어라
春風不覺愁邊過 봄바람 나도 몰래 근심을 스치니
綠樹鶯聲忽滿林 꾀꼬리 소리 홀연 숲에 가득하네
* 53. 尋花古寺 - [成俔]
春深古寺燕飛飛 봄 깊은 옛 절 나비 날아들고
深院重門客到稀 깊숙한 사원 겹 문에는 찻는이 드물어라
我昨尋花花落盡 어제꽃 찾아 보아도 꽃은 다 지고
尋花還爲惜花歸 꽃 찾아 갔다 꽃을 아끼며 돌아 왔도다
* 54. 夜中卽事 - [宋純]
渚宿舟人半夜喧 물가에 묵는 어부 한 밤중이 시끄러워
요知急雨沒江분 멀리 소낙비에 잠겼음을 알겠더라
波聲遠駕南陵外 멀리 남쪽 언덕엔 수레
兼送山窓喚客魂 산창으로 보내어 나그네 넚 불러온다
* 55. 仰亭三言歌 - [宋純]
면有地仰有天 굽어보면 땅이요 우러러보면 하늘이라
亭其中興浩然 그 가운데 정자를 지으니 흥취가 호연하다
招風月捐山川 바람과 달을 불러들이고 산천을 끌어들여
扶藜杖送百年 청려장 지팡이 짚고 백년생을 보내리
* 56. 赴京 - [宋時烈]
綠水喧如怒 시냇물은 성낸듯 콸콸 쏟아 지는데
靑山默似嚬 청산은 말이 없이 침묵을 지키네
靜觀山水意 산과 물의 갸륵한 뜻 곰곰히 생각하니
嫌我向風塵 풍진에 몸 더럽힘이 안타까와 그러노라
* 57. 濯髮
濯髮淸川落未收 맑은 물에 머리 감다 떨어진 머리카락
一莖飄向海東流 한 올이 두둥실 동해로 떠나갔네
蓬萊仙子如相見 봉래산 신선들이 서로 주워 보고는
應笑人間有白頭 인간 백년 사는 것이 덧없음을 웃으리
* 58. 望月 - [宋翼弼]
未圓常恨就圓遲 초생달 보름 늦다 한하더니만
圓後如何易就虧 만월이 쉬이 짐을 어이 하리요
三十夜中圓一夜 둥근 달은 한달중 하루 뿐이니
百年心事摠如斯 백년인생 좋은 꿈도 이와 같으리
* 59. 山行
山行忘坐坐忘行 가다가 쉬어 앉아 갈길 깜빡 잊고서
歇馬松陰聽水聲 그늘 밑에 말 세우고 물소리 듣소
後我幾人先我去 나중 올 이 몇 분이며 먼저 간 분 몇이던가
各歸其止又何爭 제각기 오고가니 헐고뜯어 무엇하리
* 60. 偶吟 - [宋翰弼]
花開昨夜雨 지난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누나
可憐一春事 가련하도다 온 봄의 일이
往來風雨中 비바람 속에 지나가누나
* 61. 思親 - [申師任堂]
千里家山萬疊峰 산 첩첩 내고향은 천리이련만
歸心長在夢魂中 자나 깨나 꿈속에도 돌아가고파
寒松亭畔孤輪月 한송정가에 외로이 뜬달
鏡浦臺前一陳風 경포대앞엔 한줄기바람
沙上白鷗恒聚散 갈매기는 모래위에 흩어졌다 모이고
海門漁艇任西東 고깃배들 바다위로 오고 가리니
何時重踏臨瀛路 어느때 강릉길 다시 밟아가
更着斑衣膝下縫 색동옷 입고앉아 바느질할꼬
* 62. 유大關嶺望親庭 - [신사임당]
慈親鶴髮在臨瀛 친정 어머님은 임영에 계시는데
身向長安獨去情 이몸은 장안을 향하는 마음이여
回首北平時一望 고개돌려 북평을 바라보니
白雲飛下暮山靑 흰구름 저문 산아래 날아 내리네
* 63. 舟下楊花渡 - [申用漑]
水國秋高木葉飛 강마을에 가을 드니 낙엽이 지는데
沙寒鷗鷺淨毛衣 모래사장 앉은 백구 나래 더욱 희구료
西風落日吹遊艇 지는 해 저문 날 서풍에 배를 띄워
醉後江山滿載歸 취토록 마신후 강상 싣고 돌아가리
* 64. 竹下臺偶吟 - [申泂]
桃花欲謝奈花開 복숭아꽃 지려할때 벗꽃이 피었는데
故故淸香竹下臺 대아래 돈대위에 맑은향기 풍긴다
對樹忍看春원晩 숲 대하고 마주 앉아 늦은 봄빛 찻으려고 [날저물원]
隔簾還見燕歸來 주렴걷고 바라보니 제비가 돌아오네
* 65. 百祥樓月夜 - [申欽]
金波瑤海兩蒼茫 금 물결에 구슬 바다 아득히 푸르른데
沆瀣浮空夜未央 반공에 뜬 뿌연 기운 밤이 새지 않네 그려
欲就麻姑問眞訣 마고할멈 찾아가서 진결을 물어볼까
世間還有幾滄桑 이 세상에 창해 상전 몇 번 더 있느냐고
* 66. 次僧軸韻 - [申欽]
척촉花開亂燕飛 진달래 활짝 피고 제비들도 날으는데[진달래척,촉]
枯梧睡罷正忘機 오동나무 가지는 아직도 잠을 자네
僧來不作人間話 시끄러운 세상사 스님은 말 않으니
知我歸心在翠微 내 마음이 산에 있음 이미 알고 있는듯
* 67.採根譚句
桐千年老恒藏曲 오동나무는 천년이되어도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일생동안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月到千虧餘本質 달은 천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질이 남아있고
柳經百別又新枝 버드나무는 백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온다 [申欽]
* 68. 萬景臺 - [楊士彦]
九소笙鶴下珠樓 학을 타고 피리 불며 다락으로 내려오니하늘기운소]
萬里空明灝氣收 넓고도 맑은 기운 만리까지 뻗쳐 있네
靑海水從銀漢落 바닷물 깊고 깊어 은하수를 기울인 듯
白雲天入玉山浮 구름은 하이얗게 구슬산을 이루었네
長春桃李皆瓊蘂 배꽃은 봄을 맞아 곱게 곱게 피어나고
千歲喬松盡黑頭 저 늙은 소나무는 길이길이 푸르고나
滿酌紫霞留一醉 신선술 가득 부어 취하도록 마시고
世間無地起閒愁 이세상 모든 시름 멀리멀리 띄워 보세
* 69. 過楊口邑 - [元天錫]
破屋烏相呼 헐린 집터에 까마귀 우는데
民逃吏亦無 백성이 가난하니 아전놈도 아니오네
每年加弊막 해마다 폐단이 늘어만가니[병들막]
何日得歡娛 어느 날에나 즐거움이 찾아올까
田屬權豪宅 논밭은 권문가의 수중에 들고
門連暴惡徒 문에는 못된 놈 늘어서 있네
子遺殊可惜 어린 자식들은 더욱 불쌍하고
辛苦竟何辜 괴롭고 애태움은 무슨 죄일까
* 70. 贈隋右翊衛大將軍于仲文 - [乙支文德]
神策究天文 신령스러운 계책은 천문을 궤뚫었고
妙算窮地理 교묘한 헤아림은 지리에 통달했네
戰勝功旣高 싸움에 승리하여 전공 이미 높았거늘
知足願云止 족한줄 알았으면 원컨대 그치길 바라노라
* 71. 被謫北塞 - [尹善道]
歎息狂歌哭失聲 미친듯 노래하며 목을 놓아 통곡해도
男兒志氣意難平 사내의 높은 의기 뜻 펴기 어렵구나
西山日暮群鴉亂 서산에 해 저물고 까마귀떼 흩어 날제
北塞霜寒獨雁鳴 북방의 찬서리에 외기러기 울고가네
千里客心驚歲晩 천리 밖의 나그네는 歲저문다 탄식하고
一方民意畏天傾 이 지방의 백성들은 하늘 뜻을 걱정하오
不如無目兼無耳 차라리 듣고 보지 않는 귀머거리 장님되어
歸臥林泉畢此生 말없는 산중에 숨어 삶이 좋으리라
* 72. 山居卽事 - [柳順汀]
雲霽黃梅晩色明 황매우 활짝 개고 저문 빛이 밝은데
開簾獨坐對岩경 발 올리고 홀로 앉아 바위문 마주한다 [빗장경]
林間鳳尾蕨芽老 숲사이 봉의꼬리 고사리순 늙어가고
園裏蠶頭菁子成 동산속의 누에머리 무우씨 익어간다
素月臨窓宵代燭 밝은달 창에들어 촛불을 대신하고
淸泉漱石曉聞笙 맑은 샘물 돌을 씻어 새벽의 생화소리 듣는듯
閉門白髮從蕭颯 문을 닫고 흰 머리털 쓸쓸한대로 맡겨두니
閑摘松肪養性靈 한가로이 송진따서 성령을 기르네
* 73. 蓼花白鷺 - [李奎報]
前灘富魚蝦 앞 여울에 고기와 새우 많아서
有意劈波入 해오라기 물 속으로 들어가려다
見人忽驚起 사람 보고 문득 놀라 일어서더니
蓼岸還飛集 여뀌꽃 핀 언덕에 도로 날아 앉았네
翹頸對人歸 목을 빼고 사람 가기 기다리다가
細雨毛衣濕 이슬비에 온 몸이 다 젖었구나
心猶在灘魚 마음은 여울 속 고기에 가 있는데
人道忘機立 사람들은 그를 보고 한가하다 하는구나
* 74. 言悔 - [李奎報]
我性本訥言 나는 본디 말이 둔하여
庶幾無口過 지금까지 거의 말 실수 없었는데
昨日率爾言 어제는 선뜻 내뱉은 말이
我死誰代者 나 죽으면 누가 나를 대신하리 하였네
有客笑而對 객이 웃으며 대답하기를
子語似未可 자네의 그 말은 옳지 못하이
才俊世所稀 뛰어난 재주는 세상에 드무니
當憂代者寡 대신할 이 드물다 근심할수 있지만
子非異於人 자네는 남들처럼 평범한 사람이라
所益無一箇 세상에 도움준거 하나도 없다네
何必見代爲 자네같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자가
俚唱宜無和 어찌 굳이 대신할 이를 찻는단 말인가
其言雖似알 그의 말이 비록 비방하는 말 같지만 [言+干]
其意未大左 그 뜻은 크게 틀린말도 아닌지라
我悔前言失 나는 내 말이 실수였음을 깨닫고
起拜再三謝 일어나 거듭거듭 감사의 절을 했네
* 75. 對花歎老 - [李達]
東風亦是無公道 동풍은 역시나 공평하지 못하네
萬樹花開人獨老 나무마다 꽃피우면서 사람만 늙게 하니까
强折花枝揷白頭 꽃 가지 꺾어 흰 머리에 꽂아 보지만
白頭不與花相好 흰 머리에 꽃은 어울리지 않아라
* 76. 佛日菴贈因雲釋 - [李達]
山在白雲中 산이 흰 구름 속에 있어
白雲僧不掃 흰 구름을 중은 쓸지 않네
客來門始開 나그네가 왔기에 비로소 문 열고 보니
萬壑松花老 골짜기마다 송화 가루만 흩날리네
* 77. 撲棗謠 - [李達]
隣家小兒來撲棗 이웃집 어린 아이가 대추를 따자
老翁出門驅小兒 늙은이 나와서 아이를 내쫓았네
小兒還向老翁道 어린아이 늙은이 보고 말하길
不及明年棗熟時 내년 대추 익을 때까지 사시지 못할 텐데요
* 78. 閨情 - [李達衷]
贈君同心結 임에게 동심결 드렸더니
貽我合歡扇 내게 합환선 주셨지요
君心意不同 임의 마음은 마침내 같지 않아
好惡千萬變 좋아하고 미워함 천만 번 변하더군요
我歡亦未成 나의 즐거움 또한 이루지 못해
憔悴日夜戀 야위도록 언제나 그리워해요
棄捐不怨君 날 버린 임을 원망하진 않아요
新人多婉연 새사람이 젊고 예쁘니까요
婉연能幾時 하지만 젊고 예쁨은 얼마나 갈까요
光陰疾於箭 세월은 화살처럼 빠른데
焉知如花人 꽃 같은 그의 용모도
亦有欺皺面 주름질 날 있음을 어찌 알까요
* 79. 嬋娟洞 [李德懋]
嬋娟洞草賽羅裙 파릇파릇 여린풀 고운넋을 시새는지
剩粉遺香暗古墳 풀향기 아늑하게 옛무덤을 감도네
現在紅娘休이艶 홍랑아 너는 지금 얼굴곱다 자랑마라 [자랑할이]
此中無數舊如君 이 가운데 묻힌 이들 그대보다 예뻣노라
* 80. 暮山 - [李山海]
海天風定日沈霞 해저문 바다위로 저녁노을 어렸는데
보葦洲邊石露多 갈대 무성한 강가에는 저녁이슬 내렦구나 [풀보]
瘦馬倒鞭沙路逈 야윈 말 재촉해도 갈길은 멀었으니
夜深明月宿漁家 밤늦게 어촌에서 달과 함께 새우리라
* 81. 浮碧樓 - [李穡]
昨過永明寺 어제는 영명사를 지나며 구경하고
暫登浮碧樓 오늘은 부벽루로 올라온 나그네
城空月一片 텅 빈성 고요하고 조각 달 떠 있는데
石老雲千秋 돌은 얼마나 되었는지 구름만 오락가락
麟馬去不返 인마는 떠난뒤 돌아올 줄 모르고
天孫何處遊 천손은 어디서 놀기에 소식이 없나
長嘯倚風등 휘파람 불며 불며 언덕길 올라가니 [石+登]
山靑江自流 푸르른 산 강물만 절로 흐르는구나
* 82. 春宮怨 - [李수光]
禁苑春晴晝漏稀 금원에 봄이 드니 날씨 더욱 화창한데
閒隨女伴鬪芳菲 한가로운 궁녀들 아름다움 자랑한다
落花也被東風誤 비바람에 지는 꽃 이리저리 흩날려
飛入宮墻更不歸 궁장 안에 떨어진 채 다시 필 줄 모르네
* 83. 在海鎭營中 - [李舜臣]
水國秋光暮 수국[섬]에 가을빛이 저물어 가니
驚寒雁陣高 추위에 놀란 기러기 진중높이 날아가네
憂心輾轉夜 나랏일 근심으로 잠못 이루는 밤에
殘月照弓刀 새벽달 활과 칼을 비추이누나
* 84. 新雪 - [李崇仁]
蒼茫歲暮天 아득한 세모의 하늘에
新雪遍山川 신설이 산천을 덮엇네
鳥失山中木 새는 산중의 나무를 찾아 헤매고
僧尋石上泉 스님은 돌 위의 샘을 더듬는구나
飢烏啼野外 굶주린 까마귀는 들녘에서 울고
凍柳臥溪邊 얼어붙은 버드나무는 시냇가에 누웠구나
何處人家在 어느 곳에 인가가 있는지
遠林生白煙 먼 숲에서 연기가 피어나네
* 85. 雲溪寺 - [李深源]
樹陰濃淡石盤陀 나무 그늘 돌 비탈 짙고 옅은데
一逕영廻透澗阿 산 길은 시내 함께 뚫려 있구나 [얽힐영]
陣陣暗香通鼻觀 숲 사이 못다진 꽃 남아 있는지
遙知林下有殘花 이따금 좋은 향기 풍기어 오네
* 86. 聞歌 - [李安訥]
江頭誰唱美人詞 강머리에 누가 있어 좋은 노래 부르나
正是孤舟月落時 배 홀로 떠나는데 달마져 지려하네
초창戀君無限意 사무치는 임의 생각 끝이 없는데 [심방+부를소][심방+長]
世間惟有女郞知 이 세상에 그대 있어 내 마음 알아주네
* 87. 夢魂 - [李玉峰]
近來安否問如何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신지
月到沙窓妾恨多 달빛어린 사창엔 한도 많다오
若使夢魂行有跡 만일 꿈속길에 자취가 있었다면
門前石路半成沙 문앞의 댓돌이 모래가 되었으리
* 88. 閨情 - [이옥봉]
有約來何晩 약속을 해놓고 어찌 이리 늦는지
庭梅欲謝時 뜰앞의 매화꽃이 시들려고하네
忽聞枝上鵲 홀연히 들려오는 까치소리에
虛畵鏡中眉 부질없이 거울보며 화장을하네
* 89. 初春感興 - [李원]자라원
陽生混沌竅 여기저기 대지에 봄기운 돋고
萬物自陶鎔 자연 만물 이것저것 새움이 트네
誰知有形物 누가 알리 이 세상 모든 만물이
生此無形中 자연의 법칙을 벗어나지 못함을
日月互相代 세월은 유수같이 흘러만 가는데
往來無臭聲 오고 가는 소리도 자취도 없네
의歟伏羲心 가로세로 억겁을 아무리 흘러 가도
信合天地情 세상 이치 언제나 변함 없으리
* 90. 花石亭 - [李珥]
林亭秋已晩 숲속 정자에는 가을도 이미 늦었는데
騷客意無窮 시인의 마음 끝간데를 모를러라
遠水連天碧 먼 물빛은 푸른 하늘에 닿았고
霜楓向日紅 서리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빨갛게 익었도다
山吐孤輪月 높은산은 광명던질 달을 뱉어놓고
江含萬里風 깊은강은 만리불어갈 바람을 머금었도다
塞鴻何處去 찬기운에 놀란 기러기 어디로 가는고
聲斷暮雲中 기러기소리 기럭기럭 구름속에 끊어 지누나
* 91. 山中 - [李珥]
採藥忽迷路 약초 캐다 길을 잃고 살펴 보니까
千峰秋葉裏 봉우리마다 낙엽 쌓여 길을 덮었네
山僧汲水歸 산승이 물을 길어 돌아가는데
林末茶煙起 숲속에 나는 연기 차를 달이나?
* 92. 遊智異山 - [李仁老]
智異山逈暮雲低 두류산 깊고 깊어 저녁 구름 나직한데
萬壑千巖似會稽 만학과 천암이 회계산과 비슷하다
策杖欲尋靑鶴洞 지팡이 짚고서 청학동 찾으려니
隔林空聽白猿啼 건너편 숲속에서 잔나비 울음 들리네
樓臺표渺三山遠 누대는 아득한데 삼신산은 멀고 멀어 [실사+표표]
苔蘚依희四字題 이끼낀 넉자 글씨 아직도 희미하다 [人+바랄희]
始問仙源何處是 도원이 어디메냐 물어보렸더니만
落花流水使人迷 낙화만 흘러 내려 어딘지를 모르겠네
* 93. 山房 - [李仁老]
春去花猶在 봄은 가도 꽃은 남아 있고
天晴谷自陰 하늘은 맑은데 골짜기엔 그늘이 지네
杜鵑啼白晝 두견새 대낮에 우니
如覺卜居深 비로소 알겠네 깊은 골에 사는줄
* 94. 讀陶潛傳戱成呈崔太尉 - [李仁老]
酒中有何好 술 가운데 좋은 것이 무엇이 있더냐
此語近眞趣 이 말 정말 진리에 가깝네
可笑陶淵明 우습기도 하지 저 도연명은
無錢尙嗜酒 돈도 없이 술만 좋아했지
我性淡無欲 내 성정 담백하고 욕심이 없어
於物不見유 어떤 외물에도 얽매이지 않아 [동산유]
不醉亦不醒 취하지도 않고 깨지도 않으니
徑到無何有 마침내 무하유에 이르렀네
* 95. 霜月 - [李荇]
晩來微雨洗長天 가는 비 개이자 하늘은 높고
入夜高風捲暝烟 밤이면 불던 바람 연기 걷혔네
夢覺曉鐘寒徹骨 종소리에 잠이 깨어 일어나 보니
素娥靑女鬪嬋娟 서리 위에 달이 비쳐 뼈속이 차네
* 96. 城西郞事 - [李縡]
燕語鶯啼白日斜 제비가 지저귀고 꾀꼬리 노래할 제
春光歸去屬誰家 따스한 봄볕은 그 어디로 흩어졌나
池塘四月生顔色 사월이라 첫 여름 거울 같은 연못가에
開遍薔薇滿架花 제철 만난 장미꽃 곱게곱게 피었구나
* 97. 瀟湘夜雨 - [李齊賢]
楓葉蘆花水國秋 갈대 핀 강마을에 가을이 드니
一江風雨灑扁舟 소슬한 비바람 배에 뿌리네
驚回楚客三更夢 깊이 잠든 나그네 놀라 깨어서
分與湘妃萬古愁 하염없이 만고원한 추억해 보네
* 98. 七夕 - [李齊賢]
脈脈相望邂逅難 서로 빤히 마주 봐도 만나기 어려운데
天敎此夕一圍欒 하늘이 오늘저녁 단 한번만 허락했네
鵲橋已恨秋波遠 오작교 은하수 멀어 깊이 한탄 했었지만
鴛枕那堪夜漏殘 원앙 베개엔 밤 누수 다함을 어이하리
人世可能無聚散 만났다 헤어짐이 인간 세상에 없으랴만
神仙也自有悲歡 신선도 역시 슬픔과 기쁨 있으리
猶勝예婦偸靈藥 예의 아내 감추어둔 영약을 훔쳐 먹고 [활 스승예]
萬古기棲守廣寒 만고에 혼자서 광한전 지킴 보다 났다네[붙일기]
* 99.烏頭白으로 朴仁幹을 전송하다
烏之生兮黑如漆 까마귀 생김새 옻칠처럼 검다고
人之見兮心共疾 사람들 볼 때 마다 모두 미워하지만
可憐解爲燕丹羞 가련한 연단의 서러움 풀어주려고
一昔含寃成白頭 하룻밤 애 쓰고나니 머리가 희어졌다네
我嘗怪汝日中處 나는 일찍이 네가 태양속에 있다는것 괴이하게 생각하고
又怪金母常使汝 또 금모가 너를 부렸다는 말도 허망하게 여겼더니
今乃知추萬類中 지금에야 비로소 재잘거리는 새들중에 [새소리추]
一點丹心無汝同 일편단심 너 같은 새 없다는 것 깨달았네
啞啞飛來復飛去 지저귀면서 날아왔다 또 날아가는데
反哺林間受辛苦 반포하느라 우거진 숲 속에서 온갖 고생하네
入爲孝子出忠臣 들어오면 효자요 나가면 충신이니
嗟哉汝是禽頭人 아!너는 새 모양을 한 사람이네
世人與汝誰能伍 세상 사람 누가 너의 행동 따르겠느냐
願把襟거換毛羽 차라리 사람의 옷을 네가 입어라 [[옷자락거]
* 100. 鄭瓜亭 - [李齊賢]
憶君無日不霑衣(억군무일부점의) 임 생각에 눈물로 옷깃을 적시지 않는 날이 없다
政似春山蜀子規(정사춘산촉자규) 마치 봄 산에 우는 두견새와 같도다
爲是爲非人莫問(위시위비인막문) 옳으니 그르니 사람들아 말하지 마소
只應殘月曉星知(지응잔월효성지) 응당 조각달과 새벽별만은 알것이다.
* 101. 百花軒 - [李兆年]
爲報栽花更莫加(위보재화갱막가) 주섬 주섬 이꽃 쩌꽃 심을것 없네
數盈於百不須過(수영어백불수과) 백화헌에 백가지 꽃 차야 맛인가
雪梅霜菊情標外(설매상국정표외) 매화꽃 국화꽃이 맑고 좋은데
浪紫浮紅也만多(랑자부홍야만다) 울긋 불긋 다른꽃 부질없구나.
* 102.[李兆年]
梨花月白三更天(이화월백삼경천) 이화에 월백하고 은하는 삼경인데
啼血聲聲愁杜鵑(제혈성성수두견)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盡覺多情原是病(진각다정원시병) 다정도 병인양 하여
不關人事不成眠(불관인사불성면) 잠 못 들어 하노라
< 通釋>
배꽃핀 달 밝은 밤에, 피나게 울어 대는 두견새 소리가 시름 겹구나
알겠도다 .다정도 병이란 것을, 남의일 상관 없건만 잠 못이뤄 하노라
* 103. 梅花詩 - [李滉]
一樹庭梅雪滿枝 뜰앞에 매화나무 가지 가득 눈꽃 피니
風塵湖海夢差池 풍진의 세상살이 꿈마저 어지럽네
玉堂坐對春宵月 옥당에 홀로 앉아 봄밤의 달을 보며
鴻雁聲中有所思 기러기 울제 생각마다 산란하네
獨倚山窓夜色寒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 매화나무 가지 끝엔 둥근 달이 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 이니
自有淸香滿院間 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차네
步섭中庭月진人 뜰을 거니노라니 달이 사람을 쫓아오네 [밟을섭][쫓을진]
梅逸行요幾回巡 매화꽃 언저리를 몇번이나 돌았던고 [두를요:책받침]
夜深坐久運忘起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나기 잊었더니
香滿衣中影滿身 옷가득 향기 스미고 달 그림자 몸에 비치네
* 104. 孤山 - [李滉]
何年神斧破堅頑 그 언젠가 도끼로 굳은 암석 쪼개내어
壁立千尋跨玉灣 옥만에 천길 절벽 세웠었던가
不有幽人來作主 그윽한 은자 아무도 찻아오지 않는다면
孤山孤絶更誰攀 우뚝 솟은 고산에 그 누가 오를건가
* 105. 寒棲 - [ 李滉 ]
結茅爲林廬 띠풀엮어 숲속에 초막 세우니
下有寒泉瀉 집 아래로 차가운 샘물 흐르네
棲遲足可娛 숲에 들어 살아도 즐거움많아
不恨無知者 찻는 사람 없어도 한되지 않네
* 106. 水檻觀魚 - [林億齡]
吾方憑水檻 나는 난간에 기대어 있고
鷺亦立沙灘 백로는 모래 여울에 서 있네
白髮雖相似 흰 머리는 서로 비슷하지만
吾閑鷺不閑 나는 한가한데 백로는 바쁘구나
* 107. 無語別 - [林悌]
十五越溪女 열다섯살 월계의 처녀가
羞人無語別 남 보기 부끄러워 말 못 하고 헤어졌네
歸來掩重門 돌아와선 겹문을 닫아걸고
泣向梨花月 배꽃 비추는 달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네
* 108.
浿 江 兒 女 踏 春 陽 대동강가 소녀들 봄볕 밟고 거니는데
何 處 春 陽 不 斷 腸 어느곳 봄볕인들 애간장이 안끊기랴
無 限 煙 絲 若 可 織 끝없이 내리는 저 햇살로 베를 짤수 있다면
爲 君 裁 作 舞 衣 裳 님을 위해 재단해서 춤옷을 만들어 주련마는 [林悌]
* 109. 代箕城娼贈王孫 - [林悌]
花易落 꽃은 지기 쉽고
月盈虧 달은 찼다가 기울지요
莫將花月意 꽃과 달을 가지고
枉比妾心期 내 마음과 비교하지 마세요
郞君還似浿江水 낭군의 정이 도리어 대동강 물 같아서
不爲芳華住少時 꽃 피어 향기로운데 잠시도 머물지 않으시네
* 110. 暮春聞鶯 - [林椿]
田家심熟麥將稠 산마을에 오디 익으니 보리 한창 고개 숙이고[오디심]
綠樹時聞黃栗留 푸른 나무에 꾀꼬리 소리 들린다
似識洛陽花下客 낙양의 꽃 아래 손님 아는 체 하여서
殷勤百전未能休 은근히 울고 울어 쉬지를 않는구나
* 111. 寒松亭曲 - [張延祐]
月白寒松夜 한송정 달 밝게 비치는 밤에
波安鏡浦秋 경포의 가을 물결 잔잔하구나
哀鳴來又去 슬피 울며 이리 저리 오고 가는건
有信一沙鷗 오로지 신의 있는 백구 한 마리
* 112. 春興 - [鄭夢周]
春雨細不滴 봄비 아주 가늘어 소리 없더니
夜中微有聲 밤중에 소리 약간 나는 듯했네
雪盡南溪漲 남쪽 개울에 눈 녹아 물 많이 불었고
草芽多少生 새싹도 이미 많이 돋아났다네
* 113. 飮酒 - [정몽주]
客路春風發興狂 나그네 봄바람에 미친듯 흥이일어
每逢佳處卽傾觴 멋진 경치 볼때마다 매양 술잔 기울였지
還家莫愧黃金盡 집에 돌아와 돈 없다고 부끄러워말라
剩得新語滿錦囊 새로 지은 시 들이 비단주머니 가득 하다네
* 114. 龍飛御天歌 - [鄭麟趾]等
根深之木 뿌리가 깊은 나무는 [재방변+兀]
風亦不올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아니하며
有灼其華 꽃이 활짝피고
有분其實 열매도 많이 열린다 [삼씨분]
源遠之水 근원이 깊은 물은
旱亦不竭 가뭄에도 마르지 않으며
流斯爲川 흘러서 내를 이루어
于海必達 반드시 바다에 이른다
* 115. 丁若鏞
驛亭秋雨送人遲 역마을 가을 비에 임 여의기 어려움은
絶城相尋更有誰 먼 곳에 찻아줄 이 다시금 뉘 있으리요
班子登仙那可望 반자의 신선됨은 바랄길 전혀 없고
李陵歸漢竟無期 이릉이 돌아온다 하나 기약마저 아득할사
尙思西舍揮毫日 西山에 글 쓰던 옛 일이 어젠듯이
忍說庚年墜劍時 또 그 어느해엔 칼 잃던 때를 참아 말할건가
苦竹數叢殘月曉 대숲 우거진 곳에 새벽달 걸릴제
故園回首淚垂垂 옛 동산이 그리워서 눈물 그렁그렁 하였소
* 116. 題僧伽窟 - [鄭沆]
崎嶇石棧섭雲行 험준한 돌길 구름 사이 올라와 보니 [오를섭]
華構隣天若化城 하늘을 이웃하여 집을 지은듯
秋露輕비千里爽 가을 이슬 사락사락 천 리가 상쾌하고 [안개비]
夕陽遙浸一江明 저녁 노을 아물아물 강물에 잠겼네
양空嵐細連香穗 공중에 아지랑이 밭이랑에 어리고 [물결일양]
啼谷禽閑遞磬聲 골짜기 우는 새 풍경소리와 어울린다
可羨高僧心上事 부럽도다 도 높은 저 스님의 마음이
世道榮利摠忘情 세상 길 명리를 모두 다 잊었으니
* 117. 結廬 - [鄭포]
結廬在潤曲 초가집 짓고 개울 굽이에 사는데
地僻心茫然 땅은 궁벽하나 마음만은 넓고 넓어
山光滿席上 산빛은 자리 위에 가득하고
澗水鳴窓前 시냇물은 창가에서 졸졸
高가紫芝曲 낭랑히 자지곡 노래하며
靜撫朱絲絃 고요히 주현금 매만지네
門無車馬至 아무도 방해하는 이 없으니
此樂可終年 이 즐거움 한평생 누리고자
* 118. 綾城謫中 - [趙光祖]
誰憐身似傷弓鳥 살맞아 상한 새 그 누가 불쌍타 하리요
自笑心同朱馬翁 말 잃고 외양간 고침은 이미 늦다 하리로다
猿鶴定嗔吾不返 고향에 잠든 원학 나의 처지 비웃겠네
豈知難出覆盆中 쏟은 물 다시 담아 그릇대로 채울손가
* 119. 智異山 - [曺植]
請看千石鍾 보게. 저 천석의 종을.
非大구無聲 크게 치지 않으면 소리가 없잖아.
爭似頭流山 그래도 저 두류산만은 못하지
天鳴猶不鳴 하늘이 울어도 울지 않는 산
* 120. 南堤柳 - [崔滋]
南堤一株柳 둑 위의 한 그루 버드나무가
濯濯秀風標 푸릇푸릇 우뚝 서 눈에 띄누나
毒훼藏空腹 텅 비인 구멍 속에 배암 서리고
嬌鶯弄細腰 가녀린 가지에는 꾀꼬리 우네
歲寒無勁節 날이 차고 눈 내리면 볼 품 없어도
春暖有長條 봄이 되어 새가울면 제 철이라오
但向材何用 가는 청풍 잡아매어 시원하오니
休論百尺喬 어디에 쓰이느냐 묻지를 마오
* 121. 四月一日 - [ 鄭道傳]
山禽啼盡落花飛 새 울고 꽃 져서 봄은 갔건만
客子未歸春已歸 어찌하여 님은 아직 오실줄 모르시나
忽有南風情思在 그래도 바람만은 차마 못잊어
解吹庭草也依依 다정히 방초위로 불어와주네
* 122. 石竹花 - [鄭襲明]
世愛牧丹紅 세상은 모란의 붉음만을 사랑하여
栽培滿院中 정원에 가득히 심어 둔다네
誰知荒草野 누가 알리요 거친 들판에도
亦有好花叢 아름다운 꽃송이가 피어 있는줄
色透村塘月 빛은 연못 위에 뜬 달에 스며들고
香傳롱樹風 향기는 숲에 부는 바람 타고 풍겨오네
地偏公子少 궁벽한 땅이라 公子님 없을 테니
嬌態屬田翁 아리따운 교태를 촌로만이 즐길뿐
* 123. 贈妓 - [정습명]
百花叢裏淡봉容 여러 가지 꽃 중에 청초한 그 모습 [예쁠봉]
忽被狂風減却紅 홀연히 광풍 만나 붉은 빛 가시었네
獺髓未能醫玉頰 수달이 골수로도 옥뺨 능히 못 고치니
五릉公子恨無窮 오릉 공자 맺힌 한이 무궁하구나
이 작품은 정습명이 중국에 사신으로 가던중 만난 어느 기생에게 준 시이다
그 기생은 본디 지방 관아에 소속된 樂妓였는데 기생을 사랑하던 어떤 군수가
임기가 끝날 즈음 술김에 "내가 이 고을을 떠나면 너는 곧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될 것이다" 라고 하면서 촛불로 그녀의 뺨을 지졌다고 한다
정습명은 그러한 그녀를 가련히 여겨 이 시를 그녀에게 주어 이후 중국에 가는
사신들에게 보이도록 하였다 사신들은 그녀를 가련히 여겨 재물을
나누어주었고 덕분에 그녀는 재산이 처음의 배가 되었다고 한다
* 124. 退休吾老齊 - [鄭種]
世間從富不從貧 가난 좋고 부자 싫다고 그 누가 말하리요
藏踪幽谷耳襲人 숨어사니 귀머거리 다되어가는구나
猶有乾坤無厚薄 하늘의 뜻 언제나 사사로움 없어서
數椽茅屋亦靑春 오두막집 초가삼간에도 봄은 찻아온다오
* 125. 大同江 - [鄭知常]
雨歇長堤草色多 비개인 긴둑에 풀빛이 진한데
送君南浦動悲歌 남포에서 님 보내니 마음엔 슬픈 노래
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 물은 어느때나 마르랴
別淚年年添綠波 해마다 이별의 눈물 푸른 물결 더하네
* 126. 送人 - [鄭知常]
庭前一葉落 뜰앞에 낙엽 하나 떨어져 딩굴고
床下百蟲悲 마루밑 온갖 벌레 구슬피 우는데
忽忽不可止 홀홀히 떠남은 말릴수 없다마는
悠悠何所之 유유히 가는 곳 그 곳이 어디멘가
片心山盡處 한 조각 마음은 산 다한 곳에 있고
孤夢月明時 외로운 꿈 깨고나니 달 밝게 비치네
南浦春波綠 남포에 봄 물결 푸르르질 때
君休負後期 그대는 뒷날일랑 기약을 하지 마소
* 127. 秋夜 - [鄭 澈]
蕭蕭落葉聲 우수수 낙엽지는 소리를 듣고
錯認爲疎雨 소나기 내리는줄 잘못 알고서
呼童出門看 아이더러 밖에 나가 보라 했더니
月掛溪南樹 달빛만 나무위에 걸려 있다네
* 128. 歌贈南止亭袞 - [조운]
富貴功名可且休 인간의 부귀공명 이제 다 그만두고
有山有水足오遊 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마음껏 노닐어요
與君共臥一間屋 한 간 초가집일망정 님과 함께 누워
秋風明月成白頭 가을 바람 맑은 달 보며 늙을 때까지 살고파요
* 129. 江夜 - [車天輅]
夜靜魚登釣 고요한 밤 낚싯대에 고기 제법 걸리는데
波淺月滿舟 얕은 물결 빈 배 안에 달빛 가득 찾구나
一聲南去雁 남북만리 머나먼길 기러기 우는 소리
啼送海山秋 산 넘고 물 건너 예까지 들려 오네
* 130. 禁中東池新竹 - [崔承老]
禁탁初開紛飾明 푸른 대나무 우거져 금원을 단장하니 [대껍질탁]
低臨輦路綠陰成 연을 타고 가시는길 녹음이 무성하네
宸遊何必將天樂 고은님 노시는데 다른 풍류 필요하리
自有金風감玉聲 맑고 고운 노래소리 원중에서 들리네 [흔들감]
* 131. 南堤柳 - [崔滋]
南堤一株柳 둑 위의 한 그루 버드나무가
濯濯秀風標 푸릇푸릇 우뚝 서 눈에 띄누나
毒훼藏空腹 텅 비인 구멍 속에 배암 서리고
嬌鶯弄細腰 가녀린 가지에는 꾀꼬리 우네
歲寒無勁節 날이 차고 눈 내리면 볼 품 없어도
春暖有長條 봄이 되어 새가울면 제 철이라오
但向材何用 가는 청풍 잡아매어 시원하오니
休論百尺喬 어디에 쓰이느냐 묻지를 마오
* 132. 秋夜雨中 - [崔致遠]
秋風惟苦吟 가을바람 쓸쓸하고 처량한데
擧世少知音 세상엔 알아줄 이 거의 없구나
窓外三更雨 창밖엔 삼경인데 비가 내리고
登前萬里心 등불만이 고요하게 비추이누나
* 133. 寓興 - [崔致遠]
願言경利門[빗장경] 원컨대 욕심을 부리지말고
不使損遺體 부모님게 받은몸 상하게 마라
爭奈探珠者 어찌하여 진주를 캐는 사람은
輕生入海底 목숨 가벼이 여겨 바다밑에 드는가
身榮塵易染 영화로운 육체는 오염이 쉽고
心垢非難洗 마음의 때 씻기 정말 어렵네
澹泊與誰論 이세상 사람들 단것을 즐기니
世路嗜甘醴 담박한 마음을 뉘와 얘기 하리요
* 134. 伽耶山讀書堂 - [최치원]
狂噴疊石吼重巒 미친 듯 흐르는 물 바위 때려 산 울리니
人語難分咫尺間 사람 말소리는 지척에서도 들리지 않아
常恐是非聲到耳 내가 옳다 네가 그르다 그런 소리 듣기 싫어
故敎流水盡籠山 짐짓 흐르는 물로 모든 산을 휘감았다네
* 135. 黃山江臨鏡臺 - [최치원]
煙巒簇簇水溶溶 안개낀 봉우리 우뚝하고 시냇물 흐르는데
鏡裏人家對碧峰 거울속 인가는 푸른 봉우리 마주 했네
何處孤帆飽風去 외로운 돛단배 바람 싣고 어디 가나
瞥然飛鳥杳無종 별안간 새의 자취 아득해지네
* 136. 黃山江臨鏡臺 - [崔致遠]
煙巒簇簇水溶溶 안개낀 봉우리 우뚝우뚝 솟았고 시냇물 흐르는데
鏡裏人家對碧峰 거울 속 인가는 푸른 봉우리 마주 했네
何處孤帆飽風去 외로운 돛단배 바람 싣고 어디 가나
暫然飛鳥杳無踪 별안간 새의 자취 아득해지네
* 137. 落花 - [許筠]
墮葉因風各自飛 떨어진 꽃잎 바람따라 날아올라
一飄簾幕一汚池 하나는 주렴에 하나는 웅덩이에 떨어졌네
誰知榮辱皆天分 영욕은 모두가 하늘에 달린것을
不是封夷用意爲 바람 신이 일부러 한것 아님을 그 누가 알리
* 138.送金直提學勘宣慰日本使者行 - [洪貴達]
處處樓臺뇨管絃 곳곳의 누대에는 음악소리 요란하고 [시끄러울뇨]
비비醉墨落雲전 비비한 취한 글씨는 운전에 떨어지네 [안개비][쪽지전]
雕題使者雁환喜 조제의 사자는 당연히 즐거워하리니 [기꺼울환]
영得珠璣滿畵船 화선에 가득한 주기 충분히 얻으리라 [남을영]
* 139. 詠薔薇 - [洪暹]
絶域春歸盡 머나먼 변방에 봄이 진하고
邊城雨送凉 처량한 성 위로 비가 내리네
落殘千樹艶 못다 진 가지마다 꽃잎이 붉고
留得數枝黃 늦게서 피는 가지 요염하구나
嫩葉承朝露 피어나는 잎사귀 찬이슬 머금고
明霞護晩粧 밤 안개 맞아서 꽃 더욱 붉네
移床故相近 한 송이 꺾어서 상 위에 꽂으니
拂袖有餘香 풍기는 향기 방 안에 가득
* 140.[黃眞伊]
靑山影裏碧溪水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容易東流爾莫誇 一到滄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一到滄海難再見 명월이 滿空山하니 수여 간들 어떠리
且留明月影婆娑
* 141. 鏡浦臺 - [黃喜]
澄澄鏡浦涵新月 경포대 맑은 물에 달빛이 잠겼는데
落落寒松鎖碧煙 낙락장송 가지에는 연기 가득 서렸구나
雲錦滿地臺滿竹 운금은 땅에 차고 대에는 대나무 가득한데
塵환亦有海中仙 이 속에서 노는이 해중선이라네 [경기고을환]
* 142. 濯髮 - [황희]
濯髮淸川落未收 맑은 물에 머리 감다 떨어진 머리카락
一莖飄向海東流 한 올이 두둥실 동해로 떠나갔네
蓬萊仙子如相見 봉래산 신선들이 서로 주워 보고는
應笑人間有白頭 인간 백년 사는 것이 덧없음을 웃으리
* 143. 寧越郡棲作 - [端宗]
一自寃禽出帝宮 천고원한 가득 품고 나온 이 몸이
孤身隻影碧山中 깊은 산속 외로운 신세 처량하구나
假眠夜夜眠無假 밤마다 비는 잠은 와 주지 않고
窮恨年年恨不窮 해지고 달가도 설움 안 가네
聲斷曉岑殘月白 새벽에 우는 두견 이 시름 대신하여
血流春谷落花紅 봄 골짝에 지는꽃 내 눈물 뿌렸다오
天聾尙未聞哀訴 애타는 이 마음 하늘은 못 듣고
何奈愁人耳獨聰 한 많은 사람만이 귀 밝으니 웬일인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에 귀양가서 지은시]
* 144. 有所思 - [李정] 月山大君[女+亭]
朝亦有所思 아침에도 님 생각
暮亦有所思 저녁에도 님 생각
所思在何處 그리는 임 지금은 어디에 있나
千里路無涯 천리라 머나먼곳 길은 먼데
風潮望難越 풍파만 바라보고 건너지 못해
雲雁託無期 편지조차 전할길 없네
欲寄音情久 소식을 전한지 오래 이건만
中心亂如絲 마음속 헝클어진 실과 같구나
* 145. 聞寧越凶報 - [李제] [讓寧大君]
龍御歸何處 임이여 임은 어디로 가셨나요
愁雲起月中 구름도 시름인양 영월에서 떠 오르는데
空山十月夜 쓸쓸한 가을 밤을 지새워 가면서
痛哭訴蒼穹 하늘을 우러러 목놓아 통곡하네
* 146. 貧女吟 - [허란설헌]
豈是乏容色 꽃같은 얼굴로
工鍼復工織 바느질 길쌈에 세월 보내네
少少長寒門 어려서 가난 속에 자라
良媒不相識 고운님 오실 뜻 없고
夜久織未休 밤 깊도록 짜고 또 짜네
알알鳴寒機 짤깍 짤깍 차거운 베틀 소리[알알할 알]
機中一匹練 틀 속에 한 필 비단
終作何誰衣 누구 옷이 될지 모르네
毛把金剪刀 손이 가위를 잡으면
夜寒十指直 추운 밤 열 손이 어네
爲人作嫁衣 시집갈 남의 옷 짓고
年年還獨宿 해마다 난 홀로 자네
* 147. 閨怨
錦帶羅裙積淚痕 비단 띠 비단 치마 눈물 자국
一年芳草恨王孫 한해 풀이 우거져도 왕손은 안오네
瑤箏彈盡江南曲 구슬 비파 비껴 안고 강남곡 켜 보았네
雨打梨花晝掩門 비에 진 梨花 위에 낮은 한결 밝았네
月樓秋盡玉屛空 월루에 가을 져도 옥병은 비었네
霜打蘆洲下暮鴻 서리찬 갈잎에 외기러기 나리고
瑤瑟一彈人不見 구슬비파 한번 켜도 사람은 안 오네
藕花零落野塘中 연못 속에 연꽃조차 시들었네
* 148.
暗窓銀燭低 어둠 깃든 창에 은 촛대 낮추고
流螢度高閣 반딧불 고각을 지나쳐 여름가고
憔憔深夜寒 근심스레 차가운 밤 깊었는데
蕭蕭秋葉落 쓸쓸히 가을 잎은 떨어지네
關河音信稀 산하 막혀 음신 드무니
端憂不可釋 시름은 풀길 없고
遙想靑蓮宮 멀리 청련궁을 생각하니
山空羅月白 적막한 산에 달빛은 홀로 밝구나
* 149. 感遇 - [허란설헌]
盈盈窓下蘭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枝葉何芬芳 가지와 잎 그리도 향기롭더니
西風一披拂 가을바람 잎새에 한번 스치고 가자
零落悲秋霜 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秀色縱凋悴 빼어남 그 모습은 시들어가도
淸香終不死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않아
感物傷我心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涕淚점衣袂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적실점]
* 150. 秋恨 - [허란설헌]
絳紗遙隔夜燈紅 붉은 깁 너머로 등잔불 밝은데
夢覺羅衾一半空 꿈깨보니 비단 이불의 한편이 비었네
霜冷玉籠鸚鵡語 찬서리 옥초롱엔 앵무만 속삭이고
滿階梧葉落西風 뜰앞에 우수수 서풍에 오동잎 지네
* 151. 莫作他人裳 - [허란설헌]
我有一端綺 내게 아름다운 비단 한 필이 있어
拂拭光凌亂 닦으면 맑은 윤이 났었죠
對織雙鳳凰 봉황새 한 쌍이 마주보게 수를 놓아
文章何燦爛 반짝이는 그 무늬가 얼마나 눈부시는지
幾年협中藏 여러 해 장농 속에 간직하다가 [상자협]
今朝持贈郞 오늘 아침 님에게 정표로 드립니다
不惜作君袴 님의 바지 짓는건 아깝지 않지만
莫作他人裳 다른 여인 치맛감으론 주지 마세요
* 152. 贈醉客 - [매창]
醉客執羅衫 취한 님 비단 옷 소매 잡았고
羅衫隨手裂 옷 소매는 손 따라 찢어졌네
不惜一羅衫 옷이야 아까울것 없지만
但恐恩情絶 다만 정 끊어질까 두렵네
* 153. 江臺卽事 - [매창]
四野秋光好 사방의 들녘에 가을 빛이 좋아
獨登江上臺 홀로 강 위의 대에 오르네
風流何處客 풍류객은 어디에서 왔는가
携酒訪余來 술 들고 나를 따라 오세요
* 154. 自恨 - [매창]
東風一夜雨 동풍에 밤새 비가 내리니
柳與梅爭春 버들과 매화가 함께 푸르네
對此最難堪 이 봄을 감당하기 어려움은
樽前惜別人 이별의 술잔 드는 것이라네
* 155. 春思 - [매창]
東風三月時 봄바람 부는 삼월이면
處處落花飛 곳곳에 꽃이 떨어져 날리네
綠綺相思曲 거문고로 상사곡 타 보지만
江南人未歸 강남에 간 사람 돌아오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