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고개(통도사35번국도) ~ 주남고개
1. 산행 일정
1) 일 시 : 2011. 01. 30. (일) 08:55 ~ 14:30(날씨 : 맑음)
2) 주요산 : 정족산(701m)
3) 소재지 : 경남 양산시 하북면 및 울산광역시 웅촌면, 삼동면
4) 동 행 : 백양동문산악회
5) 산 행 : 국도35(지경고개) - 통도사CC - 솥발산공원묘지 - 정족산 - 주남고개 - 영산대
2. 국도35(지경고개) ~ 주남고개의 개요
지경고개(통도사 35번국도)에서 주남고개까지는 표고 약130m에서 약700m사이의 마루금이 이어지며 완만하게 상승하며 정족산에서 정점을 찍고 나면 약600m정도의 완만한 산능선을 이어간다. 지경고개에서 통도사CC로 진입하여 골프장의 초원과 건너편 영취산이 이뤄내는 진면목을 보면 낙동정맥이 어디로 연결되는지 분간하기 어렵다. 통도사CC를 빠져나와 능선에 들어서도 길이 희미하여 솥발산공원묘지로 가는 도로를 따라 솥발산공원묘지 끝자락에 이르러야 산행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정상부까지 임도를 개설되어 실질적인 산행은 정족산 정상부를 오르는 정도뿐이다. 정족산 정상에서 100m정도 하산하다 좌측리본을 따라야 하며 이를 놓치면 대상암 혹은 내원사 계곡으로 가게 된다. 정족산에서 억새밭을 만난이후부터는 능선과 임도를 번갈아가며 주남정에 이르러 이번 구간의 낙동정맥이 마무리된다.
3. 산행의 흐름과 메아리
1) 들머리에서
강추위가 연일 몰아친다. 삼한사온(三寒四溫)도 환경의 변화로 퇴색되었는지 올해는 유독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 오늘이 가장 춥단다. 낙동강도 얼어붙었고, 부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고드름도 길거리를 장식한다. 이 추위에 산행회원도 얼마 안 올 것으로 예측하며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차이를 그려본다. 성공하는 사람은 먹을 것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고 실패하는 사람은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다. 현대의 성공은 어떤 악조건이라도 먹을 것을 찾아나서야 된다. 이상한 나라 엘리스도 길을 찾아 나섰고, 삼장법사, 혜초스님도 집안에서 안주한 것이 아니라 길을 찾아 나서 성공하였다. 산 입에 거미줄이야 쳐지지 않겠지만 삶의 재미가 팍팍하여 삶의 의미가 퇴색될 것 같으므로 길을 찾아 나서자.
2) 지경고개(35번국도) - 통도사CC - 솥발산공원묘지 - 정족산 - 억새밭 (08:55~13:15)
지경고개(통도사부근35번국도)에서 능선을 따라가면 산이 잘려지는 현장에는 포크레인이 추위에 떨고 있다. 추위에 떠는 것이 산에 옷을 벗겨낸 벌을 속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자신은 죄가 없다고 항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 본인이 무슨 죄가 있겠냐.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먹고살려고 시키는대로 한 것뿐인데. 저렇게 강한 포크레인도 강한 인상만 보여줄 뿐 결국은 모르모토와 동일하구나. 어쩌면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없는 자와 약한 자에게 더 악랄한 인상을 심어주겠지. 그래도 속내는 못내 죄스러운지 추위에 옷을 벗겨낸 산하에 미안스러워 고개를 숙인 모습을 보면서 통토사CC에 들어선다.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나름대로 성공한 계층이리라.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노력하여 이 대열에 들어선 사람도 많고, 상당한 지위에 오른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 문화를 자신들의 특권으로 인식하여 서민들에게는 없이 살아라. 흙으로 돌아가면 한줌의 재로 변할 것이므로 물욕을 버리라고 과감하게 말하기도 한다. 서민들의 경제적 열등감을 철학과 고상한 용어로 포장하여 우아하게 만드는 기술이 대단하다. 정작 우리사회를 지배하는 힘은 권력과 재력으로 대변되고 있으니 서민들은 철학에 안주하는 것보다 삶의 질을 높이려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권력과 재물을 완전 무장할 수는 없어도 일반적으로 공격이 들어오면 방어할 능력은 있어야 되며, 사회의 낙오자가 아닌 일상적인 여흥을 즐길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가야한다. 없는 자는 아무리 철학을 외쳐도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다. 골프장에서 등선에 접했으나 길이 희미하여 산허리를 우로 돌아서 ‘솥발산공원묘원’ 올라가는 도로를 만나 상승하니 답곡리 삼덕마을이 반기고 따뜻한 햇살이 추위를 물리쳐준다. 도로를 걷는 것이 찜찜하면서도 일단 들어섰으므로 일행이 불안하지 않도록 즐겁게 산행을 하자. 발자국마다 흐르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부여하며 공원묘지의 꼭지에 서니 산자락은 완전히 고인들의 안식처가 되었으며, 능선을 넘어가도 고인들의 안식처다. 죽어도 재력과 신분에 따라 유유상종, 왕따, 유전무죄가 성립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인간의 시스템은 권력과 재력이 기준과 법을 만드는 애석함을 보면서 세상사의 모든 것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지 신이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올바른 세상을 만들려면 물질을 배재한 철학보다는 올바른 정신과 행동으로 세상을 이끌어가는 도덕실천운동이 이 시대에 더 필요함을 느낀다. 현실을 직시하는 참된 교육의 이정표를 올바로 세워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터전을 만들기 바라며 산길로 접어들어도 산길은 잠시이고 임도가 산 능선을 가로지른다. 정상부에서 산길을 잡고 바위에 입 맞추니 정족산(700.1m)이고 바람이 신속히 하산하라고 밀어붙여도 볼 것은 보자. 천성산과 원효봉이 난관과 파라다이스로 산수화를 그리고 영취산과 신불산이 안정된 마루금을 이어놓고, 동으로는 울산시와 동해바다가 시원하다. 세상은 넓고 오묘하며 할 일이 많다. 그럼에도 할 일없는 사람도 많으니 어떤 문젠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떠올리면 할 일이 무수히 많다. 탓하기 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을 재물로 변화시키는 관점에서 일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정족산 아래 억새밭에서 추위를 쫒으려 자리를 잡는다.
3) 억새밭 - 능선 - 임도 - 능선 - 임도 - 능선 - 주남정 - 영산대 (13:15 ~ 14:30)
억새밭의 울산 쪽은 무제치늪으로 습지보호구역으로 도룡룡이 서식하는 곳이다. 생명체가 많음은 자연이 잘 보존됨을 상징하고 미래의 삶을 쾌적한 환경에서 영위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척도이다. 임도로 낙동정맥을 찾아들기 어렵고, 능선을 따르면 힘들다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아 몸과 머리가 따로 논다. 정맥으로 접어드니 싸릿대와 잡목이 찬 얼굴을 때려서 따가우며 가렵고, 길은 희미하여 엎어지랑말랑 균형잡기도 어렵다. 이래서 정통성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정통성을 주장하면 고리타분하고 유통성도 없는 꽉 막힌 것으로 평가 받으니 설자리고 줄어든다. 그래도 정통성 위에 있으면 맥의 흐름을 보는 눈이 밝아지고 전체의 조화를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놓을 수도 없는 부분이다. ‘무릉도원’팻말 앞에는 산업쓰레기가 쌓여있고, 다시 임도와 능선의 갈등에서 상대의 상처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대성암, 안적암 표지석을 지나 주남고개 주남정에 안착한다.
4) 끝내기
미래의 공간이 새로워지고 희망의 불씨를 간직하며 아름다운 삶을 피워내는 것은 활동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러므로 잠자는 세상을 만드는 것보다는 깨어있는 삶을 더 소중히 인식하여 자연을 찾아서 발걸음을 떼어보자. 치약산 산삼오리로 피로를 푸니 절로 몸은 젊어진다.
* 정족산 (鼎足山)
정족산(700.1m)은 세발달린 가마솥처럼 솟은 암봉으로 솥발산이라고도 하며 가지산도립공원에 속한다. 낙동정맥에 속하여 남으로 천성산(812m)과 원효산(922m)을 이어놓고 북으로 영취산과 신불산을 잇는 정상에서는 동해바다와 울산시가 그림처럼 보인다. 그리고 정상부의 생태계 보전지역인 무제치늪에는 많은 곤충류, 식물류, 양서류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도룡룡과 지율스님으로 최근에 더 잘 알려져 있다. 대성암, 안적암, 조계암이 있으며, 계곡은 내원사계곡과 동쪽의 반계계곡이 절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