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선의 경계 -
(마스크) 현종길
언택트 시대 마스크 속에서
이별의 아품은 입안이 쓸개보다 쓰다
눈물이 앞을 가려 바람벽에 부딪치는
신음소리 한숨소리 공간 벽이 무겁다
누구도 대신 갈 수 없는 하늘 길
그 눈과 귀는 세상을 닫고
한 생 지고 온 세상의 짐을 내린다
아직 보내고 싶지 않은 아버지와의 이별
이별이 준비되지 않은 채 흰 국화꽃처럼
검은 리본 속 사진은 웃고 있다
소리 없이 사선의 경계는 분리되고
몇 천도를 타 오르는 불 화구 속으로 내려간다
이름 석 자 전광판에 반짝 떴다 사라지면
천국 문 안에 들기를 기원하는 사람들
하얗게 타는 입술을 깨물어 뜯는다
바퀴 구르듯 도는 초침들 너머
한 때는 누구보다 뜨거웠을 생 무너지는 소리
텅 빈 가슴팍을 쿡쿡 두드리며
깊은 한숨만 푸푸 마스크 속에서 뱉아낸다
이슬비가 내리는 아침
한 생의 붉은 물 다 빠진 몸
한 줌의 재로 말끔히 담긴 도자기 하나
적송 빼곡한 숲속 길을 검은 우산을 쓰고 간다
마스크 속으로 흐르는 눈물이 황천보다 깊다
〔약력〕
- 현종길
- 「문장 21」(시) 신인상 등단 (2013)
- 국제 PEN 한국본부 회원
- 강원 PEN문학 운영위원
- 삼악시 동인회 회장역임
- 사임당 문학회 詩文會 편집위원
- 춘천 문학상 수상 (2018년)
- 춘천문협 이사
- 강원여성문학인회 이사
- 한국문인협회 강원문학 회원
- 저서 「한 알의 포도가 풀무를 돌린다」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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