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원주민들의 희망 발전소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동차를 타고 남쪽으로 2시간 이동하면 샌디에고에서 미국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들어간다. 여기에서 다시 멕시코 1번 국도를 타고 계속 남쪽으로 2시간 정도 가면 엔세나다 라는 항구도시에 도착한다. 이제부터는 1차선 도로를 따라 마치 강원도를 연상케 하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 한 2시간 이상을 달리면 까말루(Camalu) 라는 마을에 다다른다.
까말루의 첫 인상은 사진으로만 보던 60-70년대 한국 풍경을 연상시켰다. 비포장 도로 위를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마침내 도착한 곳은 노란 페인트로 외벽을 장식한 교회, 이곳에서 멕시코 ‘인디오들의 대부’ 엄승호 선교사를 만났다.
엄승호 선교사가 멕시코라는 낯선 땅에 들어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한국에서 목회를 하다 선교사의 부름을 받은 후, 우연히 본 본부 선교국의 멕시코 선교사 모집 공고에 이끌려 머나먼 타국에서의 사역을 시작했다.
그리고 9년 전부터는 지금 사역지인 까말루로 이동, 이곳에서 멕시코 원주민 인디오들을 돌보는 선교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소외된 가운데 소외된, 낮은 자 중에 낮은 자, 인디오 가족들을 가가호호 방문, 복음의 메시지와 필요한 용품들을 나누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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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원주민 집단 거주지인 깜포에 찾아가 어린이들과 함께 찬양하는 엄승호 선교사. 맨 뒤쪽으로 보이는 건물 문 마다 번호가 있고 이곳에 한 가정씩 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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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까말루에는 대형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정을 위해 세워진 깜포(campo)라는 집단 거주지가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일거리를 찾아 남쪽 지방에서 가족을 함께 까말루로 이주한 인디오들이 대부분이다. 인디오를 외견상 구분하는 방법은 키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다 자란 성인들도 160cm 정도밖에 미치지 못한다.
현재 멕시코의 인디오들은 정부의 관심 밖에 있다. 교육, 의료, 복지 등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정치, 경제, 문화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집단은 스페인 식민지 시절 이주한 백인, 그리고 그들과 원주민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계층이다.
깜포 집단 거주지는 타운이 형성된 번화가가 아닌, 농장 근처에 있기에 마을 중심지와는 뚝 떨어진 외진 곳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자가 차량은커녕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어려운 깜포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는 것이 엄승호 선교사의 중요한 일과 중에 하나이다.
깜포 어린이들의 머리를 직접 깎아 주고, 또 성경 이야기와 찬양,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준다. 또 필요한 약품을 전달해 주고, 가정들을 찾아가 안부를 묻고 기도해 준다.
엄승호 선교사에 의해 까말루 지역에 세워진 6개 교회는 남북으로 12km, 동서로 5km 반경 안에 위치해 있다. 이렇게 가까운 지역 안에 여러 교회를 세운 이유는 마을 주민들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신앙 공동체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성인 2백여 명, 어린이 3백여 명이 예수를 구세주로 영접하고 엄승호 선교사의 인도에 따라 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또 현지인 가운데 열심인 사람을 지도자로 세워 찬양인도 등을 담당토록 하고 있다. 그가 까말루 라는 지역에 들어온 데에는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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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포 안에 살고 있는 원주민 모습. 작은 방 한 칸이 가족 모두의 침실이자 부엌, 그리고 거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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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하면 가톨릭 국가라고 알려져 있지만 대도시 주변에만 그렇습니다. 원주민들이 사는 이런 시골에는 가톨릭조차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은 초신자가 많습니다. 특히 까말루가 있는 지역에는 가난한 원주민들이 가장 많습니다.”
6곳의 교회는 엄승호 선교사가 직접 설계하고 건축했다. 그래서 그런지 6개의 교회가 모양과 크기가 비슷하다. 각 교회는 성전과 교육관 등을 갖추고 있고 일부는 단기 선교팀을 위한 숙소를 마련하고 있다.
엄승호 선교사는 독특한 방법으로 교인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십일조를 하는 교인들에게 교회가 집을 건축해 주는 것이 바로 그것.
교회가 지어준 집은 보통 파란색 페인트로 마무리해 마치 교회 문패처럼 멀리서라도 교인이 산다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원칙이 있다.
“지금까지 123채의 집을 지어줬습니다. 한 집을 짓는데 약 1천5백 불의 예산이 듭니다. 한국이나 미국에 비하면 설계와 건축은 매우 단순합니다. 그러나 교회가 집을 지어주기 위해서는 먼저 예배 참석을 잘 해야 하고 또 가족 수가 많은 가정이 우선순위가 됩니다.”
또 엄승호 선교사는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마을 병원과 약국을 세웠다. 지역 의사들이 돌아가며 이곳을 찾는 주민들을 진료해 주고 있다. 또 필요로 하는 자 누구에게든지 무료로 응급약을 지급하고 있다. 또 부모들이 농장으로 일하러 가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원주민 가정의 진학 전 아이들을 위한 탁아소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엄 선교사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 변화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복지, 의료 혜택을 전혀 못 받고 있습니다. 한국의 60년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 병원에 가도 시골 보건소 수준밖에 미치지 못합니다. 심지어 의료 기구를 구비해 놓아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의사가 없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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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원주민 까말루 마을에 설립된 6개 교회 중 한 곳. 엄 선교사의 사무실이 이 노란교회에 있기에 멕시코 선교본부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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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선교에 희망을 갖고 사역하도록 이끄는 힘 가운데 하나는 미주지역 한인교회들의 후원과 관심이다. 올해에만 미국 내 22개 교회, 5백여 명의 성도들이 이곳 까말루로 단기선교를 다녀갔다.
특히 멕시코 까말루 선교지와 엄승호 선교사에 대한 미주특별연회 소속 교회들의 애정이 각별하다.
미주연회 교회들은 멕시코 교회 건축을 위해 헌금을 모으고, 직접 내려와 건물을 짓고, 또 여름에는 청년들과 함께 원주민 어린이들을 위한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했다. 또 노방전도를 하고 중고등부를 위해서는 영어와 음악 수업, 그리고 집단 거주지 깜포를 방문, 어린이들의 머리, 손톱 등을 깨끗이 정리해줬다.
멕시코 선교를 위해 한국감리회(KMC)와 미국감리회(UMC)라는 구분을 떠나 한인교회들이 발 벗고 나서 재정과 기도의 후원자가 되고 있다.
엄승호 선교사는 2007년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계획을 마음속에 그리며 기도하고 있다.
바로 사립 초등학교를 개교하는 것이다. 아직 실천단계까지 이르지 못했지만 벌써 학교 이름까지 지어놓았다. ‘우리들의 희망 배재초등학교.’ 이미 땅을 매입해 놓았고 학교 인가를 받기위한 준비 중에 있다. 그러나 학교 건립을 위해서는 42만 불의 예산이 필요하기에 당장 시급한 것은 후원자를 모으는 것이다.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한 엄승호 선교사는 멕시코 원주민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들의 희망 배재초등학교’는 전교생 1백 명이 공부하는 기독교 사학이 될 것입니다. 기숙사도 지어 어려운 형편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이용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학교는 매일 아침 예배와 함께 영어, 음악, 컴퓨터 등 실제적으로 필요한 수업을 진행, 어린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 그리고 신앙을 심어 주는 동산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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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포 어린이들의 머리를 손수 손질해주는 엄승호 선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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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단거주지 깜포에 사는 어린이들이 엄승호 선교사의 기도에 따라 함께 손을 모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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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같이 사역하게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 날을 위해 기도합니다.
다시한번 나누어야 함에대한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선교사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