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가 외국영화론 처음으로 국내 10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하네요. 풍성한 볼거리와 짜임새 있는 이야기가 사람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인 원인이기도 하지만 실감나는 입체 영상을 동시에 개봉해 두 번 본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저도 두 번이나 감상했는데 다시 봐도 똑같은 감동과 재미가 있더군요. 아마 보는 사람마다 감독의 상상력과 표현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거예요. 헌데 영화 보는 내내 낯익은 장면들이 머릿속을 맴도는 겁니다.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이였습니다. 미야자키하면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죠.
아바타의 줄거리가 인간의 욕심과 그 욕심이 일으키는 환경파괴, 자연과의 대립인데 미야자키 작품 대부분도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령공주’, ‘헤이세이 너구리 대작전’, ‘천공의 성 라퓨타’ 등 모두 직․간접적으로 인간과 자연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472A174B4DDC8F24)
아바타에서 민간기업의 간섭을 피해 연구소와 아바타를 다른 장소로 옮기는데 하늘에 산들이 떠있는 곳으로 일명 전설의 산으로 불리우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천공의 성 라퓨타’가 생각나더군요.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도 하늘에 떠있는 전설의 성이 나오는데 비행석이라는 신비한 돌로 만들어져서 그 비밀을 알고 비행석을 차지하려는 악당과 성을 찾아가는 주인공과의 대결이 그려지는 작품입니다. 아바타에서도 민간기업이 외계행성 판도라의 토착민 나비족의 거주지 밑에 묻혀있는 고가의 돌을 채취하기위해 무력으로 토착민의 삶터를 유린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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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는 나비족이 거대 익룡이나 말과도 자신의 머리에 있는 촉수와 연결하여 교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식물학 박사(시고니 위버)가 총에 맞아 위태로울 때에도 신성한 나무에 눕혀 나무에서 나오는 수많은 하얀 촉수가 몸을 감싸 치료하는 장면이 나오지요.
미야자키 감독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데요. ‘오무’라는 포악한(사실은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진) 동물을 진정시키는 장면에서 하얀 촉수를 통해 교감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주인공 나우시카가 마지막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쓰려졌을 때 오무에서 나오는 수많은 촉수로 상처를 치료하고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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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닉 디자인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아요. 나비족들을 강제로 이주시키기 위해 전투 비행단이 등장하는 첫 등장씬도 비슷하고 모양은 다르지만 어쩐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나온 비행선과 내부구조나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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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이야기와 영상이 발전한 시대에서 새롭고 참신한 영상을 보여주기란 쉽지않을 터인데 과연 제임스카메론은 뭘 보여줄까? 영화보기 전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나서 알았죠. “아~ 바로 그거였군.”
터미네이터와 에일리언으로 지상과 우주를 평정하고 어비스와 타이타닉으로 해상을 지배했으니 남은 건 바로 공중전이죠.
아바타에서 익룡을 길들여 계곡사이를 나는 장면에서부터 전투기와 싸우는 다양한 공중전까지 이전엔 볼 수 없었던 다이나믹하고 짜릿한 새로운 세계를 관객들에게 선사했습니다. 이로서 카메론은 육, 해, 공 모두를 석권한 샘이네요. 미야자키도 작품속에서 하늘을 나는 장면이 많이 아주 많이 등장합니다. ‘천공의 성 라퓨타’ 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70%이상이 비행장면이고 ‘붉은 돼지’는 아예 비행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미야자키 감독의 영화를 보면 속도감있고 지루하지 않는 것이 비행장면이 많이 연출되어서일 겁니다. 아바타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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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론 감독이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을 참고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카메론 감독 자신이 만화광인 만큼 상상력의 원천이 만화였다는건 분명해보입니다.
두 감독 모두 새로운 영화가 정말 진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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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영재형님이 선물해주신 책 '연애소설 읽는 노인'도 같은 주제의 내용이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사실 다른 헐이웃 영화중에 일본 만화를 참고한 것들이 많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