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초정(椒井)에 목욕체험장을 건립하자
- 김태환
마음의 병을 고치는 좋은 스승
오전 약수는 한국의 7대약수의 하나로 이미 조선초기부터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약수로 초수정(椒水井)또는 초정(椒井)으로 불리어 졌다.
오전 약수는 조선초 성종때 오전리 후평장과 춘양 서벽장을 오간던 곽개천이라는 장사꾼이 쑥밭(艾田)에 누워 자다가 만병통치의 약수가 있다는 꿈을 꾼후 옆을 보니 약수가 솟고 있었는데 이 샘이 지금의 오전 약수이다.
당시 풍기군수 신재 주세붕(周世鵬)는 이 약수를 마시고 ‘마음의 병을 고치는 좋은 스승에 비길 만하다.(人生不老 樂山樂水)’라는 친필 휘호가 남아 있습니다. 그 옛날 조선시대 부터 유명했던 오전약수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라고 칭송했다. 약수터 옆 바위에는 맑고 깨끗한 마음을 지니라는 뜻의 주세붕의 휘호가 남아 있다.
봉화군의 중앙에 위치한 문수산은 봉화군의 진산이다. 예로부터 약수가 나는 산을 명산이라 부르는데 이곳 문수산에는 오전약수를 비롯하여 다덕약수, 두내약수 등 3개의 약수가 나고 있다
이후 조선시대에 전국 약수대회에서 1등 약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청주의 초정에 버금가는 물로 서울에서 이곳으로 오는 거리가 멀어 조선시대 왕들이 이곳에 오지않고 청주의 초정을 방문하여 목욕을 하곤 했다고 한다.
20여칸의 욕실이 겸비된 봉화 초정
조선시대 이 오전약수는 오전약수로 불리어지지 않고 초정(椒井)이란 이름으로 불리어졌다. 이때 초정은 영천(榮川, 지근의 영주)지역에 속해있었는데 초정옆에 20여칸의 욕실이 있어 해마다 가을철이면 원근에서 선비들과 여성들이 모여들어 목욕을 했는데 효험을 많이 보았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찿아오자 당시 영천 군수 황시(黃是, 영천군수 재임년 1596~1599)가 초정위에 기와집 한 칸을 지어 비를 피하게 하였다. 하지만 1616년(광해 8) 한강(寒岡) 정구(鄭逑, 1543 ~1620)가 “볕이 들지 않으면 매운 기운이 약해진다.” 고 초정위의 기와집을 철거시켰다.
초수정(椒水井)는 물의 맛이 초(椒)와 같이 매우면서 시원한 물을 초수(椒水)라 하는데 우복 정경세는 오전 약수를 초정수라 했다.
『한강집』 연보에 보면 1616년(광해 8)에 영천(榮川) 초정(椒井)에서 목욕했다. 우복(愚伏) 정경세(鄭經世, 1563∼1633)도 휴가를 청해 영천(榮川)의 초수정(椒水井)에서 목욕했다.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 1570~1652)도 영천군(榮川郡)에 초정(椒井)이 있는데 목욕한 자들이 대부분 효험을 보았다고 자신의 글에 기록하고 있다.
초정을 노래한 명인들
봉화 초정은 이후에도 외재(畏齋) 이후경(李厚慶, 1558~1630)은 한강 정구 선생을 모시고 이곳을 다녀갔으며, 동춘당(同春堂) 송준길(宋浚吉, 1606∼1672), 오한(聱漢) 손기양(孫起陽, 1559∼1617), 동리(東籬) 김윤안(金允安, 1562∼1620), 등암(藤庵) 배상룡(裵尙龍, 1574∼1655) 등 당대의 큰학자들이 이곳 초정을 찾아 목욕하고 같다.
부정한 여인이 이 물을 마시려 하자 맑게 흐르던 물이 문득 흙탕물로 변하고 물에서 뱀이 나왔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초정을 찿은 많은 인사들이 시문을 남겼는데 신재(愼齋) 주세붕(周世鵬, 1495∼1554)이 초수정(浴椒井)과 초정(椒井) 시 2수를 남겼으며, 단곡(丹谷) 곽진(郭瑨, 1568~1633), 금계(錦溪) 황준량(黃俊良, 1517 ~ 1563), 춘당(春塘) 오수영(吳守盈 1521~1606), 소고(嘯皐) 박승임(朴承任, 1517~1586) 등의 시가 전해져 오고 있다. 그중 소고의 초정 시를 보면 다음과 같다.
초 정
- 박 승 임
산중에 돌 우물 잇어 샘 가운데 물이라
물맛은 산초같고 물빛은 얼음 같네
맑은 얼음 매운 산초 두가지맛 합한듯
절후는 7월인데도 얼어붙는것 같구나
돌 틈의 찬물은 거울 위로 구슬이 구르듯
윤기 나는 자색 액체 떠오르니 서리꽃이 어리고
하늘이 기이한 물 남긴것 감추지 않아
특이한 일이라며 많은 사람 입으로 전하노라
수레와 말로 찾아오는 사람 날마다 천명이라
장막과 전포에는 사람들이 들끓네
마시면 차서 움츠려져 소름이 일고
추워서 다리가 저절로 떨리네
묵은병 깨끗이 씻어주고 병근을 없애며
원기 북돋우고 마음도 맑아지네
배고플땐 밥 먹은 듯 술 취해도 깨어나고
지난날의 귤정이 자랑할게 못되도다
벼슬살이 옷벗고 세속옷으로 갈아입어
가벼운 몸으로 학을 불러 타고 싶네
椒井在榮川郡北
山中石井井中水。水味如椒色如冰。冰冽椒辛兩美合。宇宙流火斯嚴凝。泠然石縫珠走鏡。紫膩浮面霜華蒸。天留奇水不容祕。異事萬口人間騰。扶持輿馬日千指。帷幕窩鋪紛相仍。攅膚亂粟隨所浸。寒股自戰時凌兢。湔祓塵根蟊賊空。潤色元氣眞源澄。如飢得食醉得醒。向來橘井難自矜。一解東華塵裏衣。身輕試欲招鶴乘。
『嘯皐先生文集』卷之一
초정약수의 성분은 탄산성으로 오색약수, 필례약수와 같으나 혀 끝을 톡 쏘는 맛이 다른지역 약수에 비해 뛰어나고 청량감을 비교할 데가 없다. 함유성분은 1ℓ당 유기탄산 1.01㎎, 마그네슘 47.2㎎, 칼슘이온 44.8㎎, 철분 30.0㎎, 염소 10.6㎎, 망간 2.0㎎, 중탄산90.6㎎ 등이다. 조선시대에 전국 약수대회에서 1등 약수로 선정되었다고 전해지며, 위장병과 피부병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