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는 사람들
지난 몇 년간 아침 8시
반경에 공사에 출근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심운은 40년 전부터 지금까지 새벽이거나 이른 아침 어둠이 채
가지지 출근길을 재촉하여 왔다. 새벽을 깨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새벽은 아주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심운은 근년에는 늦은
아침에 테헤란로를 느긋하게 걸어보는 생각도 여러 번 해 보았다.
새벽 길은 대체로 한산하고 계절별로 냄새가 다르다. 공기에도 다양한 맛이 있다. 조우하는 나이든 신문 돌리는 사람, 소형전동차 운전하는 야구루트 아줌마, 식당의 식자재 공급차에서 무거운
비닐을 옮기는 사람 등을 조우하게 된다, 지하철 입구부터 무가지 신문 배포 준비하는 사람, 외국인과 내국인이 혼합된 노무자들, 학원가는 학생들, 그리고 얼마 안 되는 일찍 회사출근을 하는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모두들
부스스한 얼굴과 흐트러진 머리 결이 잠이 부족함을 말하고 있다.
고속터미널 안에서는 지방으로 출근하는 회사원들, 외국인 노무자들, 초등학교 교사들 등이 새벽을 가르는 고속버스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심운도 가끔 그 부류에 속한다. 예약 없이는
월요일 첫차는 타기가 어렵다.
매일같이 새벽을 깨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심운은 그들의
행동과 표정에서 삶의 괘적을 읽어본다. 그 시간에 잠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그렇게 지하철이나 고속버스에
몸을 담는 2가지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서 흥미를 느낀다.
새벽이 있기에 낮과 밤이 오지 않는가?
대부분의 새벽을 깨는 사람들은 삶에 있어 진실의 본질을
소유하게 되고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멋진 사람들이라 본다. 심운은
새벽을 가르며 공기의 온도, 맛, 방향, 스토리텔링의 단초 등을 접하게 된다. 희열이 있다. 벗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히 차오른다. 남들이 자는 시간에
심운만의 삶의 동선을 만들고 있다는 창조의 기쁨이랄까?
이제 한국은 그 멋진 아침이 외국인들에 의해 점령되고
있다. 이제 한국은 외국인 인 150만 명(월평균 급여는 165만원, 2013기준)의 시대를 맞아 집단으로는 안산, 영등포, 구로, 수원에 각각 4만
명 이상씩 거주하고 있지만 전국 42개 자치단체(1만 명
이상 거주지)에서 이들이 한국의 새벽을 깨고 있다. 1990년대부터
음식점 보조로 시작한 외국인이 이제는 한국 대부분 식당주인 대신 모든 일을 처리한다. 각종 산업공장과
농어촌 근로자, 병원의 간병인, 가정의 가사보조, 국내의 건설공사장의 상당부분 기공부분, 도금, 섬유, 철강 조림 등 중소제조공장 등등에 대부분 종사하고 있다. 엄청난 가정 쓰레기 수거의 상당부분 일꾼도 외국인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한국의 새벽은 이들 외국인 없이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친다. 아침이 없는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해가 뜨기 시작하면서 출근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의 얼굴에서
밝은 표정을 읽기가 쉽지 않다. 밤새 술을 마신 젊은이들이 카페에서 나오는 모습을 쉽게 발견한다. 주름이 접힌 지 오래된 스킨니즈나 치마를 입고 출근하는 여사무원들이 생각보다 많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는 자거나 스마트폰 게임 또는 카카오톡을 한다. 이제는
차 안에서 소설이나 외국어나 전공서적을 보는 사람들은 드물게 보인다. 이렇게 세상은 변했다.
그래도 심운은 믿는다.
믿고 싶다. 세상은 음지보다 양지가 많다고. 한국의
젊은이들은 선배들의 피를 물려받은 후배들이라고……
2014.2.9. 아침 설화를
바라보며…..심운 : http:/blog.naver.com/kwansy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