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의 육면 그리고 농다리와 초평 저수지

[자운영]

자식은 둥지를 떠났고 보살펴야 할 새끼가 없는 우린 주말마다 어딜 간다
멀리는 아니더라도 근처 산이나 절이나 맛집이나.....지난주엔 진천에 갔다
진천 사람들은 무엇이든 앞에 "생거" 붙이기를 좋아한다
<생거진천 사후용인>이란 말이 있다던가
살아선 진천이 좋고 죽어선 용인이 좋다는 말
그 말이 유래된 이야기가 어쩌구 저쩌구 있는데
검색해 보면 다 나오니 참고하시고 아무튼 그 정도로
진천이 옛날부터 살기 좋은 마을로 정평이 나 있다고.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대나.....

늦잠을 자고 느긋하게 떠났으므로 진천에 닿았을 때는 점심때
그래서 먼저 진천 특화 음식이라는 육면을 찾아 식당 발해로 갔다.
육면은 온면이다 "생거진천흑미"로 뽑은 국수가 주재료다
육수는 소고기 국물에 가다랭이맛이 조금 나는것도 같고
여러가지 버섯과 소고기 수육과 유부등등 고명이 푸짐하다
국물맛은 얼큰하고 뜨끈하다 
국물에 밥을 적셔 먹으면 육개장 같기도 한 게 술 먹은 다음날 속풀이로 좋겠더라
국수도 많은데다 덤으로 밥까지 주니 머슴분량이다


점심을 먹고 10분 쯤 달려서 사진작가들이 많이 출몰한다는 농다리에 갔다
고려시대에 돌을 꿰맞춰서 만든건데 세상에서 제일 튼튼한 다리가 아닐까 싶다.
그 옛날엔 밥과 반찬이 담긴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이 다리를 건넜으리
그 뒤에 단발 머리 혹은 까까머리 아이가 물 주전자와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졸랑 졸랑 했으리
거나하게 취한 아저씨 달빛 환한 밤에 비틀비틀 건넜으리

농다리를 건너서 위로 올라가면 초평 저수지가 나오고
저수지 둘레를 따라 나무 다리가 놓여 있어 산책하기 좋다
그 둘레길을 주욱 따라 가면 출렁 다리가 나오고 
출렁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선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마도 모텔이나 위락시설들이 들어설 모양

그만큼 걸었으니 어쨌든 나는 내가 기특했다
힘도 없고 걷기도 싫고 그래서 여기서 좀 쉬고 있을테니 혼자 가서 이 곳으로 차를 끌고 오라 했다
나의 사랑스런 남편, 쉬는 김에 한 10년 푸욱 쉬고 있으란다 10년 뒤에 꼭 찾으러 오겠다고.
에효...군말 않고 일어서 왔다.



 


	 					
	

[아산시문학]

에효~~~~!

[임재룡]

그게 초평저수지였어요?
작년 이맘 때 농다리 건너서 언덕에 올라 내려다 보면서 정자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진천에 가면 그 외에도 종박물관과 정송강사는 들러야 하는데...

[자운영]

마음에 새겼다가 다음에 가면 꼭 들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