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경찬의 불교문화 한 토막]
매주 목요일 불교문화에 대한 짧은 글을 올립니다.
34. 법신 보신 화신 삼신불

< 구례 화엄사 대웅전 삼신불 >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원만보신 노사나불,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 법신(法身), 보신(報身), 화신(化身)을 삼신불(三身佛)이라고 합니다.

< 양산 통도사 대광명전 비로자나불 >
법신은 진리 그 자체[법(法)]를 부처님으로 합니다. 진리 그 자체의 부처님입니다. 그 부처님은 비로자나부처님입니다.

< 양산 통도사 대광명전 노나사불 >
보신은 수행을 통해 부처님이 되었을 때 수행자의 입장에서 그 부처님을 보신이라고 합니다. 수행의 결과로 부처님 몸을 받았다[보(報)]는 말입니다. 그 부처님은 노사나부처님입니다.

< 양산 통도사 대광명전 석가모니불 >
화신은 뭇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그렇게 몸을 나투신[화(化)] 부처님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분이 바로 석가모니부처님입니다. 미륵부처님, 아미타부처님 등 우리에게 나투신 부처님은 화신입니다.

< 양산 통도사 대광명전 비로바나불과 삼신탱화 >
따라서 진리 그 자체인 법신 부처님은 번뇌 망상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습니다. 청정한 진리 그 자체이기 때문에 청정법신입니다. 보신부처님은 수행을 통해 부처님이 되었으니, 부처님의 공덕을 하나도 빠짐없이 원만하게 갖춥니다. 그래서 원만보신입니다. 화신부처님은 중생의 근기, 이해와 요구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기 때문에 한 두 분의 부처님으로 제도하기 힘듭니다. 수많은 부처님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래서 천백억화신입니다.

< 깨달음을 이루신 석가모니부처님(조계사 대웅전 벽화) >
그런데 법신, 보신, 화신은 별도의 부처님이 아닙니다. 한 부처님을 어떤 측면에서 보는가에 따라 법신, 보신, 화신이 됩니다. 가령 석가모니부처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싯달타 태자가 수행을 통해 보리수 밑에서 깨달음을 얻었을 때, 진리와 하나가 되었다는 측면에서는 법신불입니다. 싯달타 태자의 입장에서 볼 때 수행의 결과로 부처님이 되었으니, 보신불입니다. 우리 중생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를 제도하기 위해 그렇게 오신 모습을 보여주셨으니 화신불입니다. 말하자면 어떤 측면에서 보는가에 따라 법신, 보신, 화신이 됩니다.
물론 이와 다른 견해의 불타관도 있습니다. 가령 대승기신론에는 어느 정도 수행이 된 보살의 마음에 보이는 부처님을 보신이라 합니다.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한 범부에게 보이는 부처님을 응신[화신불]이라 합니다. 여하튼 견해가 다르더라도 우리 범부에게 나타나신 부처님은 화신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