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래 풍습 중에, 결혼식 날 신랑의 발바닥을 때리는 것이 있다. 필자도 예전에 학교 선배 발바닥을 때린 적이 있는데, 사실 여기에 한의학의 오묘한 원리가 숨어있다. 발바닥에 있는 용천혈은 족소음신경의 대표적인 혈자리인데, 여기서 신(腎)은 비뇨생식계통을 의미한다.
즉 새신랑을 괴롭히려고 때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초야(初夜)를 잘 치르라는 격려 차원에서 발바닥을 자극하는 풍습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간신(肝腎)이 허약해져 근육과 뼈가 약해지면, 발바닥에 통증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발바닥이 아플 때, 발바닥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체 다른 부위의 이상이 발바닥에 나타나는 것일 때가 있기 때문에, 발바닥이 아플 때도 의료인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물론 발바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흔히 할고 있는 '족저근막염'이 바로 그것인데, 말 그대로 발바닥의 근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있는 경우다. 흔히 오래 서있거나 많이 걷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평발인 경우에도 많이 나타난다. 또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임신 등으로 인해 체중이 늘어나거나 하이힐 등의 구두 때문에 유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밖에 조깅이나 마라톤, 그리고 과도한 운동 때문에 유발되기도 하며 갑작스러운 운동자세의 변화가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부터 발바닥을 통해 발가락까지 이어져 있는 근막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발바닥부터 발뒤꿈치까지 모든 곳에서 통증이 일어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발의 아치를 지지하는 발바닥의 섬유 조직이 과부하되거나 너무 늘어난 경우가 많은데, 특히 근막이 발꿈치 뼈에 닿을 때 손상이 유발되기 때문에 발뒤꿈치 쪽이 아픈 경우가 더 많다.
이와 다르게 걸음과 상관없이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발바닥 자체에 원인이 없는 경우일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관찰이 필요해진다. 만약 눈이 침침하거나 귀가 잘 안 들리거나 소리가 나기도 하고, 소변이나 대변에 이상이 생기거나 성기능이 약해지고, 허리 무릎 등에 통증을 자주 느끼는 증상과 더불어 발바닥 통증이 생긴다면, 간신이 허약해져 발바닥 통증이 생겨났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열감이 느껴질 때도 있고, 반대로 양기가 부족해져 추위에 악화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는 반드시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가 정밀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