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 연중 제26주간 화요일
비, 구름, 바람의 신과 함께 이 땅에 나라를 단군이 세웠다는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우리나라가 오늘을 맞아 보다 더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평등하고 자유로운 나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더 나아가 전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 비교하여 모든 긍정적인 면에서 모범이 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가지를 생각해 볼까요? 우리가 얼마나 다른 나라나 민족에 대해서 관용도 있고 도움도 주는 나라인지, 혹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나라인지를 생각해 보면 합니다. 오늘 독서의 말씀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한 아픈 경험을 통해 너른 마음을 가지게 된 사실을 말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유일한 분이시고, 오로지 예루살렘에만 계시며, 이스라엘 사람들만을 위한 하느님이었습니다. 남 유다 왕국의 왕정신학은 다윗의 후손들이 이룬 왕국이 그 하느님 때문에 영원하리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기원전 587년에 바빌론 제국에 멸망을 당하고 왕을 비롯한 사제들과 고관대작들은 다른 나라로 끌려갑니다. 바로 바빌론 유배가 그것입니다. “하느님은 망하는 동안 무엇을 하셨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끌려온 이방인들의 땅에도 하느님께서 계시는가?”라는 질문에 이르기까지 고통스런 혼란을 겪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독서와 복음을 통해 듣게 되는 “하느님의 보편성”을 알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예루살렘에만 계시는 분이 아니고 어디나 계시며, 이스라엘 사람들만이 아니라 모든 이들의 주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즈카리야 예언서에 다른 민족 열 사람이 유다 사람에게 간청하는 내용이나,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전하는 예수님의 행보에서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모든 이들의 유일한 아버지시며 모든 사람은 형제자매라는 평범한 가르침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과 예수님을 보다 더 잘 알고 가까이 체험한 사람은 이 하느님의 보편성과 그분의 차별없는 사랑을 알릴 의무가 있습니다. 저는 바로 이런 점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새로운 차원으로 복음도 생각하고 국가도 바라보고 다른 나라와 세계 시민들을 생각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좋은 가을날입니다. 저는 이제야 아버님 산소에 다녀오려고 길을 나섭니다. 연휴 마지막 날입니다. 이 연휴가 모두 가족을 생각하고 평안히 쉬는 시간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
“자, 가서 주님께 은총을 간청하고 만군의 주님을 찾자. 나도 가겠다.”(즈카 8,21)
[비전동성당]